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이튿날 밤, 연변TV를 통해《중국조선족 걸출인물》표창수상식을 시청하면서 우리 조선족은 중국소수민족가운데서도 최고로 자랑할만한 민족이라고 자부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렇게 경사스러운 수상식에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하는 몇개 축하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유감을 떨칠수 없었다. 즉 한복저고리에 청바지를 입고 표현하는 청년그룹 종목이였다.
한복저고리가 아름답다는것은 알면서도 하필이면 그밑에 청바지를 입혔는가 하는 말이다. 도대체 민족전통문화를 가지고 장난하는건가? 무엇때문에 자기 민족문화를 타민족문화에 섞어놓고 품위를 떨어뜨리는가 하는것이다. 민족복장문화에 전문 종사해온 나로서는 실로 리해되지 않는다고밖에는 달리 해석할 도리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어떤 한복설계인들은 자기들 상품광고의 효률을 높이려고 한복저고리소매에 양복소매를 붙여놓기도 하고 또 저고리앞섶을 왼쪽으로 여며 옷고름을 왼쪽에 매게 한 한복을 아나운서거나 연예인들에게 입혀 그들을 꼭두각시로 만들어놓은 장면을 종종 TV화면에서 보게 된다.
전업적인 안광에서는 도통 리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광경을 나 혼자만 본것이 아닐것이다. 민족간부들이나 이런 종목을 조직, 감독하는 연출들 또는 보도선전매체의 사업일군들은 별다른 감촉을 느끼지 못하였는지? 이런 폐단들이 우리 민족 조상들에게 먹칠을 하고 후대들에게 그릇된 전통을 가르치게 된다는것을 알고나 있는지? 정말 유감스럽기만 하다.
물론 시대적인 발전에 따라 파격적인것이 멋이 되고 류행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계승과 발전은 역시 심사숙고를 하면서 그속에 깃든 정신과 혼은 기본으로 지키고 살리면서 형식상의 다양한 시도는 할수 있다고 본다.
나는 이전에도 민족복식의 폐단에 대하여 몇번 신문에 폭로한적이 있다. 그후 뒤조사를 해보니 《민족복식은 민간의 자발행위이니 정부차원에서는 관계할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른 많은 민속업종에서는 협회같은 모임을 조직하여 회원들의 사상을 통일하면서 좋은 상품과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을 적지 않게 보게 되였다.
그런데 연변에는 《민족복식협회》라는 이름만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정부차원에서 말로만 민족전통을 중시한다고 하지 말고 민간조직을 내오도록 도와도 주고 또 제멋대로 민족전통이라고 우기면서 문화시장을 교란하는 현상을 막아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면 그것이 바로 당의 민족정책을 정확히 관철하는 하나의 경로가 아닐가 생각된다.
강춘근
길림신문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