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함께 읽고 감동을 나누는것만큼 벅찬것도 없다. 책을 감명깊게 읽으면 그 책이 마치 우리의 일부로 녹아들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때문이랄가? 나와 책이 주는 감동을 함께 하는이가 누군지 궁금하다.
굳이 다른 사람과 같은 책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독서토론회 활동을 하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그렇다고 항상 자신의 독서취향과 같은 토론회를 만나리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내가 읽은 책에 날개가 돋쳐 세상으로 나간다면?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그 책의 려정을 속속들이 알수 있다면? 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사연까지 엿볼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책 돌려보기”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옮긴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책에 날개를 달아 세상에 날려보내고 그 책을 읽은이의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책이 낳는 감정은 공유를 통해 더욱 살찐다.
워킹맘 리영(31살)씨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있는 위챗 공식계정 “푸른 꿈 책방”, 이 계정에 가입한 회원들은 소장해두었던 책을 “이웃”들과 돌려보며 책이 주는 감동을 함께 공유하고있다. 단 1년만에 1000여명을 넘기는 회원이 가입해 요즘 “화제의 동호회”로 떠올랐다.
지난 22일, 리영씨를 만나봤다.
지인의 권유로 그리고 개인의 책꽂이에만 꽂혀있던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가 하고 고심하다가 “책 돌려보기” 를 시작했다는 리영씨는 자기가 아끼던 책꽂이를 아낌없이 털었다. 얼마 안돼 동호회 회원들도 자기의 소장도서를 내놓기에 이르렀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놓고 활발하게 활동하고있다. 누구든지 자기가 아끼던 책을 “이웃”들과 공유하고싶다면 운영자 리영씨의 위챗계정을 통해 책을 공개한다. 이 책을 읽고싶은 사람들은 운영자가 등록순서대로 번호표를 붙여주어 순서대로 책을 돌려받게 된다. 가끔은 돌려보는 책에 “잘 읽었다”는 쪽지와 함께 돌아오면 기쁨은 두배가 되기도 한단다. 리영씨는 “책 돌려보기”이벤트에 재미를 불어넣기 위해 자기가 직접 쓴 독서일기도 위챗계정을 통해 공유한다. 이 이벤트는 도서구입에 대한 부담을 줄일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있기도 하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책 돌려보기 이벤트를 모르는 까닭에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내것을 주는 기쁨을 알게 된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다”라고 쌩긋 웃는 리영씨, “아마 책을 내놓는 동호회원들의 마음도 이와 같겠죠?”라고 그녀가 덧붙인다.
그들이 날려보낸 책이 제2, 제3의 독자에게로 이어지니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책 릴레이”라고도 부를만하다.
그녀는 “제가 운영하고있는 푸름 꿈 책방은 책을 많이 사라는게 아니라 좋은 책을 서로 돌려보자는겁니다. 책 돌려보기를 통해 작가들의 팬클럽이나 좋은 책 동호회 같은것이 자생적으로 생긴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지요”라고 말한다.
동호회를 드나들며 책 나누는 방법을 익히고 직접 책을 날릴 마음의 준비가 되면 “푸름 꿈 책방”이라는 공식계정에 들러봄이 어떨가? 내가 읽어본 한권의 책이 세상속으로 날개를 달고 똑같이 책을 즐기는이에게 재미있는 선물이 될수도 있다.
연변일보 글·사진 신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