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오늘 400주기] 아, 셰익스피어… 황홀한 삶을 살고 불멸의 작품을 남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4월22일 11시00분    조회:140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 맥베스가 세 마녀와 마주치는 장면을 그린 요제프 안톤 코흐의 작품 동아일보DB


시종이 가져온 거울을 응시하며 리처드 2세는 한탄한다. “이 얼굴이 궁전의 지붕 아래서 매일 1만 명의 신하를 거느리던 그 얼굴이냐?”(‘리처드 2세’ 4막 1장)

거울 속에 권력을 잃은 왕의 얼굴이 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무대라는 거울’을 바라보며 인간의 나약함, 삶의 곡절, 권력의 허망함과 역사의 순환을 읽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과 세상의 본질을 생생하고 냉철하게 그려낸 천재였다.

23일 서거 400주기를 맞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영국 미들랜드 지방의 소도시 스트랫퍼드에서 장갑 제조공의 8남매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문법학교는 졸업했지만 가정 형편 탓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18세에 결혼해 세 자녀를 둔 가장이 되었다.

그는 기회를 찾아 1589년경 런던에 상경해 극장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당시 런던은 연극의 전성시대였다. 관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연극 관람객은 매주 1만5000여 명에 달했다. 런던 인구의 10분의 1에 가까운 수치다.

셰익스피어는 극장에서 처음에는 관객들이 타고 온 말을 돌보는 일을 하다 소품이나 대본을 담당하는 무대 보조원에서 군소 배우 역할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마침내 1590년 초 어느 날 작가로서 첫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셰익스피어는 제독, 더비, 레스터, 펨브룩 극단과도 관계를 맺었지만, 주로 체임벌린 극단에 소속돼 20여 년간 활동했다. 극단 소속의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배우 겸 주주이기도 했다. 그는 사극 11편, 희극 13편, 비극 10편, 로맨스극 5편 등 모두 39편의 극작품과 장시 4편, 소네트 154편을 세상에 선보였다. 극작품은 1년에 거의 2편을 쓴 셈이다.

젊은 셰익스피어는 권력 다툼으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사극에 관심이 컸다. 틈틈이 웃음 가득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희극도 즐겨 썼다. 그리고 영광의 절정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의 겨울왕국을 지나 창작 생애 말기에는 비극을 넘어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로맨스’의 세계를 창조했다. 자신의 작품에는 매춘부와 노예부터 귀족과 왕, 유령과 마녀에 이르기까지 110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을 그려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그의 무대는 뜨거웠다. 그는 말 그대로 ‘만 가지 마음을 가진’ 세상 최고의 이야기꾼으로서 부와 명예를 모두 쟁취한 런던 연극계의 총아가 되었다.

셰익스피어 사후 7년이 지난 1623년, 극단의 친구들은 그를 기념하기 위해 작품들을 모아 전집을 출간하였다. 책 서두에는 당대 최고의 작가 벤 존슨의 헌시를 실었다.

“그는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만세의 시인이다.”

존슨의 예견처럼 셰익스피어는 오늘도 여전히 무대를 활보하고 있다.

그는 왜 400년 동안이나 우리와 함께 울고 웃고 있는가? 그것도 마치 서울 거리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동시대 사람인 것처럼 우리 눈앞에 생생히 살아 있는가? 답은 다양하겠지만 핵심적인 이유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담긴 오락성과 예술성, 보편성 때문이라고 믿는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극은 밝음과 어두움, 가벼움과 무거움, 느림과 빠름, 격정과 평안이 교차되는 뛰어난 극 구성으로 관객들은 극적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정교한 묘사와 적확한 비유, 아름답고 심오한 표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언어의 마술사로서 생생한 이야기와 입체적인 인물을 창조했다. 한 행에 약강 5박자의 리듬이 어우러지는 시적 대사는 눈을 감고 듣는 것만으로도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무대의 인물들이 마치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셰익스피어는 인간과 삶과 세상과 시대를 꿰뚫어 통찰하였으므로 시공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인간과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공감과 깨달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속에서 탐욕과 양심, 도덕과 부도덕, 진실과 위선, 권력과 굴종, 충성과 배반, 사랑과 미움, 영광과 몰락, 야망과 헌신, 복수와 용서, 삶과 죽음 등 삶의 본질을 이루는 수많은 화두를 마주하게 된다.

오늘도 무대에서는 막이 열리고 셰익스피어는 여전히 거기에 있다. 우리는 변함없이 그가 남긴 거울을 통해 인간과 세상과 역사를 바라본다. 그러므로 무대가 존재하는 한 셰익스피어는 불멸이다.

안병대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한양여대 실무영어과 교수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세계에서 4번째 아시아 시인 최초 수상  【수원=뉴시스】김경호 기자 = 고은 시인이 현지시간 3일 이탈리아에서 '국제시인상'을 수상했다.  고은 시인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기념강연과 시...
  • 2017-02-04
  • 정부 정책 등 비판하면 '진보·좌파 성향' 분류해 불이익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한국의 시인도, 작가도 '진보 성향'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는 것을 피하지 못했다. 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의...
  • 2017-02-02
  • [탄생 100년, 윤동주 돌아오다] [3·끝] 윤동주를 바로잡자 윤동주 이름 남용하는 경우 많아  시인이 대학시절 자주 올랐다며 청운공원 내 조성된 '시인의 언덕' 유족 측 "아무 관련 없는 장소"   서울 은평구는 지난해 "윤동주가 다닌 숭실학교 후신 숭실중학교 인근에 '윤동주 도서관'을...
  • 2017-01-20
  • [탄생 100년, 윤동주 돌아오다] [2] 일본 윤동주 연구가 오무라 교수 청나라 말기 정치소설 조사하다 한국 문학에 빠져 윤동주 연구 중국 시골 야산서 무덤 찾고 육필 원고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 시뿐 아니라 事跡도 논문 발표… 윤동주 연구의 기초 자료로 주목   한국 문학계는 윤동주 연구에서 이 일본 노(老...
  • 2017-01-19
  • (정선=연합뉴스) 아리랑 박물관 2017 특별전에서 선보일 1957년과 1958년 중국 조선족 대표 문예지 아리랑. 특별전은 '아리랑, 문학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20일부터 4월 말까지 강원 정선아리랑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2017.1.18 [아리랑 박물관 제공=연합뉴스]
  • 2017-01-19
  • 중앙인민방송국에서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와 이스터문화미디어유한회사가 협조한 “청춘일기” 수필공모 시상식이 17일 연변대학 예술학원 소극장에서 원만히 막을내린 뒤를 이어 18일 오전, “청춘일기” 공모전행사 일환으로 문학특강이 연길시이스터영화관에서 있었다. 연변대학 조선-한국학 학원...
  • 2016-12-20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시상식에 불참하는 대신 다른 이가 대독할 노벨상 수락연설문을 미리 스웨덴 한림원에 보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림원과 딜런은 그러나 오는 10일...
  • 2016-12-06
  •   [아시아엔=전상중 국제펜클럽 회원, 예비역 해군 제독] 9월12일에 이어 두 번째 지진이 일어난 바로 이튿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국제PEN 경주대회 겸 제2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막을 올렸다. 3박4일간 계속된 올해 대회에는 모스크바예술상·톨스토이문학상 등을 수상한 현대 러시아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 2016-12-03
  • 팝 뮤지션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놓고 뒷말들로 분분하다. 분명한 건 노벨문학상 선정위원회의 ‘노이즈 마케팅’이 확실히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런 가정을 해보자. 만약 ‘노벨 예술상’이 신설된다면 ‘작사 부문’에서 수상 가능한 한국의 작사가로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필...
  • 2016-11-12
  • 답례사를 하는 도옥 김영건시인 시가 있는 곳에는 희망이 있고 꿈이 있다. 시가 행복한 사회, 시가 여울치는 사회를 꿈꾸는 작은 만남의 장-김영건시집 《물결이 구겨지고 펴지는 리유》출판기념식이 10월 29일, 연길 고려원식당에서 있었다.   《물결이 구겨지고 펴지는 리유》는 연변작가협회 부주석이며 잡지...
  • 2016-10-30
  •   도라지잡지사에서 주최한 길림지역 조선족청년작가 작품연구토론회가 23일 길림시에서 있었다. 길림지역 청년작가 15명이 모여 근간에 창작한 시, 수필, 소설 등 16편에 대해 창작경위와 감상평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토론회를 사회한 도라지잡지사 리상학총편은 한편의 시에 너무 많은것을 담지 말것...
  • 2016-10-29
  • 지난 9월, 시집 《우물 일곱개였던 마을–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로 제20회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김승종시인(53세, 아호 죽림), 그는 "시라는것을 알고 쓰고,시다운 시를&nbs...
  • 2016-10-28
  • 문인들로부터 성추행이나 희롱을 당했다는 폭로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진성 시인·박범신 작가에게 성적 수치" 온라인에 피해자 증언 잇따라 올라와 문인의 영향력 내세워 예비문인·출판계 종사 여성에게 몹쓸 짓 지난달 김현 시인이 문예지에 문단의 여성혐...
  • 2016-10-21
  •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성희롱 논란에 휘말린 소설 '은교'의 박범신 작가가 자신에 대해 제기된 성희롱 주장에 대해 "기분이 언짢았다면 사과드리고 싶다는 말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 작가는 이날 뉴시스와 가진 통화에서 SNS인 트위터상에서 성희롱 논란이...
  • 2016-10-21
  • 수상후 기념사진을 남긴 최룡관(왼쪽 세번째사람),김관웅(왼쪽 네번째사람)   조선족 김관웅, 최룡관이 제11기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아 조선족문단에 또 하나의 쾌거를 기록했다.   중국작가협회, 국가민족사무위원회의 공동주최로 27일 중국현대문학관에서 제11기전국소수민족문...
  • 2016-10-01
  • -내달 1일까지 ‘서울국제작가축제’ 미국 현대문학 총아 데이비드 밴 소설가 김숨·시인 김선우 등 대거참가 국내외작가 1인씩 짝 맞춰 ‘1시간 수다’ 대학로선 낭독에 연극·무용 등 접목도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소년의 이야기를 회고록 형식으로 담아낸 데뷔작 ‘자살의 전설&...
  • 2016-09-28
  •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64년전 내가 중등학교 1학년 때 즉 1953년 7월말 어느 날 이었다. 그해 여름방학에 연변주 교육국에서는 처음으로 전 주 중학생 하령영(夏令營·하기훈련캠프)을 조직하였는데 18일간 하령영에서는 정치사상교육과 도덕예절교양을 진행하는 한편 문학, 음악, 무용, 체육 등 문체활동을 다양하게...
  • 2016-09-10
  •   중국조선족문학의 대부 김학철선생문학 학술세미나 대련민족대에서 2016년 8월 23일 “2016 중국조선족문학의 대부 김학철과 소수자문학” 국제학술세미나가 대련민족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였다.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에 즈음하여 개최된 이번 세미나는 충남대학교 박수연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한국의...
  • 2016-09-01
  • 김승종 씨, 우물 일곱 개 있던 고향 풍경 담아…옌볜서 교직 근무 중 한국에 와                   안동의 한식당에서 일하는 중국 조선족 동포가 식당 숙소에서 고향을 그리며 쓴 시가 정지용문학상을 받았다. 충북 옥천문화원은 최근 "'제20회 옌볜(延邊) 정지용...
  • 2016-08-29
  • 중국 유명 아동문학작가인 조문헌이 8월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시에서 2016년 국제 안데르센상 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국 작가가 안데르센상을 수상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중국국제방송
  • 2016-08-21
‹처음  이전 3 4 5 6 7 8 9 10 11 12 1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