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밀린 유조선 건조 대금을 받기 위해 해외 발주처의 선박을 압류해 경매에 부치는 초강수를 꺼냈다. 현금화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팔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 보인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산하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말 중국 칭다오해사법원을 통해 31만7800
DWT급 유조선 'E 엘리펀트'호를 경매할 예정이다. 2011년 대만 선주사
TMT에 인도한 지 5년 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해외에 운항 중인 고객사 선박을 압류해 경매에 부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TMT가 건조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자 지난 3월 칭다오항에 정박 중인 이 유조선을 압류 조치했다. 발주 당시 선박 가격은 1억4000만달러(1640억원)로, 이를 경매에 부치면 1500여억원 정도 받을 것으로 조선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5년 전 선박을 인도받았던
TMT가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칭다오에 있던 배를 압류하고 경매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고객사의 선박을 압류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내부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자구안에 담은 핵심 내용은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각해 약 8000억원을 확보했다. 알짜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시기도 저울질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이 독일 아반시스와 충북 오창에 설립한 태양광모듈 합작법인 현대아반시스의 보유 지분 50%를 중국 국영 건축자재업체
CNBM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한 금융사 지분을 파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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