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윤동주는 시를 들고 일제와 싸웠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4월6일 08시45분    조회:93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의 무대. 거대한 달이 떠 있다. 손민호 기자

 2017년은 시인 윤동주(1917∼45)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올 봄 윤동주를 기리는 문화예술 행사가 잇따르는 까닭이다.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담은 공연도 여럿 있었는데, 눈길을 끌었던 한 편을 소개한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이다. 3월 21일∼4월 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른 작품은 전 객석 매진 기록을 세우고 화려한 막을 내렸다.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를 중심으로 윤동주의 짧았던 생애를 돌아본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로 재구성한 윤동주의 삶과 시
만주 용정에서의 중학교 시절 일본어 낙제 점수 받아
창씨개명에 고뇌하던 시절 '자화상' '서시' 등 대표작 남겨
가무극의 하이라이트는 토해내고 절규하는 '별 헤는 밤'
창작가무극은 서울예술단이 주도하는 한국형 뮤지컬의 형식

 # 윤동주 vs 히라누마 도주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만주 명동촌에서 태어났고, 1945년 2월 16일 일본 규슈(九州)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숨졌다. 윤동주의 국적은 한 번도 조선인 적이 없었다. 조선이 망한 뒤 일제가 점령 중이던 만주에서 태어났고 일제가 패망하기 직전 일본 열도에서 죽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윤동주를 ‘중국 조선족 시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윤동주는 평생 조선어로 시를 썼다.
중국 연변에 있는 룽징마을. 만주벌판을 가로지르는 해란강을 끼고 있다. 손민호 기자

중국 연변에 있는 룽징마을. 만주벌판을 가로지르는 해란강을 끼고 있다. 손민호 기자

 윤동주의 고향이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도 등장하는 룽징(龍井)이다. 일송정 푸른 소나무가 자라고 해란강이 광활한 평야를 가로지르는 고장이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에 속한다. 
 
 룽징에 가면 윤동주가 스무 살에 편입해 2년간 다녔던 광명중학교가 있다. 이름은 중학교이지만 지금의 고등학교다. 이 학교 본관 건물 앞에 윤동주의 대표작 ‘서시’를 새겨놓은 시비가 서 있다. 광명중학교를 졸업한 윤동주는 서울의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학교)에 입학했다. 광명중학교에서 윤동주의 성적은 의외로 평범했다. 특히 일본어 실력은 낙제 수준이었다. 제일 잘 받은 점수가 62점이었고, 40점을 받은 적도 있었다.  
윤동주가 2년간 다녔던 명동중학교. 본관 건물 앞에 윤동주 시비가 서 있다. 손민호 기자

윤동주가 2년간 다녔던 명동중학교. 본관 건물 앞에 윤동주 시비가 서 있다. 손민호 기자

 명동중학교에 전시 중인 윤동주의 학적부. 윤동주는 특히 일본어에 약했다. 4학년 때는 40점을 받기도 했다. 손민호 기자

명동중학교에 전시 중인 윤동주의 학적부. 윤동주는 특히 일본어에 약했다. 4학년 때는 40점을 받기도 했다. 손민호 기자

 윤동주도 창씨개명을 했다. 히라누마 도주(平沼東住). 그의 일본 이름이다. 일본에 유학을 가려면 어쩔 수 없었다. 윤동주는 1942년 4월 도쿄(東京) 립교(立敎)대학에 입학했고, 일본으로 떠나기 전 착잡한 심정을 여러 편의 시에 남겼다. 조선어로 시를 쓰는 일본 이름의 시인. 이 부끄러운 현실이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참회록’을 낳았다.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고 윤동주는 ‘욕되다’고 썼다.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참회록’ 1연, 1942년 1월 24일.
 
 #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윤동주, 달을 쏘다.’에는 모두 9편의 윤동주 시가 등장한다. 8편이 전편 인용되고 1편이 부분 인용된다. 노래에 쓰인 시는 없다. 작곡을 담당한 오상준은 “윤동주의 시 안에 음악적 선율이 내포돼 있다는 생각에 시는 독백과 낭독으로 표현하고 음악은 시의 감성과 비슷한 결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오상준 작곡의 설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윤동주의 시는 굳이 멜로디를 얹지 않아도 음악성을 띤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윤동주의 시를 스스럼없이 암송하는 까닭이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오프닝 장면. 윤동주가 시 '팔복'을 천천히 읊으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오프닝 장면. 윤동주가 시 '팔복'을 천천히 읊으며 감정을 고조시킨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시에 내재한 음율 덕분에 ‘윤동주, 달을 쏘다.’의 인상적인 첫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배우는 오로지 시를 읊었으나, 관객은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것 같은 감상에 빠졌다. 무대를 보자. 깜깜한 무대 왼쪽 구석에 윤동주가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끼적거린다. 처음에는 나지막이 한 행을 읊는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시행을 반복할 때마다 감정이 상승하고, 마침내 윤동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관객을 마주 본다. 배우가 시를 읊을 때마다 무대 중앙 스크린에선 시어가 한 자 한 자 새겨진다. 1940년에 쓴 ‘팔복(八福)’이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가 모두 여덟 번 되풀이된다. 시어는 같지만 행마다 감정이 다르다. 처음엔 서글프다가 나중엔 복받친다. 올해 공연에서 처음 윤동주 역할을 맡은 배우 온주완은 오프닝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온주완 배우의 대본을 보면 치밀했던 고민이 뚝뚝 묻어난다.
윤동주 역을 맡은 온주완 배우의 실제 대본. '팔복'의 한 행 한 행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빼곡히 메모를 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역을 맡은 온주완 배우의 실제 대본. '팔복'의 한 행 한 행마다 다른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빼곡히 메모를 했다. [사진 서울예술단]

 이 처연한 구절은 성경에서 따왔다. 마태복음 5장 예수가 축복을 내리는 장면에 등장한다. 예수는 마음이 가난한 자, 슬퍼하는 자, 온유한 자 등 여덟 부류의 사람이 축복을 받는다고 말했다. 예수가 내리는 축복 중에서 두 번째가 슬퍼하는 자의 축복이다. 슬픔이 곧 축복이라는 예수의 말씀을 시인은 꾸역꾸역 받아 적었다. 그리고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라고 갈무리했다. 
 
 영원히 슬프겠으니 영원한 복을 달라는 자학적인 바람이었다. 여기에 윤동주 시의 미학이 있다. 윤동주의 시는 염결한 기독교주의에서 기인한다. 할아버지 대부터 윤동주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도 윤동주의 짧은 생애를 다뤘다. 그 영화로 많은 사람이 윤동주의 동갑내기 고종사촌 송몽규의 존재를 알게 됐다. 영화를 보면 윤동주가 송몽규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이다. 송몽규는 윤동주보다 공부도 잘했고 먼저 등단했다. 무엇보다 만주에서 독립군 활동을 했다. ‘윤동주, 달을 쏘다.’에도 둘 사이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슬쩍 끼워져 있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한 장면.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급우들이다. 사진 맨 오른쪽부터 윤동주, 강처중, 정병욱, 송몽규.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한 장면. 윤동주의 연희전문학교 급우들이다. 사진 맨 오른쪽부터 윤동주, 강처중, 정병욱, 송몽규. [사진 서울예술단]

 하나만 더. 윤동주는 만주 명동소학교에 다닐 때부터 송몽규을 비롯한 급우들과 문학에 심취했다. 그 시절 윤동주와 함께 아동잡지를 구독하고 연극활동을 했던 급우 중 한 명이 고(故) 문익환(1918∼94) 목사다. 문 목사는 돌아가기 전까지 수차례 만주를 드나들며 윤동주 추모사업을 벌였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윤동주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

윤동주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

 윤동주는 단 한 권의 시집을 남겼다. 1948년 1월 30일 정음사에서 발간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다. 그가 죽은 뒤 시집이 나왔으므로 그는 제 이름이 적힌 시집을 본 적이 없다.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는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윤동주가 함께 하숙했던 연희전문학교 2년 후배 정병욱에게 시 19편을 담은 원고를 건네는 것으로 그려졌다. 
 
 윤동주는 원래 연희전문학교 졸업 기념으로 시집을 출간할 작정이었다. 하나 사정이 생겨 포기하고 정병욱에게 원고를 넘겼다. 정병욱이 건네받은 시편은 19편이었지만 다른 유고를 더 모아 모두 31편으로 시집을 묶었다. 서문은 생전의 윤동주가 존경했던 시인 정지용(1902∼50)이 썼다. 정지용과 윤동주는 도시샤 대학 동문이다. 정지용이 쓴 서문에서 일부를 인용한다.
 
 무시무시한 독방에서 죽었구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 적도 없이! 일제시대에 날뛰던 부역 문사 놈들의 글이 다시 보아 침을 뱉을 것뿐이나, 무명 윤동주가 부끄럽지 않고 슬프고 아름답기 한이 없는 시를 남기지 않았나?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  
 
 윤동주가 애초에 생각했던 시집 제목은 ‘병원’이었다. 윤동주는 제가 쓴 시로 병든 세상을 치유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1941년 11월 20일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쓰면서 윤동주는 이 시의 제목을 시집의 제목으로 삼았다. 시집에 제목을 넘긴 시는 대신 ‘서시(序詩)’가 됐다.  
윤동주가 남긴 '서시' 원고. 글씨도 시처럼 반듯하다. 손민호 기자

윤동주가 남긴 '서시' 원고. 글씨도 시처럼 반듯하다. 손민호 기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쓴 무렵은 일제의 창씨개명 강요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연희전문학교 졸업을 한 달쯤 앞둔 시점이었고 그는 유학을 고민하고 있었다. 역시 시는 고뇌의 산물인가 보다. 이즈음 윤동주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를 비롯해 ‘십자가’ ‘별 헤는 밤’ ‘참회록’ 등 주요 작품 대부분을 생산했다.  
 
 # 달을 쏘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한 장면. 일제의 조선어 말살정책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한 장면. 일제의 조선어 말살정책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는 1943년 7월 14일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그리고 1944년 3월 31일 교토 지방재판소 제2형사부는 윤동주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이 적시한 죄명은 치안유지법 위반이다. 주요 혐의는 다음과 같다.
 
 유년 시절부터 민족적 학교 교육을 받아 사상적 문학서 등을 탐독하고 치열한 민족의식을 품고 있었던 바, 우리의 조선 통치 방침을 조선 고유의 민족문화를 절멸시키고 조선 민족의 멸망을 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결과, 독립운동의 소지를 배양할 수 있도록 일반 대중의 문화 앙양 및 민족의식 유발에 힘써야 한다고 결의하기에 이르렀으며 … 문학은 어디까지나 민족의 행복 추구의 견지에 입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민족적 문학관을 강조하는 등 민족의식의 유발에 부심함.
 
 그러니까 윤동주는 일본에 유학을 가서도 조선어로 조선의 정서를 담은 시를 쓰다 처벌된 것이었다. 윤동주의 독립운동 이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의 주장처럼 윤동주는 만주 벌판에서 총칼 들고 싸우지 않았다. 그러나 윤동주는 그가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무기를 들고 일제에 맞섰다. 윤동주의 무기는 ‘시’였다.
 
 가을이 원망스럽고 달이 미워진다. 더듬어 돌을 찾아 달을 향하여 죽어라고 팔매질을 하였다. 통쾌! 달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나 놀랐던 물결이 잦아들 때 오래잖아 달은 도로 살아난 것이 아니냐.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얄미운 달은 머리 위에서 빈정대는 것을…. 나는 꼿꼿한 나뭇가지를 끊어 띠를 째서 줄을 메워 훌륭한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산문 ‘달을 쏘다(1938. 10)’에서 부분 인용
 
 시인은 무사의 마음을 먹고 갈대로 화살을 삼아 달을 쐈다. 부질없는 짓이고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다. 하나 정지용이 윤동주의 시집 머리에 쓴 것처럼 시와 시인은 원래 이러한 것이다. 가무극의 제목이 이 산문에서 발췌됐고, 2시간 30분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노래로 활용됐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하이라이트 장면. 병든 윤동주가 '별 헤는 밤'을 절규하며 읊는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하이라이트 장면. 병든 윤동주가 '별 헤는 밤'을 절규하며 읊는다. [사진 서울예술단]

 가무극의 하이라이트는 병든 윤동주가 ‘별 헤는 밤’을 부르짖는 장면이다. 하나 이 장면은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하겠다. 윤동주가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를 한 음절 한 음절 토해낼 때, CJ토월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 767명 가운데 절반이 훌쩍거렸고 나머지 절반이 펑펑 울었다.  


 이 마지막 20분을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는 평이 쏟아졌을 만큼 ‘별 헤는 밤’의 장면은 강렬했다. 윤동주의 잔잔한 시어가 이렇게 폭발력이 있을 줄 몰랐다. ‘별 헤는 밤’ 장면이 있어서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동주를 빌린 작품이 아니라 윤동주와 어울린 작품이 될 수 있었다.
'윤동주, 달을 쏘다.'의 장면. 후쿠오카 감옥에서 만난 윤동주와 송몽규가 껴안고 울고 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의 장면. 후쿠오카 감옥에서 만난 윤동주와 송몽규가 껴안고 울고 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감옥에서 죽었다. 그와 함께 수감돼 있었던 송몽규도 윤동주가 간 지 23일 뒤인 3월 10일 죽었다. 생전의 송몽규는 면회 온 친척에게 “매일 이름 모를 주사를 맞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동주가 생체실험으로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근거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에는 윤동주가 일본 유학 시절에 쓴 5편이 포함돼 있다. 조선의 친지에게 우편으로 부친 시다. 윤동주는 일본에서도 부지런히 시를 썼다고 전해지지만, 이 5편 말고 추가로 발견된 작품은 없다. 아직도 어느 깊은 책장 구석에 윤동주가 눈물로 쓴 노래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 윤동주의 유학시절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쉽게 쓰여진 시’ 일부를 옮긴다. 윤동주의 말마따나 그래, 사는 것은 늘 부끄러운 것이다.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중앙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외투》의 작가 고골리 줌파 라하리의《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읽으면서 꼭《외투》를 읽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외투》가 주인공의 생명을 구해 주었고 그는 아들에게‘고골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으며 아들...
  • 2024-06-19
  • 【장백문화 시의 려행5】시월의 단풍 꽃보다 아름답네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 문학답사    가을은 시상을 불러일으키는 계절이다.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와 연변장백문화촉진회에서 주최하고 화룡시문화관과 안도현 량강진 영홍촌(소영자)에서 주관한 '장백문화 시의 려행 5' '시월의 ...
  • 2023-10-17
  • 6월 28일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눈물 한 방울' 출간 기념회에서 육필원고를 공개하는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20220628  "40년 만에 처음으로 손 글씨를 쓴다. 컴퓨터 자판으로 써왔는데 이제 늙어서 더 이상 더블클릭도 힘들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손 글씨로 돌아간다. 처음 글...
  • 2022-06-29
  • ‘고독사 워크숍’ 쓴 소설가 박지영 “하루 세 번 시시한일 시작해보세요”3일 출간된 장편소설 ‘고독사 워크숍’(민음사)에서 등장인물 12명은 발신자명 ‘심야코인세탁소’로부터 “오늘부터 고독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의 ‘고독사 워크숍’ 초...
  • 2022-06-17
  • 2014년 위암 2기 판정, 2020년 3월 22일 뇌출혈, 올해 3월 초 폐렴 사투 오후 8시께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서 숨져…춘천호반장례식장 빈소 마련 소설가 이외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춘천=연합뉴스) 이은정 양지웅 기자 = 강원 화천군 감성마을 촌장으로 활동하던 소설가 이외수씨가 재작년 뇌출...
  • 2022-04-25
  •   ‘누구나 쉽게 글쓰는 것을 가르쳐드립니다’ ‘6주 안에 책 한 권 쓰는 법’ 등의 달콤한 광고를 볼 때마다 소스라친다. 그렇게 쉽고 빠르게 글을 쓴다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글쓰기 훈련만 20년 넘게 했지만 아직도 계속 더듬더듬 ‘공부 중’이다.)...
  • 2022-04-24
  • 이수지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영예 [사진 제공: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 작가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에데르센상을 수상한 데 대해 "출판 한류의 위상을 높여 자랑스럽다"고 축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
  • 2022-03-22
  • '500년 고려' 내리막 끝에 새로운 나라 조선 세워지자 개국공신 정도전 기쁨 내색 선비 길재는 아쉬움 한가득 정몽주 포섭하려던 이방원 하여가로 설득 시도했지만 단심가 지어 대답한 정몽주 고려향한 충심 단호히 표현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오백 년'은 어느 정도의 길이일까. 오백 년은 한 사람...
  • 2021-04-21
  • ‘클라라와 태양’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서면 인터뷰 “인공지능은 자유민주주의에 위협 초래할 수도 있어”   가즈오 이시구로. ⓒLorna Ishiguro.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최근 신작 소설 한국어판 발간에 맞추어 한국 언론과 합동 서면 인터...
  • 2021-04-08
  • 영국 배팅사이트 나이서오즈 노벨상 배당률 홈페이지 공개 하루키·애트우드 등 단골후보 제3세계 작가들 주목도 눈길 한국 시인 고은도 6위로 거론 고은 시인 2010.10.01 /김성중기자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가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의 얼굴을 예측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유럽의 유명한 노벨문학상 배팅사...
  • 2020-10-04
  • 제12회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 수상결과가 23일 북경에서 발표됐는데 《서남변(西南边)》, 《청색몽골(青色蒙古)》, 《촌주재필기(驻村笔记)》, 《신수·마령기(神授·魔岭记)》, 《춤추는 꼭두(舞动的木偶)》(조선문)이 장편소설상을 수여받고 《말 타고 세계일주(骑马周游世界)》, 《잠자는 물(睡觉的...
  • 2020-08-25
  •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로 취급" 성명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을 쓰시네”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국회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했다”며 해명과 함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
  • 2020-07-30
  • 문단 인기 작가의 ‘사적 대화 무단 전제’ 사건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주요 출판사인 창비와 문학동네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독자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도 합세해 대형 출판사와 인기 작가의 ‘문단 카르텔’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고 있다. 신경숙 작가의 ...
  • 2020-07-14
  • 80후 인기작가 “몽실이”를 적는다 2019년은 조선족문단의  “청년작가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족으로 산다는 것-70,80후의 삶,앎,꿈》,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 등 청년세대 조선족작가들의 작품집이 줄 지어 출판되고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과거에 주로 위챗, 블로그, ...
  • 2020-04-27
  • /시앙스포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13일부터 나는 교외에서 지내고 있다. 엄마와 내 아이들이 어깨를 부대끼는 것을 막기 위해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이곳은 내가 주로 주말마다 내려와서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대개 일요일 저녁이면 파리로 올라가야 해서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울었는데, 이번 일요일에는 올라가지...
  • 2020-04-07
  • 소설가 이외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소설가 이외수(74)가 뇌출혈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외수는 지난 22일 오후 6시께 강원 화천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일 문화운동단체...
  • 2020-03-24
  • [골룸] 북적북적 229 :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삶을 건 대답 - 산도르 마라이 " "... 할 수 있으면 대답해 주게." 그는 소리 높여 말한다. 마치 대답을 재촉하는 듯 들린다. "왜 나에게 묻나?" 상대방은 조용히 말한다. "그렇다는 것을,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봄이 다가오는 발렌타인 주간의 [북적북적...
  • 2020-02-16
  • 일전에 제1회 방지민문학상 시상식이 강서 남창에서 개최되였다. 로공산당원인 장부청의 영웅사적을 서술한 와 방지민의 마지막 순간을 그린 , 그리고 혁명력사의 한단락을 보여준 등 12부의 작품이 상을 받았다.  료해에 따르면 제1회 방지민문학상 선정작업은 지난해 8월 정식으로 가동되여 전 세계 중국어 작가를 ...
  • 2020-01-16
  •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김금희 트위터 2020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금희 소설가(41)가 상을 거부했다. 4일 김금희 소설가는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에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출판사 요...
  • 2020-01-06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