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시대로부터 70% 도시화시대 이룩
유태인 ‘랍비’ 확산은 한민족 장수루트
(흑룡강신문=하얼빈)김동파 기자 =중국 조선족인구의 도시화 물살을 타고 수도권, 연해지역으로 이민물결이 대거 이루어지면서 도시자녀교육과 민족의 정체성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그에 대한 해법으로 나름대로 지역별 주말우리말학교가 연이어 설립되고 있어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지역별 주말우리말학교간의 교류와 한민족교육의 정규적인 시스템 마련 및 교육안에 대한 대안으로 중국 각지 도시별 주말우리말학교 책임자와 교사가 처음으로 베이징에 한데 모여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21-23일, 중국조선민족사회회 주관, 베이징정음우리말학교 주최로 제1회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및 교사연수회가 베이징중앙사회주의학원 교학청사에서 개최, 광주, 가흥, 소주, 무석, 상하이, 연대, 위해, 대련, 진황도, 베이징 등 도시에서 온 우리말학교 책임자 및 교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이날 외빈으로 주중대사관 이선호담당영사, 재중주말한글협의회 장유덕간사가 참석했으며,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정신철회장, 중국민족언어번역국 김영호 부국장, 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강용택 주임, 중앙민족대학 박광성박사가 참석해 축사와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정신철회장의 개회사, 김영호부국장, 이선호담당영사의 축사에 이어 박광성박사의 <우리말, 우리의 핵심경쟁력>, 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강용택주임의 <중국 조선어의 언어특징>,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장유덕간사의 <재중한글학교협의회 운영사례> 등 특강과 함께 각자가 운영하는 우리말학교 현상황, 존재하는 문제점, 건의사항 등에 대한 교류의 시간을 가지었다.
정신철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조선족사회는 과거 농촌농민에서 도시시민으로 탈바꿈하는 전환기에 처해 있으며 현재 중국내 도시화율은 70%에 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도시화과정에 우리 민족문화의 소실 우려 및 자녀교육의 민족정체성 전수가 대두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우리말주말학교가 연이어 설립, 민족문화창달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모임은 처음으로 도시주말우리말학교 책임자들이 모인만큼 협의회 구성을 통해 우리말교육에 대한 각자의 장점과, 고민, 대안을 나름대로 제기해 서로간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교류의 장이 되기를 기원했다.
김영호부국장은 축사에서 교육은 현재와 미래와 관계되는 희망찬 사업이며 사회의 전반안전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도시주말우리말학교현안을 보면 교원, 교재, 경비 등 여러 면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사회적인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더욱이 정부적인 차원의 정책적 및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 최근 국무원에서 민족교육의 발전을 가속화할데 대한 결정을 통과, 이는 정부적인 차원에서도 도시에 진출한 각 민족의 교육에 대한 중시도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관련 정부문건을 잘 학습하여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귀띔했다.
이선호 영사는 축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한글학교가 2000개 그중 미국이 1000개로 가장 많으며 나머지는 1000개는 각 지역에 흩어져 있다. 중국내 동북지역 전통학교를 내놓고는 도시주말한글학교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현재 180만명 재중동포중 70만명이 대도시 또는 연해지역으로 산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한국재외동포재단에서 한글교육에 대한 도시한글학교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 진행중에 있다. 아울러 전국적인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단체설립을 통해 애로, 건의사항을 파악, 신규한글학교 지원을 적극 검토중이다. 현재 교사연수프로그램, 문화기자재 지원, 청소년 장학생연수프로그램를 진행중에 있다. 이번 전국적인 협의회 구성을 계기로 당관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추천, 검토할 것임을 약속했다.
박광성교수는 ‘우리말, 우리의 핵심경쟁력’이라는 특강에서 2500년동안 각종 박해를 경험해온 유태인이 1948년 건국의 꿈을 이룩하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종족집단으로 꼽히고 있는 원인을 분석, 학교가 없는 동네에서 살지 말며, 지식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철학을 천명하면서, 뿌리가 있는 민족은 세세대대로 이어가면서 장수하지만 뿌리 없는 민족은 한세대만 지나면 사라진다며, 현존 과제는 우리 민족이 집거지역이 아닌 연해도시와 대도시에서 터전을 마련하면서 현시대 조선족들이 시류에 적응하기 위해 민족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상태임을 역설, 이에 시류나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자신을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당위성을 천명했다. 즉, 도시화과정에 우리 민족정체성 근본을 세세대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있어서 민족정체성 동기부여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녀교육에 있어서 우리 언어의 전수는 필수라며 현존 도시 지역별 주말한글학교의 설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강용택주임은 우리 언어의 형성과 배경을 분석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말 교육을 잘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 참석자들의 시야를 틔우기도 했다.
토론과정에 참석자들은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설립에 모두 찬성하였고 향후 협의회 운영전망에 대해 많은 조언을 주었다. 이번 협의회 설립에서 정신철회장이 만장일치로 초대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최영주씨가 사무국장으로 추대되었다.
이번 회의는 도시 우리말학교 교장, 교사들의 처음 모임이자, 도시우리말협의회 설립식으로 연해도시, 대도시의 자녀교육과 민족정체성전수에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