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콜롬비아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스페인어권 문학의 거장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감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텔레수르 등을 포함한 스페인어권 언론들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비밀 해제된 137페이지 분량의 FBI 문건을 입수해 폭로한 내용을 7일(현지시간) 일제히 인용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마르케스는 1961년 미국 뉴욕을 잠시 방문한 뒤부터 1982년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고 3년이 지난 1985년까지 24년간 FBI의 첩보 활동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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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
FBI가 무슨 이유로 마르케스를 감시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쿠바가 관영 통신사인 프렌사 라티나를 만드는데 마르케스가 도움을 준 것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추정했다.
작년 4월 오랫동안 거주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코요아칸에서 8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마르케스는 쿠바 혁명 정권을 수립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절친한 사이였다.
마르케스는 또 1958년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베네수엘라 우파 군부정권이 시민항쟁을 통해 붕괴하고 좌파 정당이 들어선 역사적인 일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1961년 당시 에드가 후버 FBI 국장이 "어떠한 목적이든 간에 그가 미국 땅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즉시 이를 알아야 한다"고 적은 메모도 있었다.
마르케스의 아들 로드리고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FBI가 아버지를 감시한 것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로드리고는 "쿠바의 통신사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미국에 갔는데도 감시를 받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면서 "아버지는 휘파람을 불면서 신호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미행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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