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1Q84> 7초에 한 권씩 팔린 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3월29일 08시28분    조회:96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1Q84> 1~3권

[오마이뉴스 글:이민희, 편집:최은경]

말이 필요없는 작가의 말이 필요없는 소설 <1Q84>는 2009년 출간 당시 7초에 한 권씩 팔려나갈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작품은 1,2,3권 합쳐 20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긴 하지만, 단숨에 읽어내릴수 있을 만큼 놀라운 흡입력을 발휘한다.

작가는 두 주인공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를 한 장씩 교차해 들려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스포츠클럽 강사인 아오마메는 소리없이 '저쪽 세계'로 보내는 것 말고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오는 인간 말종(가정파괴범, 성폭행범 등)들을 처단하는 킬러이기도 하다. 학원 수학강사인 덴고는 언젠가 자신만의 멋진 소설 출간을 꿈꾸는 작가 지망생이다.

어린 시절 친구인 두 사람은 서로를 강렬하게 사랑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만나지 못하고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인해 두 사람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1Q84년'이라는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빠져든다. 소설은 현실 세계인지, 가상의 세계인지 경계가 모호한 그 어떤 시공간 '1Q84년'에 벌어지는 숨가쁘고 복잡한 이야기 구조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1984> : 빅브라더 / <1Q84> : 리틀 피플

▲ <1Q84> 표지 .
ⓒ 문학동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1Q84>는 작가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바치는 오마주이기도 하다. 1984년 한 전제주의 국가의 끔찍한 감시 체제와 독재자 '빅 브라더'가 등장하는 조지 오웰의 <1984>. 작가는 <1Q84>에서 빅 브라더 대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체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그러나 '우리의 발 밑을 서서히 무너뜨리는'(1권, 501쪽) '리틀 피플'이라는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현대 사회 악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가 단일하고 명확한 실체가 있는 존재로 설정된 반면(작품에서 빅 브라더는 사회 곳곳에 설치된 텔레스크린을 통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거짓 정보를 선전한다), 하루키의 '리틀 피플'은 그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

"그들은 지금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고 대개의 경우, 어떤 이름으로도 불리지 않았어. 그들은 그저 그곳에 있었어. 리틀 피플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편의상 붙인 이름에 지나지 않아."(2권, 286쪽)

하루키의 1Q84년은 조지 오웰의 예상처럼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한 단순한 세계가 아니다. 하루키가 보기에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선과 악의 구분은 명쾌하지 않다. 선은 악이 되기도 하고 악은 선이 되기도 한다. 리틀 피플은 누구인가? 어디로부터 왔는가? 소설이 끝날 때까지 하루키는 리틀 피플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선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어." 남자는 말했다. "선악이란 정지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장소와 입장을 바꿔가는 것이지. 하나의 선이 다음 순간에 악으로 전환할지도 모르는 거야. (중략) 중요한 것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선과 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면 현실적인 모럴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돼. 그래, 균형 그 자체가 선인 게야." (2권, 289쪽)

실제로 하루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죄를 지은 인간과 죄를 짓지 않은 인간을 구분하는 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얇다"며 "체제 안에 반체제가 있고, 반체제 안에 체제가 있다. 이러한 현대 사회의 시스템 전체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물음표' 달린 세상, 무엇이 진짜 세계인가?

<1Q84>에서 'Q'는 물음표(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이 세계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다. 1Q84년은 소설 속 인물들이 1984년의 어떤 시점에서 빨려 들어간 새로운 세계이다.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세계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현실과 이것이 거짓임을 깨달은 인간들의 진짜 세계가 대립한다. 가상과 실제는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인간들은 진짜 세상을 되찾기 위해 가상의 현실과 싸운다.

그러나 하루키의 1Q84년은 가상인지 실제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1Q84년과 1984년을 구분하는 것은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달이다. 오직 1Q84년을 살고 있는 사람만이 이 두 개의 달을 볼 수 있다. 반면 이 달을 볼 수 없는 사람은 그냥 1984년에 머무르고 있다. 설명은 단지 그 뿐이다. 1984년이 진짜 세계인지, 1Q84년이 진짜 세계인지 소설 속 주인공들도 혼란스러워하고 독자들도 혼란스러워한다.

게다가 이 세계에 (혹은 그 세계에) 달이 한 개 밖에 없건, 두 개가 있건 세 개가 있건,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거기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어디에 있더라도 덴고는 덴고일 뿐이다. 고유의 문제를 안고 있고 고유의 자질을 가진 한 명의 똑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이야기의 포인트는 달에 있는 게 아니다. 나 자신에 있는 것이다. (2권, 585쪽)

아오마메와 덴고는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뜬 두 개의 달을 보면서 이 곳이 다른 세계임을 절감하지만, 왜 들어왔는지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세계가 진짜인가?' 하는 물음이 아닌 아오마메는 덴고를, 덴고는 아오마메를 '과연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절박성이다.

그들에게는 서로를 만날 수 있는 세계가 곧 '진짜 세계'다. 하늘에 달이 두 개라는 사실은 다른 차원으로 빨려 들어간 혼돈의 상징이 아니라 아오마메와 덴고가 서로를 강하게 끌어 당기고 있다는 징표인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한다 해도. (1권, 408쪽)

세계를 바꿀 만큼 절실한가?

아오마메와 덴고는 친구도 없고 당장 소멸되어 버린다해도 기억해 줄 사람조차 변변치 않은 고독한 존재들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의 일상이 쳇바퀴 돌 듯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서로에 대한 처절하리만치 강렬한 절실함이 그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우리가 사는 세계란 '바늘로 찌르면 붉은 피가 나는 곳'(3권, 450쪽)이고 가끔 '맥락이 잡히지 않을 만큼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3권, 643쪽)이기도 하며, '희망은 수가 적고 추상적이지만 시련은 지긋지긋할 만큼 많고 대부분은 구체적'(3권, 56쪽)으로 다가오는 간단치 않은 곳이다. 이것이 '현실 세계'의 실체다.

요점은 모두가 이런 현실에 속해 있지만 누구나 같은 세계를 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어떤 절실함, 그것이야말로 내가 속한 세계를 바꿀 수도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에 얼마만큼 절실하며 누구를 갈망하는가.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2009.8.) 이 기사는 이민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yes24.com/xfile340)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 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김학송 시,최주범 사진,김창선 번역)이 일전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돼 화제로 되고있다. 시화집은 제1부 혼의 노래-내 사랑 연변, 제2부 내가 살던 고향은- 전통속에 길이 있다, 제 3부 꿈이 있는 풍경- 가장 귀중한 보물들 등 세 부분에 총 130수의 연변, 우리 민족을 노래한 주...
  • 2014-07-31
  • 최근 하북성 보정 동미호텔에서 이상규(한국) 수필집 《소정만담》(중문) 출간식이 열렸다. 수필집 출간식 행사에 하북성 보정시 시장 마예봉, 보정시 시당위선전부장 리국영을 비롯한 당정지도일군들이 참가하여 리상규회장의 인간애와 박애정신을 높이 치하하였다. 한국인의 수필집 출간식에 보정시 당정지도일군들...
  • 2014-07-16
  • 리광학의 수필집 《하얀 꽃방석》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됐다. 리광학작가는 머리말에 가을문턱에 성큼 들어선 뒤늦은 나이에, 남들은 시장경제의 급물살에 휩싸여 문학이란 터전을 후회없이 버리고 떠...
  • 2014-07-12
  •   김동진 미니수필집 《누가 꽃이 떠드는것을 보았는가》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됐다. 김동진시인은 머리말에 2004년 《장백산》잡지사에서 펼친 “미니작품”응모에서 상을 받은것이 고무로 되여 시창작과 함께 “짧고도 맛있는 글”쓰기에 힘을 기울였다고 했다. 저자는 짧은 6년사이 근...
  • 2014-07-07
  • 한국 외교부 지원 받아 최설매(崔雪梅)교수와 국제교류원, 공자아카데미 공동 집필 류학생들의 한국류학체험담 및 취업성공담 등 생생하게 전달     한국류학 체험담, 취업성공담을 담은『한류』잡지가 한국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최근 발간됐다. 한국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책은 동아대...
  • 2014-07-03
  • 연변시인협회에서 총기획하고 김응준 주필로 된  시집 "수작으로 읽는 우리 시 백년"을 최근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100년의 력사를 헤아리는 중국조선족의 시의 강하에는 많은 우수한 시편들이 떠올랐다. 20세기 초엽, 조선반도에서 망국의 비운을 안고 이 땅에 건너온 선각시인들이 개척한 우리의 시는 피...
  • 2014-06-27
  • 창간호 나온 지 1년…"동포사회 엘리트 참여도 높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에 사는 동포 문인들의 모임인 재한동포문인협회가 '동포문학' 2호를 출간한다고 17일 전했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있는 동포 문인들의 모임인 재한동포문인협회를 결성하고 동인지인 '동포문학'을 창간한 지 ...
  • 2014-06-18
  • 책소개 작가이자 사학자인 송우혜가 되살려낸 윤동주의 순결한 초상 의지와 신명의 인물로서 그네타기까지 즐겼던 증조부, 소박한 농부이자 관후한 장자였던 조부, 시적 기질을 지닌 창백한 지식인이었던 부친, 따뜻하고 너그러운 인품의 어머니. 동경제대 출신 노스승 명희조의 날카로운 역사 인식. 고종사촌 송몽규의 파란...
  • 2014-05-29
  • 연변생식건강연구소 소장이며 연길시방생문진부 원장인 방산옥의 하이퍼시집 《련꽃에 달의 집을 짓다》가 연변대학출판사에 의해 최근 출간됐다. 2012년부터 시 쓰기에 전념한 방산옥은 최룡관선생으로부터 동시, 현대시, 하이퍼시를 배웠다.  《련꽃에 달의 집을 짓다》는 동시집《바람도 빼똘빼똘》에 이어 두번째...
  • 2014-05-15
  • 연변주 조선족아동문학연구회 회장 김만석은 교직종사 55주년을 맞이하여 2013년 11월 동시집 "제비는 스켓트선수" (한국 "시와 사람사")를 출판한 뒤를 이어 2014년 5월 연변인민출판사를 통하여 김만석아동문학작품집 "족제비를 잡은 아이"를 출판하였다. 김만석은 아동문학작가 리론가로서 이번에는 아동문학작품만을 따...
  • 2014-05-09
  • 연변인민출판사 문예도서편집부에서 편집하는 2014년 첫 아동문학작품집이 일전에 출간되였다. 《소녀와 보리밭》이라고 제목한 이 아동문학작품집에는 량춘식, 허두남, 최길록 등 6명 작가의 소설 6편; 한석윤, 김득만, 김철호, 허송절 등 13명 동시인의 동시 33수; 리영철, 전복록, 강길 등 5명 작가의 동화 5편; 로철호...
  • 2014-05-08
  •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68·사진)의 신작 장편 ‘소소한 풍경’(자음과모음)은 여고생과 노시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은교’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사랑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인 ㄱ이 대학 시절의 교...
  • 2014-05-03
  •  (흑룡강신문=하얼빈) 김명록 특약기자 = 허길성선생이 쓴 "굽이굽이 인생길 하많은 사연들" 자서전 출간기념행사가 4월 12일 연변국제호텔에서 있었다.   허길성선생은 장편실화로 된 이 자서전을 펴내기 위해 10여년 무척 애를 써왔으며 이날 출간식에는 북경,천진,대련 등지에서 사업하는 아들 며느리,딸 사위 모두 참...
  • 2014-04-17
  •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연변대학 신문학과를 개척한 최상철 교수가 만년에 “인생수기 ‘하얀얼’”을 출간했다.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하얀얼”인생수기는 총 358쪽으로,최상철 교수의 가문 및 자신의 인생을 집대성한 수기로서, 제1부 &ldquo...
  • 2014-04-14
  • 재일조선족 비교문화학자 김문학교수의 신저 “진화하지 못한 중국인”(일어판)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되였다.   김문학씨는 이 책에서 “중국, 물진 인퇴의 발견”이란 서브타이틀을 달았는데 저자는 물진인퇴(物進人退)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일본, 한국이나 서구 선진문명과 비교를 통해...
  • 2014-04-08
  • 소설가 허련순이 쓴 김진경의 평전 《사랑주의》가 중국어로 번역되여 사회과학문헌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 설립 총장이며 조선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 총장인 김진경(79세)은 미국적 한국인이며 연길시 명예시민, 한국 서울시 명예시민, 조선 평양시 명예시민이다. 평전은 소설가 허련순이 중국과...
  • 2014-03-28
  •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정선아리랑연구소(소장 진용선)는 '조선족'으로 불리는 재중 교포가 부르는 아리랑을 집대성한 책 '중국 조선족이 부르는 아리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진 소장이 사라져가는 재외동포 아리랑 자료 집대성을 위해 '디아스포라 아리랑 자료집' 제1권으...
  • 2014-03-20
  • 2011년부터 《연변문학》에 련재를 시작했던 최홍일의 대하소설 《룡정별곡》 1부와  2부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책으로 출간됐다. 3부와 4부도 곧 출간될 계획이다. 《룡정별곡》은 10년전 인기리에 련재를 마쳤던 “눈물 젖은 두만강”의 후속편이다. 소설은 룡정을 배경으로 지난 세기 10년대로부터 5...
  • 2014-03-17
  •   새해 벽두에 야심작을 내놓다 요즈음 아동작가 전춘식의 또 하나의 야심작이 연변교육출판사로부터 출판되여 어린 독자들과 대면하게 되였다. “꼬마들의 이야기나라”로 되여진 이 책은 커풀로 나왔는데 “셋이 함께 춤 춰라”와 “아가가 쓴 편지”이다. 각각 22편의 단편적인 이야...
  • 2014-02-10
‹처음  이전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