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에 거주한 2여년 동안 고향에 두세번밖에 못 왔는데 이렇게 돌아와서 경기를 뛰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입니다.”
최근 연변에서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중국청소년축구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상을 펼치고 있는 조선족 유망주가 나타났다. 바로 절강록성팀(U-13)의 21번 미드필더 지준흥(14세)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17일, 제1회 중국청소년축구리그 남자 초중년령단계(U-13) 전국 총결승 16강 북경국안팀과의 경기에서 MVP를 따낸 지준흥과 그의 아버지를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만났다.
“연길시건공소학교 1학년 재학 당시 교내 축구시합에 나갈 때부터 준흥이가 또래들보다 축구에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지준흥의 절강행은 본인의 의지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뤄졌다. 소학교 4학년 때 부모님과 함께 항주로 이사가게 된 그는 평소에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 지철룡을 따라 연변팀 축구경기를 한번도 빼놓지 않고 구경하러 다녔다.
“솔직히 힘든 길을 선택했습니다. 준흥이는 어릴 적부터 공부도 남보다 잘했습니다. 반에서 반장도 계속 도맡아했구요. 축구의 길을 선택할 때 반주임선생님도 준흥이는 공부를 놓치는 게 너무 아쉽다고 했어요. 안해와 함께 고민도 많이 하고 준흥이 하고도 진지하게 담화를 나눠봤는데 역시 애가 축구를 원하고 축구를 남보다 더 잘할 신심이 있다고 해서 저희도 아이의 꿈을 위해 끝까지 밀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준흥은 평소에는 말수도 적고 지극히 내성적인 성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성격은 180도 달라진다고 한다. 팀의 막내로서 키는 작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며 또한 저돌적인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축구의 길을 선택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그만큼 좋아하고 행복해할 때 저희도 행복하기 때문이죠. 아이가 성공을 하던 못하던 원하는 만큼 축구를 하게 할 것입니다.” 건공소학교 재학시절 해마다 각종 경기에서 메달과 상장을 놓치지 않고 탔다는 지준흥은 이번 대회에서도 총 4꼴을 넣어 팀의 미드필더로서의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냈다. 특히 지난 13일에 펼쳐진 북경국안팀과의 16강경기에서는 2꼴을 넣어 성인경기를 뺨치는 멋진 묘기와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했다. 그럼에도 지준흥은 “자만하지 않고 11월에 펼쳐지는 4강 경기에서 더 노력해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글·사진 김홍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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