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오늘 400주기] 아, 셰익스피어… 황홀한 삶을 살고 불멸의 작품을 남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4월22일 11시00분    조회:155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지녔다. 맥베스가 세 마녀와 마주치는 장면을 그린 요제프 안톤 코흐의 작품 동아일보DB


시종이 가져온 거울을 응시하며 리처드 2세는 한탄한다. “이 얼굴이 궁전의 지붕 아래서 매일 1만 명의 신하를 거느리던 그 얼굴이냐?”(‘리처드 2세’ 4막 1장)

거울 속에 권력을 잃은 왕의 얼굴이 있다.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무대라는 거울’을 바라보며 인간의 나약함, 삶의 곡절, 권력의 허망함과 역사의 순환을 읽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과 세상의 본질을 생생하고 냉철하게 그려낸 천재였다.

23일 서거 400주기를 맞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영국 미들랜드 지방의 소도시 스트랫퍼드에서 장갑 제조공의 8남매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문법학교는 졸업했지만 가정 형편 탓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18세에 결혼해 세 자녀를 둔 가장이 되었다.

그는 기회를 찾아 1589년경 런던에 상경해 극장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당시 런던은 연극의 전성시대였다. 관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연극 관람객은 매주 1만5000여 명에 달했다. 런던 인구의 10분의 1에 가까운 수치다.

셰익스피어는 극장에서 처음에는 관객들이 타고 온 말을 돌보는 일을 하다 소품이나 대본을 담당하는 무대 보조원에서 군소 배우 역할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마침내 1590년 초 어느 날 작가로서 첫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셰익스피어는 제독, 더비, 레스터, 펨브룩 극단과도 관계를 맺었지만, 주로 체임벌린 극단에 소속돼 20여 년간 활동했다. 극단 소속의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배우 겸 주주이기도 했다. 그는 사극 11편, 희극 13편, 비극 10편, 로맨스극 5편 등 모두 39편의 극작품과 장시 4편, 소네트 154편을 세상에 선보였다. 극작품은 1년에 거의 2편을 쓴 셈이다.

젊은 셰익스피어는 권력 다툼으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사극에 관심이 컸다. 틈틈이 웃음 가득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희극도 즐겨 썼다. 그리고 영광의 절정에서 파국으로 치닫는 ‘비극’의 겨울왕국을 지나 창작 생애 말기에는 비극을 넘어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로맨스’의 세계를 창조했다. 자신의 작품에는 매춘부와 노예부터 귀족과 왕, 유령과 마녀에 이르기까지 110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을 그려냈다.

관객들은 열광했고 그의 무대는 뜨거웠다. 그는 말 그대로 ‘만 가지 마음을 가진’ 세상 최고의 이야기꾼으로서 부와 명예를 모두 쟁취한 런던 연극계의 총아가 되었다.

셰익스피어 사후 7년이 지난 1623년, 극단의 친구들은 그를 기념하기 위해 작품들을 모아 전집을 출간하였다. 책 서두에는 당대 최고의 작가 벤 존슨의 헌시를 실었다.

“그는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만세의 시인이다.”

존슨의 예견처럼 셰익스피어는 오늘도 여전히 무대를 활보하고 있다.

그는 왜 400년 동안이나 우리와 함께 울고 웃고 있는가? 그것도 마치 서울 거리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동시대 사람인 것처럼 우리 눈앞에 생생히 살아 있는가? 답은 다양하겠지만 핵심적인 이유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담긴 오락성과 예술성, 보편성 때문이라고 믿는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극은 밝음과 어두움, 가벼움과 무거움, 느림과 빠름, 격정과 평안이 교차되는 뛰어난 극 구성으로 관객들은 극적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정교한 묘사와 적확한 비유, 아름답고 심오한 표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언어의 마술사로서 생생한 이야기와 입체적인 인물을 창조했다. 한 행에 약강 5박자의 리듬이 어우러지는 시적 대사는 눈을 감고 듣는 것만으로도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무대의 인물들이 마치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셰익스피어는 인간과 삶과 세상과 시대를 꿰뚫어 통찰하였으므로 시공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인간과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공감과 깨달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속에서 탐욕과 양심, 도덕과 부도덕, 진실과 위선, 권력과 굴종, 충성과 배반, 사랑과 미움, 영광과 몰락, 야망과 헌신, 복수와 용서, 삶과 죽음 등 삶의 본질을 이루는 수많은 화두를 마주하게 된다.

오늘도 무대에서는 막이 열리고 셰익스피어는 여전히 거기에 있다. 우리는 변함없이 그가 남긴 거울을 통해 인간과 세상과 역사를 바라본다. 그러므로 무대가 존재하는 한 셰익스피어는 불멸이다.

안병대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한양여대 실무영어과 교수

동아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김문학,유명작가 류심무와 공개 대담   6월 2일 오후, 재일비교문화학자 김문학(56)씨가 중국 당대 대표작가의 한 사람인 류심무(刘心武.76)의 초청으로 북경에서 공개대담을 진행하였다.   류심무는 1977년 《담임선생(班主任)》으로 중국 신시기문학의 첫페이지를 열고, "'상처문학'의 대부"로 알려진...
  • 2018-06-06
  • 소설가 한강 씨와 김애란 씨가 독일에서 개최되는 문학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나란히 독일 리베라투르상 후보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강 김애란 리베라투르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산하의 문학 진흥단...
  • 2018-05-30
  • 2018년 연변청소년시조 백일장이 지난 27일 도문시 국경생태원에서 펼쳐졌다. 주내 각 지역에서 온 200여명 학생들이 백일장에 참가해 시조를 지었다.     , 등 6개 제목을 둘러싸고 상상하고 있는 모습들.   중화민족의 문학화원에 시조가 한떨기 꽃으로 활짝 피여나게 하고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긍지감, ...
  • 2018-05-29
  • 불교 대표 시조시인 오현스님 입적 문재인 대통령 시 2편 SNS에 올리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2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현 스님의 시 2편을 소개했다(사진=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
  • 2018-05-28
  • 올해 맨부커 인터내서널상 수상자인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왼쪽)과 번역가 제니퍼 크로프트. 맨부커상 심사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에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56)의 (Flights)가 선정됐다. 한국의 한강 작가(48)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최종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수상으로...
  • 2018-05-23
  •     중국이 세계 무대의 중심에 다가서면서 중국 이야기에 대한 글로벌 독자들의 호기심과 기대 또한 높아졌으며 중국 문학의 가시도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중국 문학은 세계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어떤 혁신을 통해 정신이 풍요로운 중국을 그릴 것인가 또 어떤 방법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문화 다양...
  • 2018-05-14
  • 최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통일에 대한 염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사회의 일상적 삶의 모습을 다룬 소설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소설 '벗'은 북한 대표작가 백남룡 소설가가 지난 1988년 북한에서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당시 이 소설은 북...
  • 2018-05-13
  •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문화재청 제공)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와 저항시인 윤동주와 이육사의 친필원고 등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
  • 2018-05-08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않기로 결정 (PG) '미온 대처 도마' 스웨덴 한림원 "대중 신뢰 회복 시간 필요" 문학상 지금까지 7차례 시상 못 해…1949년 이후 69년 만에 처음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박인영 기자 = 최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에 대...
  • 2018-05-05
  • ◆ 한류의 봄이 온다 ◆ 일본에서 K팝뿐만 아니라 클래식 한류도 서서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선두 주자는 발레다. 2010년 첫 일본 투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일본 무대에 오르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UBC) 관계자는 "2010년 당시만 해도 타깃 관객은 발레 애호가보다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한류 팬들이었는...
  • 2018-04-15
  • 2년 전 '채식주의자' 수상 이후 두 번째…5명 후보와 경쟁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최종 후보에 또다시 지명됐다. 2년 전 '채식주의자'로 이 상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
  • 2018-04-14
  • 국립극단 연극으로 본 카프카의 ‘성’ 토지측량사 K가 눈밭에 쓰러진다. 의문이 든다. 그는 왜 성에 가려 했을까. 그는 왜 성에 가지 못했을까. 성에 가야 한다는 당위에 평생 미혹당한 건 아닐까.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성’이 연극 무대로 옮겨졌다. 국립극단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같은 ...
  • 2018-04-08
  •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인생 조명한 대형 특강 연길서 (흑룡강신문=하얼빈)렴청화 연변특파원= 21일, 조선족의 훌륭한 아들이며 룡정의 자랑인 한락연의 생애가 연변1중에서 집중 조명되였다.   올해는 한락연 탄생 1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연변1중의 400여명 사생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한락...
  • 2018-03-25
  • 3월 13일, 로신문학원 8리좡(八里庄) 캠퍼스에서 로신문학원 제31기 소수민족 문학창작 고급강습반(시가창작반) 개학식이 있었다.     로신문학원 제31기 소수민족문학창작 고급강습반 개학식 현장   개학식은 중국작가협회 부주석이고 로신문학원 원장인 지디마카(吉狄马加), 중...
  • 2018-03-15
  • 한강(48)의 소설 '흰'이 다시 한 번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12일(현지시간)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데버러 스미스가 번역해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출간된 한강의 '흰'(영국 출판명 White Book)'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3편의 롱리스트(1차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한강은...
  • 2018-03-13
  • 총화표창대회 돈화서 대회에서 전민독서활동 우수조직단위, 선진 집단 및 개인을 표창했다. 심연 기자 6일, 제11회 연변독서절 총화표창대회가 돈화에서 있었다.   행사에서는 제11회 연변독서절 기간 거둔 성과를 전면적으로 총화하고 독서활동 가운데서 용솟음쳐나온 우수조직단위, 선진집단과 선진개인을 표창했다....
  • 2018-03-09
  • -교육부, 2018학년도 검정교과서 발행사 수정 계획 취합 발표 -고은ㆍ이윤택ㆍ오태석 작품 등 36건 중 35건 수정키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최근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는 고은 시인의 작품은 물론 이윤택, 오태석 등 ‘미투 운동’으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연출가들의 작품 및 인물소개도 대부분의 검정 교...
  • 2018-03-08
  •     3월 2일, 《민족문학》 잡지사, 중경시 강진(江津)구인민정부, 중경시작가협회의 공동 주최로 ‘2017 《민족문학》 문학상 시상식’이 중경시 강진구 강진호텔에서 개최됐다.   중국작가협회 명예부주석 단증(丹增),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상무부회장 엽매, 《민족문학》 주필 석일녕(石一...
  • 2018-03-06
  •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미투]24년전 성추행 목격담 본보 보내와 “탑골공원 근처서 문인들과 술자리… 의자에 누워 나와 女시인에 추태 동석한 사람 중 누구도 제지안해” “2012년 광주 노래방서도 노출”… 20대 작가지망생도 폭로 작품을 통해 고은 시인(85)의 성추문을 처음 세상에 ...
  • 2018-02-28
  • 문단 인사들의 증언 고은성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85)의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불과 10년 전에도 그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오고 있다. 최영미 시인(57)의 최초 폭로 직후 고 시인은 “30년 전 일이다. 격려 차원에서 손목을 잡았으나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
  • 2018-02-27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