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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살롱} 백년 박바가지 백년고목의 품에 안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8월9일 08시29분    조회: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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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남박씨일가와 함께 두만강을 건어온 바가지가 민족력사의 견증물로 백년고목의 품속에 안겼다.

안개비가 자욱이 내리던 그 날 7월 28일, 중국조선족생태문화원(룡가미원) 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반남박씨 바가지 전시회’에 참가하고저 수심 깊은 호수 우에 보기 좋게 걸린 나무다리에 올라섰다. 다리 량 켠으로 련꽃이 화사하게 피여있고 그 꽃을 받들어 푸르른 련잎들에는 수정 같은 은방울들이 내려앉아 진주처럼 빛나고 있었다.

룡가미원에 핀 련꽃

다리끝자락에서 외로 꺾어서니 솔이 푸른 사이에 운치 있는 한옥 한채가 마주하고 있었다. ‘반남박씨 바가지 전시회’라는 프랑카드가 한옥 바람벽에 걸려있고 그것을 배경으로 온갖 색상의 한복을 떨쳐 입은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새하얀 머리발에 연한 한복을 받쳐입은 녀사가 바로 100년을 넘어 가족의 대물림으로 전해지던 바가지를 이 민속박물관에 기증한 덕림장학회 회장 박민자 녀사이고 함께 한 이들은 우리 민족 후대양성에 뜻을 같이 해오는 덕림장학회 멤버들이였다.

 

이민사 100년 시리즈 반남박씨 바가지 전시회를 찾은 덕림장학회 회원들

민속박물관에 들어서니 바로 정면 한 가운데 100년 박바가지를 한 백년 엉킨 나무옹지로 받쳐 올리고 오랜 세월의 년륜으로 굵어지고 다져진 고목 속에 넣어 자연과 생명, 문화와 력사가 어우러지게 한 생태문화예술작품이 우뚝 솟아있었다.

이 바가지는 박민자녀사의 증조할머니 김근애가 1917년 아들 딸을 거느리고 살길을 찾아 중국의 북간도로 이주할 때 시댁 외삼촌이 박을 켜서 바가지를 만들어서는 쏘련 연해주일대로 들어가는 시형네와 각기 한짝씩 나눠주며 나중에 이 바가지를 징표로 한 가족임을 확인하라고 주신 것이였다.

반남박씨 일가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온 이 바가지는 한세기가 지나는 동안 갈라진 친지들과 만나지 못한 채 조손 3대를 이어 보관되여 오면서 한 가족 나아가 우리 민족의 이주와 정착의 견증물로 되였다 . 이 바가지 표면에는 ‘년년등풍 일일생재’(年年登丰 日日生财) 라는 한문번체자가 씌여있고 바가지 안쪽에는 ‘황금존비’(黄金存备)라는 한문번체자가 씌여있다. 100년이라는 파란 많은 세월 속에 바가지 안쪽 글자는 좀이 먹어 희미해졌을 뿐 형체는 그대로 남아있다.

한가족 확인 징표로 100년을 넘게 간직했던 바가지는 혈육 확인 의식을 올리지 못했지만 한 일가의 이주와 정착을 동반한 견증물로 되였다.

박민자녀사는 2017년 4월 "증조할머니께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친지에 대한 애정을 담았던 바가지, 어머니께서 시할머니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앉으나 서나 바가지의 안위를 걱정하시며 가족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았던 바가지, 이 바가지를 민족의 사명감을 담아 연변룡가미원 민속박물관(필충극 원장)에 정중히 기증한다."고 밝혔다.

그 뒤로 필충극 원장은 사가(史家)의 사명감에 따른 예술가의 안목으로 "이 100년 력사를 그 누구도 견주어 볼 수 없는 독특한 방법으로 전시하려고 언녕부터 준비를 하여” 그에 어울리는 100년 고목으로 틀을 세워 민속박물관에 전시하였던 것이다. 필충극 원장은 “우리 조선족은 ‘쪽박 차고 두만강을 건너 온 민족'이라고들 하는데 이 바가지는 동냥 쪽바가지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도 씨앗을 담아온 바가지이며 복을 담아주는 바가지로 이민사의 주선률을 이룬다."고 하였다.

지극정성 일솜씨만 통하는 필충극 원장.

필충극 원장은 중국조선족생태문화원을 건설하면서 화강암으로 된 돌바가지를 조각하여‘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적목(红豆杉)기둥을 세워 지키고 있으며 그것으로 우리 민족의 천만년 행복과 영생발전을 상징하였다. 여기에 100년 실물 박바가지까지 기증받아 전시하게 되였으니 이 바가지 하나만으로도 민족사의 유구한 징표로 의미가 크다고 하였다.

필충극 원장은 이 민속박물관을 서민박물관으로 꾸며오고 있다. 그는 중국조선족의 이주와 함께 이루어진 중국 동북에서의 벼농사개척사를 높이 구가하여 벼농사에 관련한 로동도구와 생활용품들을 구전하게 전시하면서 중국조선족의 이주와 정착, 개척, 발전, 번영의 력사를 고스란히 읽게 하고 있다. 그 속에 ‘반남박씨 바가지'가 한자리를 차지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확실하게 견증하고 있는 것이다.

백년 바기지를 옹위하고 조상들의 넋과 지혜를 우러르는 전시회 참가자들.

‘반남박씨 바가지’전시회가 진행되는 속에 민속박물관을 둘러 조상들의 혼이 서려있고 체취와 정감이 슴배여있는 손때 묻은 기물과 도구들을 마주하면서 매 하나의 민속품은 매 하나의 력사이고 문화이며 민속박물관은 그야말로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무궁한 가치를 품어안은 보물고임을 절감하게 되였다.

길림신문 김청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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