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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제 안에 화냥년이 숨어 있어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0월25일 08시47분    조회: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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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마리 다리외세크 지음/최정수 옮김/344쪽·1만3800원·열린책들
‘프랑스 문단’ 논쟁적 여류작가, 10代 시절 자신의 경험 녹여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사춘기’. 무표정한 소녀의 얼굴에는 불안을 감추고 있는 기색이 엿보인다.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간 소설 ‘가시내’는 바로 사춘기 소녀의 성적 변화와 그 통과의례에 대한 불안감을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문체로 드러내고 있다. 열린책들 제공



야하다. 살구색 바탕에 청색 브래지어와 팬티가 그려진 표지가.

만져보면 이미 브래지어는 올리고 팬티는 내렸다. 여성의 몸을 흉내 낸 ‘W X V’ 모양을 도톰하게 속옷 아래 처리해 두었다. 읽어 보란 것이냐, 만져 보란 것이냐. 전후좌우를 살피고 스윽 표지를 쓰다듬은 뒤 책장을 넘긴다.

소설은 ‘시작하다’ ‘사랑하다’ ‘다시 시작하다’까지 모두 3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프랑스의 클레브란 작은 마을에 주인공인 초등학교 고학년 소녀 솔랑주가 산다. 또래들이 섹스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 그는 제 안에 “화냥년이 숨어” 있다고 믿는 남다른 소녀다. 교실에서 압정을 몸에 박는 상상을 하며 자위행위를 하고 범퍼카를 타고 돌아온 날 생리를 시작한다.
 

마리 다리외세크 ⓒRenaud Monfourny
‘사랑하다’ 장에선 솔랑주와 친구들은 경쟁적으로 첫 경험에 몰두한다. 솔랑주도 여러 남자의 난폭한 손길 속에서 감미롭지 않은 첫 경험을 시작한다. 온갖 성관계를 시도한 끝에 성병까지 얻는다. 그렇다고 섣불리 동정하진 말자. 그는 ‘교접’ ‘음경’ 같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며 스스로 성을 깨칠 정도로 주체적이고 “살아 있는 사람은 나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라고 말할 정도로 자의식이 강하다. ‘다시 시작하다’ 장은 조금 슬픈데, 무관심한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돌봐준 이웃집 아저씨와도 성관계를 맺는 아찔한 과정 속에 여성이 돼 간다.

줄거리만 건조하게 정리했을 뿐 소설 속 적나라한 이야기는 지면에 옮기지도 못했다. 짐작만 하시라. 소설에서 남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 63회 나온다(직접 세진 않았다. 옮긴이의 말을 참고했다). 여성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도 그에 버금가는 횟수로 나온다.
 
 
저자는 어릴 적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일기를 다시 듣고 그 일기에서 많은 부분을 소설로 옮겼다. 일기를 옮겨서일까, 소설은 10대들이 쓰는 비속어로, 그들의 첫 경험을 완벽히 재현했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언급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안네 하면 강제수용소의 비극만 떠올리는 솔랑주에게 친구는 “안네 프랑크는 생리에 관해 쓴 세계 최초의 작가야. 그의 일기는 정확히 그녀가 강제 수용소로 이송되었을 때 끝났어. 그러니 수용소에 관해서는 쓰지 않았지”라고 말한다. 엄숙주의에 빠진 우리가 안네의 영혼만 보고 그의 호르몬 변화는 외면한 것이 아닐까.
 
소설 원제는 가상 마을 이름인 클레브(Cl`eves)다. 소설에선 “클레브는 입술(레브르)을 연상시키니까. 그리고 클리토리스로 시작되니까”라고 설명한다. 클레브가 한국 독자에게 낯선 것을 우려한 한국 출판사는 제목을 솔랑주의 이미지에 쩍쩍 달라붙는 ‘가시내’라고 바꿨다.

저자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꼽힌다. 가난한 여인이 성매매로 많은 돈을 벌지만 점점 암퇘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1996년 데뷔작 ‘암퇘지’ 등 그의 작품들에 녹아 있는 적나라한 묘사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시내’도 프랑스 언론마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호불호를 떠나 10대 소녀의 실제 속내를 자신의 경험에 빗대 문학이란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만큼은 인정해주고 싶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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