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학교에 도서관 있어야 아이들 시야 넓어집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6월23일 07시33분    조회:231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홍상영(48) 우리민족 사무국장

[짬] 중국 조선족학교에 도서관 지원
홍상영 ‘우리민족’ 사무국장

백두산 기슭에 위치한 중국 길림성 장백현 ‘장백현조선족실험소학교’ 학생들에게 지난 13일은 큰 잔칫날이었다. 전교생 320여명이 압록강변에 자리잡은 학교 운동장에서 매스게임을 벌였고, 문예소조인 ‘진달래예술단’ 소속 학생들은 물동이춤 등 각종 민속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학생들의 공연은 이날 학교 안에 ‘멋진 도서관’이 문을 연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두 개의 교실을 터서 만든 40평 남짓한 도서관의 책장들에는, 중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한글 도서 수천권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도서관의 이름은 ‘네모상자’. ‘네가 꿈꾸는 모든 것을 상상해봐, 자유롭게!’를 줄인 말이다. ‘네모상자 도서관’은 2012년 10월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 신동소학교에서 처음 선보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사장 영담 스님, 이하 우리민족)이 중심이 돼 한글 도서를 모으고 책장이나 온돌 등 시설을 갖춰 문을 연 것이다. 우리민족은 이후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 북안소학교, 흑룡강성 오상시 오상조선족중학교 등 5곳에 ‘네모상자’를 만들었다.

6번째 네모상자 도서관 개관 행사장에서 홍상영(48·사진) 우리민족 사무국장을 만났다. 네모상자 사업의 애초 발의자인 홍 국장은 도서관 개관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10명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길림성 장백현 실험소학교에
6번째 ‘네모상자’ 도서관 문열어
학생 급감추세에 ‘단비’같은 도움
“우리는 소중한 기부 전달할 뿐
도서관 잘되면 경쟁력 높아질것”

“‘우리민족’은 단지 심부름꾼입니다.”

홍 국장은 네모상자 도서관 사업의 주인은 따로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장백 조선족 학교 네모상자 도서관의 경우도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의 폐교과서를 모아서 기금을 조성할 수 있게 도와준데다, 농협 경기영업본부가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기부금을 냈다. 또 경기도 용인시 느티나무도서관은 도서관 운영을 지원하였고, 권정생어린이재단과 도서출판 비룡소에서는 신간서적을 지원했다.

네모상자 도서관은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는 조선족 학교들에는 ‘단비’ 같은 존재다. 조선족 학교는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1500여곳 가까이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250여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장백 조선족 소학교만 해도 10여년 전 600명에 이르던 학생이 현재 320여명으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렇게 학교와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은 조선족 학부모들이 한국이나 중국 내 대도시로 이주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남아 있는 조선족 부모들 중에서도 아이를 조선족 학교가 아닌 한족 학교에 보내는 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홍 국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어차피 중국에서 한족과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면 중국어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런 현상은 조선족 학부모들이 현재 조선족 학교에서 실시하는 ‘이중언어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족 학교의 이중언어 교육은 우리말과 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다. 이를 잘 운용하면 2개 언어를 모국어처럼 할 수 있지만, 둘 모두 미흡할 수가 있다.

현재 조선족 학교 이중언어 교육에서 큰 걸림돌은 한글 도서 부족이다. 홍 국장은 “독서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교육”이라며 “그러나 현재 대다수 조선족 학교에는 한글 책이 거의 없어 제대로 된 한글 독서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국장은 “네모상자 도서관 사업이 잘된다면 독서교육이 활성화되고 결국에는 조선족 학교가 다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홍 국장은 네모상자 도서관을 1년에 1~2곳 정도밖에 늘려갈 수 없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재원 부족 탓이 크다. 네모상자 도서관 한곳을 만드는 데 3천만~4천만원가량의 자금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민족은 도서관 건립 사업과 함께 한글 도서 보급 사업도 벌이고 있다.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는 곳에도 급한 대로 책부터 우선 보내주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경기도교육청 등의 도움을 받아 3만여권의 한글 도서를 모은 뒤, 이를 중국 내 조선족 학교 50여곳에 나눠줬다.

그러나 홍 국장은 이 사업을 지나치게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경계했다. 네모상자 도서관 사업의 목적이 “‘민족교육’이 아니라 ‘도서관을 제대로 잘 운영하는 학교’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홍 국장은 “조선족 아이들은 중국에서 태어나 남한뿐 아니라 북한과도 교류하면서 자라난다”며 “제대로 된 도서관은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시야를 크게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명선(51) 장백현조선족실험소학교 교장 선생님도 “네모상자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세계가 넓음을 보여주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도서관 지원 사업은 단순한 물질적 방조가 아니라 우리에게 꿈을 주는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백현(중국)/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tree21@hani.co.kr
한겨레
 

Total : 1576
  • 12점이 유엔 관련기구에 영구 소장        지난달 유엔에서 있은 "유엔 2014년 국제생태예술전"(이하 유엔전으로 략칭)에서 조선족서예가 조진빈(趙振斌)씨의 12점 작품이 유엔 관련기구에 영구 소장돼 화제를 모으고있다.      금번 유엔전은 "2014년 유엔지소발전 고위급정치포럼...
  • 2014-08-19
  •        (흑룡강신문=하얼빈) 최성림 기자 = 중국조선민족사학회와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에서 주최하고 흑룡강신문사, 료녕조선문보사, 길림조선문보사에서 협조주최,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 농업과 농촌사업위원회,중앙민족대학 한국문화연구소에서 주관한 '제19회...
  • 2014-08-18
  •   음악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정이 “나도 스타”에서 불태워진다. 중국 두만강문화관광축제의 일환으로 펼쳐져온 “나도 스타”가 8월 24일의 본선을 앞두고있다. 현대와 전통 음악에 재주있는 젊은 스타를 발굴하는것을 취지로 한 “나도 스타”는 올해까지 5년째 이어오면서 참가자가...
  • 2014-08-18
  • 17일, 두만강광장서 첫 리허설   “연변의 여름” 2014년 중국두만강문화관광축제의 개막을 앞두고 개막식공연에서 선보일 대형가무극 “두만강전설”은 련습의 막바지에 들어섰고 17일 오전 두만강광장에서 첫 리허설을 가졌다. “두만강전설”은 두만강문화관광축제의 총감독인 김아인...
  • 2014-08-18
  • 지난 14일, 연변군중예술관에서는 소식공개회를 열고 지난 8월 내몽골자치구 훅호트시에서 펼쳐진 제1회 전국소수민족우수무용작품전시공연에서 은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이 전시공연은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문화부와 내몽골자치구정부의 주최로 소수민족무용 창작과 표현 인재를 발굴하려는데 취지를 두고있다. 소개에 따...
  • 2014-08-15
  •        동북3성 미디어 인문포럼 선양서 개최   역사적인 사절단 중한 관계발전에 중요 역할   매스컴의 교류, 등대, 적극역할로 중한신임도 강화   (흑룡강신문=하얼빈) 김동파 김광석 기자 = 시진핑방한 후 한중간 교류, 특히 한국과 동북3성간의 인문교류가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
  • 2014-08-15
  •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재호)은 중국 지린성 거주 주민들을 상대로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용인 '엄마와 함께 읽어요 - 재미 쏙쏙 동화, 지식 쏙쏙 만화' 2천부를 제작해 무료 배포한다고 14일 밝혔다. 배포는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2014 두만강문화관광축제&...
  • 2014-08-15
  • 선후배 방송인 어울려, 빛나는 연변가요 열창 8.15 로인절을 하루 앞둔 14일, 연변인민방송국은 “연변노래자랑” 79회를 “연변인민방송국 로인절특집”이라는 특별하고 의미 깊은 무대를 마련했다. 오전 10시, 연길시 정원노래교실에서 준비한 합창 “선생님 들창가 지날 때마다”, &ldqu...
  • 2014-08-14
  •     [서울=동북아신문]재한동포연합총회(회장 김숙자)가 지난 8월 10일 중국동포 문화예술인들 중심으로 '백두산예술단'을 창단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경기도 수원시 청소년 문화센터 온누리 아트홀에서 개최된 행사에서는 백두산예술단 창단과 더불어 제7회 재한동포 경로대잔치 행사도 함께 진행...
  • 2014-08-14
  •   150여폭 유화 작품 선보여   (흑룡강신문=하얼빈) 리흔 기자 = 조선 유화 거장의 작품들이 할빈에서 전시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풍부히 하고 예술수양과 문화 재부를 축적하기 위해 개최된 조선 유화 예술 전시회가 지난 8일 할빈 사범대학 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 인...
  • 2014-08-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