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시각장애인 부모를 모시는 중국의 10대 소년이 네티즌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고 세계일보가 전했다.
중국 산시(陝西) 성에 사는 펭(13) 군은 9년째 시각장애인 부모를 수발하고 있다. 그의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으며, 펭 군의 아버지는 지난 2006년 급성 뇌막염을 앓은 뒤 시력을 상실했다.
펭 군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가 네 살 때부터 부모를 모셨다는 뜻이 된다. 한창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나이지만 도리어 처지가 거꾸로 된 셈이다. 그 때문일까. 펭 군은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일찍 철이 든 모습이다.
펭 군이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칠 때까지는 상황이 괜찮았다. 학교가 집에서 가까워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부모를 수발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듬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펭 군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니게 됐다.
기숙사 생활로 불가피하게 부모와 떨어지게 된 펭 군은 주말마다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엄마, 아빠를 챙긴다. 자기가 없는 동안 밀린 빨래와 설거지도 척척 해놓는다. 다시 집에 올 때까지 부모가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마련해놓느라 어느새 주말이 지나가 버린다.
그렇다고 펭 군이 학업을 게을리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집안일을 해놓은 뒤, 어두운 방에 앉아 희미한 불빛에 의지한 채 책도 읽는다.
다행히 정부 보조금과 펭 군의 사연을 안 이들이 돈을 보내 예전보다 생활은 나아졌다. 특히 한 남성은 펭 군을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그는 펭 군이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며, 부모를 보살필 보모까지 보내겠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펭 군은 이 같은 제의를 거절했다. 그는 자식 된 도리로 부모를 끝까지 모시는 게 자신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펭 군은 다른 도움은 감사히 받아들이겠지만, 입양만큼은 안된다고 말한다.
“부모님과 함께 있는 것이 제게 큰 즐거움이에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제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제가 할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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