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사회 현주소 그린 장편소설 나와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2월13일 00시40분    조회:15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속 조선족 동포 현주소 세밀하게 묘사
윤순례 8년 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 출간
윤순례(46) 두 번째 장편소설 ‘낙타의 뿔’(은행나무)은 몽골 설화로 시작한다. 본디 낙타에게는 마음이 착하다고 신이 내린 선물, 뿔이 있었는데 어느 날 꾀보 사슴이 서역 잔치에 간다면서 빌려가 놓고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낙타는 늘 지평선을 바라보며 사슴이 돌아오길 기다린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 낙타는 낮은 곳 힘든 처지에 놓인 이들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화자인 이십대 후반의 여성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애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을 겪는 존재다. 스물한 살 풋 나이에 아이까지 잉태했는데 애인 규용은 바다로 뛰어들어 실종됐다. 사람들은 그 애인이 죽었다고 하지만 그네는 끝까지 인정할 수 없는 사태다. 그네는 내몽골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 사슴을 기다리는 낙타가 그 애인이라고 믿는다. 쌍봉낙타 그림이 그려진 엽서에서 규용의 이니셜 ‘g’를 발견한 그네는 어디선가 살아 있을 애인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는다. 그네에게는 애인이야말로 사슴이 훔쳐간 ‘뿔’이었다.

이 여성은 초라한 연립주택인 궁전빌라에서 자주 여자가 바뀌는 아버지와 살았다. 어머니는 일찌감치 아버지와 이혼한 뒤 사라지고 딸에게 연락 한 번 주지 않았다. 알고 보니 친 딸도 아니었다. ‘가정’이라는 꼴에 대한 갈망으로 고아원에서 데려와 키워진 존재였다. 그네 앞에 아버지가 데리고 온 조선족 여자가 등장한다. 이 여자는 여느 아버지의 여인들처럼 금방 사라질 대상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이 여자를 데려온 지 6개월만에 간암으로 사망한 것이다. 이 조선족 여인은 헌신적으로 아버지를 간호했지만 졸지에 과부로 전락하고 만다. 아버지의 딸이자 이 소설의 화자인 나와 지겹게 싸워가면서, 아버지 형제자매의 어줍잖은 유산 다툼에 맞서면서 여자는 질긴 생명력을 과시한다. 외국인등록증을 완성하기 위해 내몽골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사기꾼 ‘구씨’까지 끌어들여 세 명이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 소설의 특징은 한국 사회에 만만치 않은 존재로 등장한 다문화 성원,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를 구성하는 조선족 동포들의 현주소를 세밀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이 소설을 위해 작가는 국내에 들어와 사는 조선족 남성을 가이드로 앞세워 동포들이 사는 중국 곳곳을 샅샅이 누비기도 했다. 그렇다고 르포 스타일의 거친 메시지 중심 소설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공들인 문장들을 보면 단편에 들일 공력을 마라톤을 뛰는 장편에 쏟아 부은 느낌이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은 근래 한국문학에서 장·단편을 막론하고 찾아보기 어려운 미덕이다. 

8년만에 장편소설을 펴낸 윤순례씨. 그는 “누군들 삶 속에 보금자리를 찾아 떠돈 유랑의 시절이 없겠는가”라고 물었다.
은행나무 제공
‘바람이 양은 개밥그릇을 차대는 소리에 나는 움칫 몸을 떤다.’ ‘오래 고아 찰진 엿처럼 깊고 진한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나는 어둑한 마루로 살금살금 걸어 나왔다.’ ‘청보랏빛 구름 속에서 둥그런 달 하나가 세상일은 모른다는 듯 태평히 웃고 있다.’

한땀 한땀 쓰다 보니 완성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기껏 써놓은 작품을 엎어버리고 다시 쓰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소설 속 여자가 그린 낙타는 눈을 씻고 봐도 어느 한 곳 귀한 구석이 없었다. 귀는 쥐를 닮았고, 배는 소, 코는 토끼, 눈은 뱀, 굽은 등은 원숭이, 머리털은 닭의 볏, 넓적다리는 개, 꼬리는 돼지…. 열두 동물 생김새를 모두 나누어 가지다보니 한참 못생겼다. 게다가 사슴에게 뿔까지 도둑맞았으니 한심하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가는 비루한 낙타들에게 ‘뿔’은 어떤 의미일까. 윤순례는 “생의 짐을 주렁주렁 매달고 사막을 가는 낙타에게 사슴이 지닌 우아한 뿔은 세상살이에 치여 잃어버렸다고 여긴다면 척박하고 질퍽한 길이 조금은 수월하게 여겨질 것”이고 “긴긴 생의 끝에 돌려받을 무엇이 있을 거라는 염원은 고단한 삶의 수고에 대한 찬미”라고 설명한다. ‘아주 특별한 저녁밥상’으로 오늘의작가상(2005년)을 받았던 작가는 “내가 쓴 소설이, 종일의 고된 일과를 부린 후에 몸에 넣는 따뜻한 음식 같은 것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갑작스런 비에 남의 집 처마 밑에 날개 접고 앉은 새처럼 외롭고 축축한 밤을 위무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미에 밝혔다.

세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7
  •   9월 28일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고 송몽규 선생의 만96세 탄생일이다. 송몽규 선생은 간도에서 태어나 독립운동에 참여했다가 연희전문대를 졸업 한 후 교토제국대 유학 중에 치안유지법 혐의로 수감된 사촌동생인 윤동주 시인과 함께 20대에 후쿠오카 형무소서 옥사했다. 송몽규와 윤동주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 2013-10-16
  • 10월 15일 오전, 연변단풍수필회 창립 15주년 기념회가 연변작가협회 2층 회의실에서 있었다. 기념회에는 김운일회장을 비롯한 단풍수필회 회원들과 연변주민정국, 연변작가협회, 연변출판국, 연변인민출판사, 시인협회, 시조사, 어머니수필회의 대표 30여명이 참석하였다. 기념회에서 김운일회장이 지난 15년의 발전과정과...
  • 2013-10-15
  • 박용일 씨(오른쪽)와 그의 부인       (흑룡강신문=하얼빈) 연변민간문예가협회 부주석으로 사업하고있는 박용일 소설가가 지난 9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제8회 윤동주문화제에서 해외동포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윤동주문화제는 한국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
  • 2013-10-11
  •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캐나다 소설가 앨리스 먼로 작품세계 [동아일보]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캐나다 여성 소설가 앨리스 먼로(82)는 섬세한 관찰력과 빼어난 구성으로 짧은 이야기 속에 복잡하고 미묘한 삶의 한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내 ‘우리 시대의 체호프’라 불리는 북미 최고의 단편 작가다. 먼로...
  • 2013-10-11
  • 캐나다 작가 첫 노벨문학상…"현대 단편소설 대가" 선정 이유 10대부터 글쓰기…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정평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권수현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은 캐나다 여성 소설가인 앨리스 먼로(82)에게 돌아갔다. 캐나다 국적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먼로가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
  • 2013-10-10
  •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민음사 제공). © News1  英 도박사이트 배당률, 8일 현재 하루키 1위…고은 7위 스웨덴 한림원 10일 발표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유력한 2013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다.  8일 영국의 온라인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에...
  • 2013-10-09
  • 연변조선족문화발전추진회가 설립 17주년을 맞으면서 《장백산》컵 기념특집 《문화산맥》(9)를 출판하였다. 연변조선족문화발전추진회 조성일회장의 주필로 된 《문화산맥》(9)에는 조성일, 김병민, 채영춘의 기념글로 된 기념특집과 민족연구, 문학세계, 교육현장, 력사추적, 예술전당 등 6개 부문 31편의 문장이 수록되...
  • 2013-10-08
  • ▲ 조정래 작가가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한이 많고, 슬프고, 괴로운 일을 많이 겪은 민족이기 때문에, 작가는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써야 할 필연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한국문학의 거장’ 조정래(70)...
  • 2013-10-05
  • 故 최인호 생전 인터뷰-"선비정신으로 국격을 세우자" 대중 역사소설가로서의 면모 글 | 이상흔 인터넷뉴스부 기자 지난 9월 25일 타계한 소설가 故 최인호씨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지만, 생전에 그는 "모든 종교의 진리는 하나로 통한다"고 말했다.     그가 2005년 유교 장편소설인 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필...
  • 2013-10-02
  • -중국조선족출판문화대상시상식서 리성권 등 20명 우수출판인물로 선정   2013년 9월 29일 오전 9시, “제4회 중국조선족출판문화대상 시상식”이 연변주정무중심 회의실에서 있었다.   동북3성(북경)조선문도서출판협조지도소조, 중국조선족출판문화대상평의지도소조, 연변조선족자치주 신문출판국에...
  • 2013-09-29
  • 연변대학 중문학부를 졸업하고 연변일보사 기자, 연변조선족자치주당위 선전부 문화신문처 처장, 연변텔레비죤방송국 부국장으로 사업하다가 퇴직한 김영택선생의 가사선집 《신토불이 우리 가락》과 산문집 《미래를 안은 사람들》 출간좌담회가 9월 26일 오전 연변텔레비죤방송국 회의실에서 있었다. 연변인민출판사에서...
  • 2013-09-26
  • 작가 조정래(70·사진)는 하드코어다. 새로 낸 책 『정글만리』는 원고지로 3615장이다. 바닥에 세우면 어른 가슴 높이 두께다.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 그동안 쓴 소설을 원고지로 쌓으면 몇 층짜리 건물 높이에 맞먹는다. 그는 컴퓨터 대신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쓰고, 휴대전화조차 없다. 설 연휴 빼...
  • 2013-09-22
  • 연변시인협회 시총서 《시향만리》 제10호 《내가 심은 꽃나무》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시집은 제1부 서지월시인 시특집, 제2부 꽃들의 향연, 제3부 신작시, 제4부 남녘하늘에서 풍겨온 사랑, 제5부 명시감상 등으로 나누어 200여수의 시를 수록했다. 2007년에 창간된 연변시인협회 기관지 《시향만리》는 시...
  • 2013-09-16
  • 연변작가협회 아동문학창작위원회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에서 련합으로 주최한 제27회 아동문학작품 창작  및 연구모임이 지난 9월 13일에 도문시 월청진 기신촌 문화회관에서 있었다. 주내에 거주하는 아동문학창작일군 30여명이 이번 모임에 참가했다. 연변작가협회 최국철부주석이 모임에 참가하여 아동문학...
  • 2013-09-14
  •     강려동시집《또르르 뱅뱅》출간기념모임이 지난 9월 13일에 도문에서 열렸다.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연변작가협회 아동문학창작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모임에 주내 아동문학작가 30여명이 참석했다. 강려는 뇌성마비로  하여 인생의 갈림길에서 방황한적도 있었지만 용케도 역경을 뚫고나와...
  • 2013-09-14
  • 연변대학사범분원 정철(가운데)학생이 중국조선족대학생이육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경상북도와 안동시청이 주최하고 안동이육사문학관과 연변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제3회 중국조선족대학생 이육사문학제가 안동간고등어회사와 안동병원, 연변대학의 후원으로 9월 12일 오후 연변대학 예술학원 극장에서 개최되였다...
  • 2013-09-13
  • 창작소회를 밝히는 리태근작가. 화룡시 서성진 와룡촌의 농민 아들 작가 리태근의 3번째 작품집 《어머님의 휘파람소리》가 고려원미디어에 의해 출판되여 9월 7일 연길한성호텔에서 출간식을 가졌다. 연변작가협회 평론분과와 동북아문화원비교문학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번 출간기념식에는 연변작가협회 평론분과 회원들과...
  • 2013-09-09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