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3년 만에 새 시집 ‘초혼’ 낸 시인 고은'“근·현대사 원혼들 쌓인 한국, 진혼이 필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0월4일 11시13분    조회:85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원한에 찬 부당한 죽음들이 많이 쌓여있다. 한국은 진혼이 필요한 사회다.”

시인 고은(83)이 3년 만에 새 시집 <초혼>(창비)을 냈다.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은은 “산자로서 죽은 넋들에 대한 끊임없는 애도와 기념, 기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번 시집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300쪽이 넘는 묵직한 시집은 삶의 후년에서 성찰한 언어와 사물에 대한 시들(1부)과 현대사의 죽은 넋들을 위무하는 장편 굿시 ‘초혼’(2부)으로 구성돼 있다. 62쪽에 이르는 ‘초혼’은 3년 전 한 공연장 개관기념으로 벌였던 초혼굿에서 그가 직접 쓰고 낭독했던 굿을 위한 장편 시다. “왜인에게 죽어간 조선 동포 원혼들”에서부터 “제주 4·3의 넋들”, “학살로 쓰러져간 광주 안팎 민주영령”, “어제의 남녘 바다 세월호의 꽃 같은 내 딸들”까지…. 그가 위무하는 원령들은 한국 안팎의 근·현대사에 걸쳐있는 죽음이다.

“넋들이여/ (…) 길가에 널브러져 썩어간 백성들이여/ (…) 오끼나와 정신대 그 넋들이여/ (…) 물속의 어린 넋들/ 임의 넋 우리 모두 등에 지고/ 가슴에 품고/ 원한으로 차 있는 내 겨레의 땅 내 조국의 어둠과 빛 속으로 나아갈지어니/ 나 돌아가지 않으리라/ (…) 이 땅의 반만년 원혼 혼령 위무하며 살아가고저”(‘초혼’ 중)

그는 월명의 ‘제망매’와 김소월의 ‘초혼’ 등을 언급하며 “우린 고대부터 사자를 섬기고 죽은 넋을 불러 현생과 화해시키는 일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내 또래의 절반 가까이를 잃었다. 그들이 살다 중단된 나머지 삶을 내가 대신 살아줘야 되겠다는 과제가 항상 있었다.”

3년 만에 새 시집 ‘초혼’ 낸 시인 고은 “근·현대사 원혼들 쌓인 한국, 진혼이 필요”

고은 시의 근간은 항상 죽음과 그것이 만드는 폐허가 아닌 적이 없었으나, 이번 시집에서도 유독 죽음은 가까이 와 있다.

삶의 노년에서 그가 바라보는 죽음은 과거에 그가 사투를 벌였던 죽음들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그 죽음은 1950년대 ‘구체적인 현실’(한국전쟁)로서의 죽음과 1960년대 ‘허무주의’로서의(4번의 자살 시도) 죽음, 1970년대 ‘사회적’ 죽음(전태일 분신)을 거쳐 이젠 “공포 없이 내가 감당해야 할 나만의 단독 사건”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마음이 약해져서 종교로 가는데, 나는 거꾸로 역류하는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비종교적으로 된다. 죽음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두려워하나 두려워하지 않는 그것은 오는 것이다.”

“자신의 죽음도 모르고 살다가 죽는 짐승들을 보라”고 그는 말했다.

최근 아제르바이잔에서 번역된 시까지 합하면 그의 시는 총 30개 국가에서 번역됐다. 1년에 평균 10개국에서 문학행사 초청이 온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국문학의 세계화’처럼 우스꽝스러운 말은 없다”고 말했다. “서구의 작가들이 ‘세계화’라는 말을 내걸고 글을 쓰는 것은 보지 못했다. 작가는 자기의 이름을 걸고 쓰는 것이다. 모든 문학은 개별적이다. 보편성이 서구에만 있고 우리에겐 특수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편성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다. 모든 보편성은 특수성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한국문학도 보편성에 참여해야 한다는 일부 평론가들의 지적은 엉터리 같은 얘기다.”

고은은 죽은 넋뿐 아니라 지친 산자들도 말없이 어루만졌다. 그는 최근 젊은세대가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조류에 대해 “이 시대만의 특별한 현상이라고 볼 순 없다”며 “어떤 경로로 해서든 가혹한 현실을 못 견뎌 살 길을 찾아 떠나온 게 인류의 역사다. 그것은 그것대로 좋은 일”이라고 했다. “조선 말기 강 건너는 사람을 처형했을 때도 두만강을 기어코 건너 삶의 터전을 만들다 보니 오늘날 동북 삼성 조선족 사회를 이뤘다.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를 건너 뗏목을 타고 호주까지 갔을 때 짐승과 같은 몹쓸 환경에서 더 좋은 데를 찾아간 것이다. 여기까지 온 게 다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대가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미래 시대는 이보다 더 못할지도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산자의 몫이 중요하니 ‘애도’가 짧아야 한다고 주장한 프로이트보다 성찰을 위해 긴 ‘애도’가 필요하다고 했던 데리다를 선호한다면서 공연예술이자 제례행위이기도 한 ‘초혼굿’을 전국 순회로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진혼이 없는 시대, 가시적인 성취만 취하는 사회다.”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노벨문학상에 대해선 그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한테는. 내가 모를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9
  • 시화집 《시와 사진으로 보는 연변》(김학송 시,최주범 사진,김창선 번역)이 일전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돼 화제로 되고있다. 시화집은 제1부 혼의 노래-내 사랑 연변, 제2부 내가 살던 고향은- 전통속에 길이 있다, 제 3부 꿈이 있는 풍경- 가장 귀중한 보물들 등 세 부분에 총 130수의 연변, 우리 민족을 노래한 주...
  • 2014-07-31
  • 최근 하북성 보정 동미호텔에서 이상규(한국) 수필집 《소정만담》(중문) 출간식이 열렸다. 수필집 출간식 행사에 하북성 보정시 시장 마예봉, 보정시 시당위선전부장 리국영을 비롯한 당정지도일군들이 참가하여 리상규회장의 인간애와 박애정신을 높이 치하하였다. 한국인의 수필집 출간식에 보정시 당정지도일군들...
  • 2014-07-16
  • 리광학의 수필집 《하얀 꽃방석》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됐다. 리광학작가는 머리말에 가을문턱에 성큼 들어선 뒤늦은 나이에, 남들은 시장경제의 급물살에 휩싸여 문학이란 터전을 후회없이 버리고 떠...
  • 2014-07-12
  •   김동진 미니수필집 《누가 꽃이 떠드는것을 보았는가》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됐다. 김동진시인은 머리말에 2004년 《장백산》잡지사에서 펼친 “미니작품”응모에서 상을 받은것이 고무로 되여 시창작과 함께 “짧고도 맛있는 글”쓰기에 힘을 기울였다고 했다. 저자는 짧은 6년사이 근...
  • 2014-07-07
  • 한국 외교부 지원 받아 최설매(崔雪梅)교수와 국제교류원, 공자아카데미 공동 집필 류학생들의 한국류학체험담 및 취업성공담 등 생생하게 전달     한국류학 체험담, 취업성공담을 담은『한류』잡지가 한국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최근 발간됐다. 한국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책은 동아대...
  • 2014-07-03
  • 연변시인협회에서 총기획하고 김응준 주필로 된  시집 "수작으로 읽는 우리 시 백년"을 최근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100년의 력사를 헤아리는 중국조선족의 시의 강하에는 많은 우수한 시편들이 떠올랐다. 20세기 초엽, 조선반도에서 망국의 비운을 안고 이 땅에 건너온 선각시인들이 개척한 우리의 시는 피...
  • 2014-06-27
  • 창간호 나온 지 1년…"동포사회 엘리트 참여도 높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한국에 사는 동포 문인들의 모임인 재한동포문인협회가 '동포문학' 2호를 출간한다고 17일 전했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있는 동포 문인들의 모임인 재한동포문인협회를 결성하고 동인지인 '동포문학'을 창간한 지 ...
  • 2014-06-18
  • 책소개 작가이자 사학자인 송우혜가 되살려낸 윤동주의 순결한 초상 의지와 신명의 인물로서 그네타기까지 즐겼던 증조부, 소박한 농부이자 관후한 장자였던 조부, 시적 기질을 지닌 창백한 지식인이었던 부친, 따뜻하고 너그러운 인품의 어머니. 동경제대 출신 노스승 명희조의 날카로운 역사 인식. 고종사촌 송몽규의 파란...
  • 2014-05-29
  • 연변생식건강연구소 소장이며 연길시방생문진부 원장인 방산옥의 하이퍼시집 《련꽃에 달의 집을 짓다》가 연변대학출판사에 의해 최근 출간됐다. 2012년부터 시 쓰기에 전념한 방산옥은 최룡관선생으로부터 동시, 현대시, 하이퍼시를 배웠다.  《련꽃에 달의 집을 짓다》는 동시집《바람도 빼똘빼똘》에 이어 두번째...
  • 2014-05-15
  • 연변주 조선족아동문학연구회 회장 김만석은 교직종사 55주년을 맞이하여 2013년 11월 동시집 "제비는 스켓트선수" (한국 "시와 사람사")를 출판한 뒤를 이어 2014년 5월 연변인민출판사를 통하여 김만석아동문학작품집 "족제비를 잡은 아이"를 출판하였다. 김만석은 아동문학작가 리론가로서 이번에는 아동문학작품만을 따...
  • 2014-05-09
  • 연변인민출판사 문예도서편집부에서 편집하는 2014년 첫 아동문학작품집이 일전에 출간되였다. 《소녀와 보리밭》이라고 제목한 이 아동문학작품집에는 량춘식, 허두남, 최길록 등 6명 작가의 소설 6편; 한석윤, 김득만, 김철호, 허송절 등 13명 동시인의 동시 33수; 리영철, 전복록, 강길 등 5명 작가의 동화 5편; 로철호...
  • 2014-05-08
  • 영화로도 제작된 소설 ‘은교’의 작가 박범신(68·사진)의 신작 장편 ‘소소한 풍경’(자음과모음)은 여고생과 노시인 사이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은교’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사랑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작품 속 주인공인 ㄱ이 대학 시절의 교...
  • 2014-05-03
  •  (흑룡강신문=하얼빈) 김명록 특약기자 = 허길성선생이 쓴 "굽이굽이 인생길 하많은 사연들" 자서전 출간기념행사가 4월 12일 연변국제호텔에서 있었다.   허길성선생은 장편실화로 된 이 자서전을 펴내기 위해 10여년 무척 애를 써왔으며 이날 출간식에는 북경,천진,대련 등지에서 사업하는 아들 며느리,딸 사위 모두 참...
  • 2014-04-17
  •      (흑룡강신문=하얼빈)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연변대학 신문학과를 개척한 최상철 교수가 만년에 “인생수기 ‘하얀얼’”을 출간했다.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하얀얼”인생수기는 총 358쪽으로,최상철 교수의 가문 및 자신의 인생을 집대성한 수기로서, 제1부 &ldquo...
  • 2014-04-14
  • 재일조선족 비교문화학자 김문학교수의 신저 “진화하지 못한 중국인”(일어판)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되였다.   김문학씨는 이 책에서 “중국, 물진 인퇴의 발견”이란 서브타이틀을 달았는데 저자는 물진인퇴(物進人退)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일본, 한국이나 서구 선진문명과 비교를 통해...
  • 2014-04-08
  • 소설가 허련순이 쓴 김진경의 평전 《사랑주의》가 중국어로 번역되여 사회과학문헌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 설립 총장이며 조선 평양과학기술대학 설립 총장인 김진경(79세)은 미국적 한국인이며 연길시 명예시민, 한국 서울시 명예시민, 조선 평양시 명예시민이다. 평전은 소설가 허련순이 중국과...
  • 2014-03-28
  • (정선=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정선아리랑연구소(소장 진용선)는 '조선족'으로 불리는 재중 교포가 부르는 아리랑을 집대성한 책 '중국 조선족이 부르는 아리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진 소장이 사라져가는 재외동포 아리랑 자료 집대성을 위해 '디아스포라 아리랑 자료집' 제1권으...
  • 2014-03-20
  • 2011년부터 《연변문학》에 련재를 시작했던 최홍일의 대하소설 《룡정별곡》 1부와  2부가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책으로 출간됐다. 3부와 4부도 곧 출간될 계획이다. 《룡정별곡》은 10년전 인기리에 련재를 마쳤던 “눈물 젖은 두만강”의 후속편이다. 소설은 룡정을 배경으로 지난 세기 10년대로부터 5...
  • 2014-03-17
  •   새해 벽두에 야심작을 내놓다 요즈음 아동작가 전춘식의 또 하나의 야심작이 연변교육출판사로부터 출판되여 어린 독자들과 대면하게 되였다. “꼬마들의 이야기나라”로 되여진 이 책은 커풀로 나왔는데 “셋이 함께 춤 춰라”와 “아가가 쓴 편지”이다. 각각 22편의 단편적인 이야...
  • 2014-02-10
‹처음  이전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