흑룡강성의 빙설 운동 력사를 살펴보면 할빈에서 열린 제1회 전국빙상체육대회(1953년)를 계기로 빙설 운동붐이 일기 시작했다.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速度滑冰)을 중심으로 조선족 명장들의 자취와 업적이 유난히 눈에 띄였다.
중국 첫 빙상 종목 세계 챔피언인 라치환 선수에 따르면 중국 빙상 운동의 토대를 닦기 시작한 지난 세기 50,60년대는 조선족들이 중국 빙상계를 주도했고 정홍도, 리태권, 박달화, 임세준, 김창복, 허명숙, 김영애, 김미옥, 최순자(길림성, 전국 1등) 등 훌륭한 조선족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였으며 전국 대회에서 1등—6등까지 모두 조선족 선수들이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981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때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긴 리만기 (뒤줄 왼쪽 첫번째)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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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제1주자에 이어 제1기수로 개막식에 참가한 라치환(81세)은 중국 빙상 운동 력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1963년 일본 나가노 제57회 세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첫 동계 운동종목 금메달을 안겨준 데 이어 1971년부터 흑룡강대표팀 코치, 1985년부터 1996년 사이 중국국가대표팀 코치, 1997부터 2004년까지 흑룡강성의 코치로 있으면서 후배 양성을 통해 두번째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일선에서 중국 빙설 운동의 발전을 이끌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씨티(盐湖城)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메터 경기에서 중국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양양 선수를 발견하고 키워준 이는 조선족 김미옥(83세) 감독이다. 1988년 목단강시에서 열린 흑룡성 빙상 경기에 참가한 양양은 144센치메터의 신장에 출발 속도가 시원치 않는 등 여러 모로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였다. 하지만 김미옥 감독은 다년간의 선수와 감독 경험을 바탕으로 양양의 잠재력을 보아내고 그를 제자로 받아들여 세계스타로 키웠다.
‘전국우수운동원’, ‘세계챔피언계몽감독상’ 수상자인 김미옥감독은 양양외에도 정춘양, 왕수옥, 장청, 장려, 김영순, 량림화, 장금평 등 국내와 국제 올림픽 무대를 빛낸 제자들을 양성해 중국의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의 발전에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기여를 했다.
양양 선수와 기념사진을 남긴 김미옥감독(왼쪽)
현역 빙상 종목 조선족 감독으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이는 이번 북경동계올림픽 중국체육대표단 스피드 스케이팅 감독을 맡고 있는 량림화(53세) 감독이다. 그도 김미옥감독의 자랑스러운 제자이다. 1990년 제2회 동계 아시안게임 500메터 종목에서 7등을 따내는 등 운동원으로서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고 1991년 할빈시체육운동학교에 근무하면서 코치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3년 국가 스피드 스케이팅 집중 훈련팀 합류를 시작으로 2017년부터 국가 스피드 스케이팅 집행 감독으로 근무, 현재까지 량감독이 양성한 제자들이 전국과 세계 경기에서 460여개의 메달을 따냈다. 량림화감독은 선후로 흑룡강성으로부터 ‘흑룡강성체육운동공헌상’, ‘흑룡강성체육사업돌출공헌상’ 등 영예칭호를 받았다.
2019년 중국 아이스하키(冰球) 걸출 공헌상을 수여받은 조선족 리만기(88세) 감독은 1972년—1983년 사이 중국 남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을 최정상으로 이끈 주역이다. 그가 이끈 국가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중국 남자아이스하키 사상 많은 자체 기록을 갱신했다. 리만기감독의 휘하를 거친 국가대표팀 선수가 수두룩하지만 그중 현역으로 가장 활약적인 제자는 이번 북경동계올림픽 남자아이스하키 중국국가팀의 왕본여(60세)감독이다.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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