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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출신 스릴러 소설가들 … 007 원작자도 첩보원 활동, 헤밍웨이는 KGB 정보원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9월5일 10시19분    조회: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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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프랑스는 내전 직전 상황이었다. 당시 샤를 드골 대통령은 식민지 알제리를 독립시키려고 했다. 이를 반대한 극우 비밀군사조직 OAS는 드골 대통령을 여섯 차례 암살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OAS는 영국인 킬러 ‘자칼’을 고용하고, 프랑스 정보기관은 자칼 사냥에 나섰다. 71년 세계적 베스트셀러 『자칼의 날』의 줄거리다. 영국 작가 프레더릭 포사이드(77)는 위조 여권을 만들고 수사망을 빠져나가거나 암살 무기를 밀반입하는 과정을 자세히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소련에서 금서로 지정됐고, 육영수 여사를 저격한 문세광이 탐독했다고 한다. 지금까진 그의 BBC·로이터 기자 경력 때문에 소설의 리얼리티가 가능했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포사이드는 최근 자신이 20년 넘게 영국의 정보기관 비밀정보국(SIS)을 위해 일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독자의 반응이 뒤따랐다.

 SISMI6라는 속칭으로 더 잘 알려졌다. 영화 ‘007’ 제임스 본드의 소속 기관이다. 영국과 미국엔 포사이드를 비롯해 스파이 출신 또는 스파이 겸업 작가들이 꽤 있다. 이언 플레밍(1908~64)과 존 르 카레(데이비드 존 무어 콘월의 필명·83)가 대표적이다.

 ‘007’의 원작자 플레밍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 정보부에서 활약했다. 기발한 첩보작전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 ‘30AU’라는 특공대의 작전을 입안했다. 플레밍은 53년 제임스 본드를 주인공으로 한 첫 소설 『카지노 로얄』을 냈다. 그는 생전 “제임스 본드는 진짜 스파이를 아주 낭만적으로 그린 캐릭터다. 진짜 스파이는 (플레밍의 상관이었던) 윌리엄 스티븐슨 경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점, 예비역 해군 중령, 줄담배 등 그와 제임스 본드는 공통점이 많다.

 존 르 카레는 MI5라고도 불린 영국 보안국(SS)과 SIS 요원 출신이었다. 영국 내 암약하고 있는 소련 간첩을 색출하거나 동독을 상대로 첩보 공작을 벌였다. SIS에 재직 중이던 61년 첫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를 썼다. 현직 스파이였기 때문에 ‘르 카레(프랑스말로 네모라는 뜻)’라는 필명을 썼다. 대표작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출판된 이듬해인 64년 SIS를 떠났다. SIS 고위 간부이자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이중간첩이었던 킴 필비가 그를 포함한 영국 첩보원의 명단을 갖고 소련으로 망명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작가 스파이의 역사는 꽤 깊다. 16세기 유명한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1564~93)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동갑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다. 말로는 당시 신교도 국가였던 영국을 위협하는 가톨릭 세력에 침투해 정보를 캐냈다. 출석일수가 며칠밖에 안 되는데도 영국 추밀원은 케임브리지대에 명령을 내려 그에게 석사 학위를 주도록 했다. ‘국가의 이익에 관련한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달과 6펜스』의 윌리엄 서머싯 몸(1874~1965)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자원 입대하려 했으나 나이가 많아 떨어졌다. 대신 작가로 활동하면서 SIS 정보원 활동을 했다. 눈에 안 띄는 외모와 냉정한 판단력을 갖춰 첩보원 자질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몸도 스파이 활동에 만족했다고 한다. 후에 자신의 스파이 경력을 바탕으로 단편집 『애쉰든 혹은 영국 첩보원』을 펴냈다. 이 소설에는 신사이면서도 냉정한 스파이가 나오는데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에 영향을 줬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 유쾌하고 신기한 동화책을 내놓은 로알드 달(1916~90)도 스파이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으나 건강 문제로 미국 워싱턴 주미 영국대사관에 무관으로 보내졌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전활동을 맡았다. 이언 플레밍의 상관 스티븐슨 경의 눈에 띄어 미국 여성 인사들의 정치 성향을 파악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달의 친구인 앙투아네트 해스클은 “미국에서 돈 좀 있고 영향력 있는 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달이 유혹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그레이엄 그린(1904~91)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 SIS 요원이었던 여동생 엘리자베스에게 끌려 첩보세계에 발을 담갔다. 당시 그린은 전술한 이중간첩 킴 필비와 친분을 쌓았다. 그는 49년 『제3의 사나이』와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제3의 사나이’ 시나리오를 썼다. 63년 필비가 소련으로 망명한 뒤 사람들은 그린이 이미 필비를 의심했고 ‘제3의 사나이’ 해리 라임의 실제 모델이 필비라고 생각했다.

 스파이 소설가는 미국에서도 발견된다. 작가·환경운동가이자 문학지 ‘파리 리뷰’의 창간자 피터 매티센(1927~2014)은 50년대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이었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는 41년 소련 KGB 정보원으로 포섭됐다. 스탈린 시대 KGB 문서에 따르면 그에겐 ‘아르고’라는 암호가 주어졌다. KGB는 헤밍웨이에 대해 “우리를 도우려는 열의는 높았으나 제공한 정치 정보는 쓸모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50년 그는 KGB로부터 버림받았다.

 왜 영미권 작가들은 스파이가 됐을까.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번역한 번역가 김석희씨는 “영국과 미국은 정보기관의 역사가 오래됐고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다. 다양한 인적 자원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람은 과거를 남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 존 르 카레도 자신의 활약상을 그대로 밝힐 수 없으니 소설의 형식으로 포장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존 르 카레는 이렇게 썼다.

 “작가라는 직업과 스파이라는 직업은 자신이 속한 집단을 먹이 삼아 때로는 은밀하게 정보를 빼내고, 독자 또는 스파이 우두머리를 위해 그 정보를 글로 옮기는 일을 한다. 그래서 두 직업은 짐작건대 상당히 외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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