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혁의 독서만필](2)《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2월18일 09시55분    조회:125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혁의 독서만필](2)《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민족영웅 안중근에 대한 책자는 많이 나왔고 나의 서가에도 적지 않게 꽂혀있다.

지난 1980년대 장춘의 송정환선생이 쓴 《안중근》, 조선족시인 김파의 장편서사시 《천추의 충혼 안중근》으로부터 최근 한국의 유명작가 리문렬이 안중근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장편소설 《불멸》에 이르기까지 안중근 관련 전기물들을 픽션과 논픽션물로 여러권 소장하고 읽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접하는 순간 제목부터 강렬하게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고 감질난 독서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책은 짧은 단편력사소설로 포켓(袖珍)용으로 발간되였다. 몇해전 한국행차에서 이 책을 접했고 귀국하는 비행기내에서 단숨에 독파해버렸다. 몇십분내에 읽을수 있는 분량이였지만 읽고난 뒤 그 느낌은 강렬했다.

안중근의 할빈 거사 30년후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둘째아들 안준생은 일본이 이토 히로부미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 남산 장충단에 지은 절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 이토 히로쿠니에게 사죄의 머리를 숙인다.

이튿날 일본과 한국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각 신문들은 톱소식으로 《안중근의 아들이 아비 대신 용서를 구했다!》라고 전했다. 안중근의 거사에 두손 번쩍 쳐들었던 전체 민족의 환성이 탄식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안중근은 민족의 이름으로 조선침탈의 괴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이토는 죽었고 그로써 안중근은 나라 잃은 조국과 민족에 불세출의 영웅으로 남았고 력사에 큰 획을 그으며 잠들었다. 그런데 한국 근현대사 최고의 영웅의 아들은 대체 왜 이런 력사를 거꾸로 뒤집는 선택, 터무니없는 행각을 벌렸을가?

안중근의 의거를 재현한 유화(김봉학 그림).

안중근이 중국 려순의 감옥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뒤 일제치하에 남겨진 가족의 생은 분명 곤고했다. 큰아들은 일곱살 어린 나이에 일제의 끄나불이 넘겨준 독이 든 과자를 먹고 죽었고 안중근 일가족이 김구선생을 찾아 상해로 가지만 림시정부가 일제의 추적을 받게 되자 급히 철퇴하면서 안중근의 유가족을 챙기지 못해서 둘째아들 안준생은 타지에 버려졌다.

책은 바로 그 둘째아들 준생의 힘겨운 성장과정을 극화시켜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있다.

가족은 돌보지 못하고 오로지 조국과 민족만 생각했던 아버지, 영웅 아버지를 둔 덕에 그는 평화와 행복도 누리지 못하고 일제의 탄압과 감시속에 촌보난행의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그런 안준생을 향해 일제가 손을 내민다. 그 배후에는 력사를 기만하려는 일제의 야욕이 숨어있었다. 일제는 안준생이 다름아닌 안중근의 아들이기에 《내선일체》에 리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민족말살정책에 안준생을 끌어들이고저 악랄한 수법을 꾸몄던것이다.

그만큼 안준생의 고뇌는 깊었다. 일제의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그 자신은 물론 어머니와 누이까지 죽이겠다는 협박이 그의 잔등을 윽박질렀다. 무릎을 꿇으면 일시 안정된 삶이 주어질터지만 그때로부터 친일파, 변절자라는 오명이 따라붙을것이였다. 그러다 모진 세월을 견디다 못해 그만 아버지가 단죄한 그 민족의 원쑤의 후예에게 사죄의 머리를 숙인것이다.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아비에 개 같은 자식). 안준생에게 쏟아진 가장 큰 비난이다.

영웅 안중근의 삶과 그 뒤에 가려져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던 영웅의 아들의 엇갈린 간극을 보여준 소설, 하지만 책은 그에 대해 단죄하고 묻어버리기보다 그를 그렇게 만든 어두웠던 과거에 대해 묻고 그 심연에 대해 극명하게 드러내보이고있다. 책을 읽어내려가노라면 겨레를 더럽히는 선택을 강요받는 극단적인 비극에 던져져야 했던 한 심약한 령혼의 절규가 들리는듯하다.

근년래 문체혁신에 고민하는 소설가들에 의해 대체력사(代替历史, Alternate History)물이라는 새로운 쟝르가 나왔다. 《실제 력사가 다르게 전개되였다면 어떻게 되였을가?》라는 가정하에 그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소설의 한 기법이다. 가상작품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시대의 진실에 부합하면서 공공선을 모색하는 자세와 내용이다. 그것은 독자를 설득하거나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데 가상이라는 형식은 아주 효과적이기때문이다.

제목만 보면 대체력사소설처럼 보일 소설, 하지만 그런 현학적인 문체로 쓰지 않고 담담히 내려간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외려 더 강한 메세지를 던져주고있다.

요즘들어 섬나라의 몰지각한 지도자들에 의해 우경화의 행보가 더 우심화되고 중국 할빈의 역두에 드디여 안중근기념관이 설치된 시점에서 다시 읽은 책, 작은 책자가 주는 울림은 그래서 더욱 강했다. 

길림신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편 한국극작가협회는 이 전 감독을 회원에서 제명한다고 지난 17일 입장을 냈다. 이와 함께 한국여성연극협회가 성명을 내는 등 각종 연극...
  • 2018-02-23
  • - 고은·이윤택 회원 징계안만 상정 "고은 남자에게도 뽀뽀, 천진한 분… 지금 윤리로 매장시켜선 안돼" '같은 좌파라 미온 대처' 지적나와 - 두 거장 실체 까발려진 연극계 어디에 줄 설지 우왕좌왕하는 중   고은(85) 시인과 이윤택(66) 연극연출가 두 원로 문인의 성추문에 대한 한국작가회의...
  • 2018-02-23
  • 수원시,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 문학행사 전면 재검토 성추행 논란을 빚고 있는 고은 시인이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인근 고은 시인 자택 내 정원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집 밖을 내다보고 있다. 고은 씨는 이날 뉴스1 카메라에 포착된 후 바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 News1  &n...
  • 2018-02-18
  • 문단 내 성추행 고발 시 '괴물' 주목 최영미 시인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하는 시 '괴물'로 주목받고 있는 최영미(57) 시인이 6일 방송에 출연해 문단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다시 폭로했다. 해당 시는 한 유명 원로 시인을 떠올리게 해 이날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최 ...
  • 2018-02-06
  • 제1회 중국조선족중소학교 우리글 사랑 교원수기 “당신은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 응모통지     ◆주관: 연변주문화방송신문출판국,연변주독서협회,연변독서절조직위원회,연변주조선족아동문학학회   ◆주최: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잡지,연변주청소년문화예술발전촉진회,꽃봉오...
  • 2018-02-06
  • [한 편에 50~100원 이야기] 영화·드라마·캐릭터 판권 짭짤 연 3000억 시장 … 5년 새 30배 성장 [학생서 회사원까지 등단] 아마 작가, 조회수 높으면 데뷔 종이책 출간 작품 잘라서 팔기도 [웹 콘텐트 산업 빠르게 성장] 포도트리·문피아 올해 상장 준비 싱가포르 국부펀드 1250억 투자 [FOCUS]...
  • 2018-02-04
  • 제1회 ‘아름다운 추억’ 수기 공모 수상작품 1등상 1편 〈바다처럼 넓고 깊은 어머니의 흉금〉 김성숙(장춘) 2등상 2편 〈충동은 마귀이고 랭정은 천사이다〉 김충국(영길) 〈잊지 못할 생산대 총화 술심부름〉 리동주(연길) 3등상 6편 〈첫눈에 반하다〉 류금화(연길) 〈우리 집 대물림 보배〉 김진석(연길) 〈...
  • 2018-02-03
  • "너는 내 운명" 18세 연하 향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격정 연서'     클로드 란즈만 감독에 쓴 편지 65년 만에 공개 사르트르와 '열린 계약결혼' 도중 사랑에 빠져 "사르트르 사랑했지만 육체 관계 별거 없었다" 평생 동반자에 대한 '성적 불만' 드러내기도 “내 사랑하는 애기...
  • 2018-01-22
  • [세계작가대회] 데보라 스미스, 우리가 번역에 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 [오마이뉴스 글:데보라 스미스, 편집:홍현진]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국제인문포럼에서는 세계 문학의 미래를 맡게 될 젊은 유망 작가들을 초청하여 우정과 연대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국내외 참여 작가들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를 포함한...
  • 2018-01-22
  • 공지: 바다를 위한 우리들의 합창(부제) - “절망을 넘어 희망을 위하여”(책명 가제)에 투고해 주십시오. 지은이: 이시환(시인, 문학평론가) 외 99명의 문학인 출판사: 한국 신세림출판사 -------------------------------------------------------------------- [차례] *발간사 (이시환) *축사.1 (수협중앙회 ...
  • 2018-01-12
  • 편당 800만달러 제작비 '스타트렉' 김보연씨, 9화 메인 집필자로 방영날 트위터 쪽지 수백통 받아 "드라마 '굿닥터' 리메이크 성공에 미국서 한국 콘텐츠 관심 높아져"   지난 11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CBS TV를 통해 방송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9화 'Into the Forest I go(숲속으...
  • 2017-12-27
  • [박종인의 땅의 歷史] 솔숲은 늘 푸른데, 숲에 난 발자국은 모두 다르더라 [104] 담양의 두 사내 송강 정철과 제봉 고경명 16세기 士禍의 시대… 가혹하게 정적 죽이던 잔인한 세월… 많은 선비들이 낙향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 아버지가 사화 연루돼 유배지 전전하며 성장 담양에서 스승들 만나 문학과...
  • 2017-12-27
  • 윤동주가 학사모를 쓴 영정 사진이 2016년 2월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윤동주 추모식에 선보였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윤동주(1917∼1945)는 독립투쟁의 선봉에 서서 산화한 열사가 아니고 숱한 저작을 남기며 당대에 이름을 떨친 문사도 아니지만 이육사와 함께 일제강점기를...
  • 2017-12-26
  • 지난 10월 10일, 한국의 대표적인 뉴스통신사인 련(연)합뉴스는 ‘이희용의 글로벌시대’ 코너를 통해 중국조선족 작가 허련순을 비롯한 해외 문인들에게 노벨문학상을 기대해 이목을 끌었다.   보도는 올해의 노벨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거들면서 “한국...
  • 2017-11-23
  • [오늘 그사람]11일 도스토옙스키 탄생 196주년  도스토옙스키'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이 세계적인 고전들은 자연스럽게 작가 도스토옙스키를 떠올리게 한다. 그의 대표작인 죄와 벌은 1866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1879년에 발표됐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연보를 보면 데뷔작과 이 작...
  • 2017-11-11
  • “춘향은 절대 열녀가 아닙니다. 미모에다 남자가 자고 싶으면 자주고, 남자가 떠나면 정절을 지키고, 그런 여성은 사실 없습니다. 조선 반도 남성이 만들어낸 상상 속 여성일 뿐입니다. 이몽룡 같은 인물이 와서 구원해줄 필요도 없고, 구원받고 싶으면 자기 스스로 구원하면 됩니다.” 중국에서 열 손가락에 꼽...
  • 2017-10-31
  • ㆍ문학동네소설상에 경장편 ‘알제리의 유령들’ 당선 소설가 황석영씨(74)의 딸 황여정씨(43·사진)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소설가로 등단했다. 최근 발표된 제23회 문학동네소설상 심사 결과, 황여정씨의 경장편 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공모에는 408명, 428편의 응모작이 몰렸다. 은 극중 ‘알...
  • 2017-10-25
  • 당신도 혹시 … 정신질환 다시 보기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유독 노란색에 집착했다. 누런 밀짚모자를 즐겨 썼으며 불타오를 듯 선명한 색감의 해바라기 정물화를 자주 그렸다. 노란 저택에 머물면서 ‘옐로 하우스’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흔들리듯 불안한 붓 터치와 노란색에 대한...
  • 2017-10-22
  •   국가신문출판라지오텔레비죤총국과 중국작가협회에서 손잡고 주최한 ‘2017년 우수 인터넷 문학창작 작품 선정’ 활동이 일전 시작됐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선정활동은 올 6월에 시작, 지금까지 도합 11개 성(구, 시)의 41개 사이트, 기구에서 380여편의 창작작품을 추천해왔는데 이는 사상 최고...
  • 2017-10-18
  • ㆍ일본의 한국문학 연구자 오무라, ‘시리즈’ 3 ~ 5권 펴내 임수식 제공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84)가 연구하는 한국문학은 한국에만 있지 않다. 그의 한국문학은 한국은 물론 북한, 중국 옌볜, 일본에도 있다. 오무라 스스로 붙인 이름은 ‘조선문학’. 동아시아 곳곳에 이산한 한...
  • 2017-10-1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