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윤동주, 암흑시대에 한 줄기 빛이었던 시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0월12일 09시25분    조회:84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1988년 《윤동주 평전》 최초 발간한 송우혜 작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1988년 《윤동주 평전》을 발간한 송우혜 작가를 만났다. 그의 저서는 현재까지도 윤동주 연구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평소 독립운동사를 연구했던 송 작가는 윤동주의 고종사촌이자 친우(親友)인 송몽규의 조카다. 윤동주와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고(故) 문익환 목사와 친분이 있었던 송 작가는 “평소 문 목사의 어머니인 김신묵 권사에게서 윤동주와 명동촌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윤동주에 빠져들었고, 결국 ‘평전’까지 냈다. 그는 1990년 송몽규의 묘지를 처음 찾아내기도 했다. 시서저널은 9월2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근처에서 송 작가를 만났다. 그는 “암흑의 시대에 윤동주라는 시인이 있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우혜 작가 © 시사저널 박정훈


 

윤동주 시인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윤동주를 폄훼하는 움직임이 상당했다. ‘윤동주가 무슨 독립운동가·저항시인이냐, 평생 공부만 하던 사람이 재수 없이 걸려서 옥사(獄死)한 거다’라는 식이었다. 그 당시 내가 윤동주와 송몽규에 대한 글을 한 잡지에 실었다. 그랬더니 그걸 보고 ‘열음사’라는 출판사에서 윤동주 평전을 쓰자고 제안해 왔다. 처음엔 내가 무슨 시인 평전을 쓰냐 해서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더 있으면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없어지고 그 역사가 그대로 묻힐 것 같았다. 그래서 평전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중국에선 ‘윤동주가 무슨 저항시인이냐, 순수했던 청년이다’라는 얘기가 있다. 윤동주가 ‘중국 애국시인’으로 돼 있기도 하다. 조선족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조선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내면적 욕구 때문이라고 본다. 내가 만나고 친해진 조선족들은 한국 사람들 흉을 본다. 우리는 다 ‘모택동’ ‘북경’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마오쩌둥’ ‘베이징’이라고 하는 거 보면 정말 웃긴다고. 그 흉이 내 가슴을 치더라. 그 사람들은 ‘우린 여기서 중국인으로 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국말로 말하며 산다’고 강조한다. 그와 연결된 맥락으로 시 《별 헤는 밤》에서도 윤동주가 ‘패,경,옥’이라고 적었다. 중국어 발음이 전혀 없다. 본질 자체를 보면 정말 조선인 중 조선인인데, 그런 역사까지 감안하면 참 착잡하더라.”

 

 

“1970년대 윤동주 폄훼 움직임 있어”

 

윤동주가 중국 시인으로 편입되는 듯한 느낌도 있다.

 

“시대적인 맥락이 있다. 일본이 송몽규를 비롯한 만주 군관학교 출신들을 속속 잡아들였을 때, 결국 징역을 살게 하지 못하게 한 게 이때 이들이 만주에서 살던 만주 국적의 국민이었기 때문이었다. 즉, 만주 국민이기 때문에 일본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풀어준 거다. 그때 만주국 국민으로 취급을 받았으니 지금 중국 쪽에서 주장하는 건 어찌 보면 그런 사실들과 맞닿아 그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송몽규 묘소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때 찾는 과정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동산(東山)에 있는 중앙교회 묘지였는데, 그 집안 분들은 모두 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같은 집안 식구가 죽어도 같은 데 묻지 않았다. 남녀노소 관계없이 사망한 순서대로 묻었다. 어쨌든 현지 학교 조직 등을 통해 무덤을 찾아 나섰는데 어느 날 명동촌 쪽에 묘비가 하나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막상 가보니 증언들이 제각기 달랐고 날조한 경우도 있어 찾기 힘들었다. 무덤 가운데 한 곳을 파보니 그곳에서 유골을 담은 함이 나왔다. 그 순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래서 그걸 송몽규 무덤이라고 확정한 거다. 한 가지 의미 있는 건, 당시 죄다 창씨개명하던 때였는데도 비석에 송몽규, 윤동주라고 이름을 새겼다. 당시 유족들의 한(恨)과 저항정신이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송몽규는 본인이 윤동주 못지않은 글을 썼던 걸로 묘사된다.

 

“함께 어울렸던 문익환 목사님 말에 의하면 윤동주는 대기만성형이었다. 당시 윤동주가 송몽규에게 벼르는 게 있었다고 한다. 일종의 열등감. 문 목사에 따르면, 그때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송몽규, 윤동주, 그리고 문 목사 등이었는데 자신은 윤동주에게 열등감 있었고 윤동주는 송몽규에게 열등감이 있었다고 하더라. 그런데 올해 개봉한 영화 《동주》에선 윤동주가 송몽규에게 지나치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진 것 같아 문인 후배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열등감이라는 단어를 지나치게 단어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다. 문 목사가 표현한 ‘열등감’은 진지한 의미라기보단 ‘경쟁심’에 가까운 것이었다.”

 

 

윤동주 시 중 최고로 꼽는 건 무엇인가.

 

“《서시》가 힘이 있다. 사람을 정화하는 힘이 있어서 난 그걸 참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참회록》도 좋다. 내가 평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참회록》은 폄훼를 많이 당했다. 역사의식의 과잉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윤동주 시인은 생활하고 직결돼 있는 시를 써오지 않았나. 내가 보기에 창씨개명을 한 것과 직결된 시였다. 그렇게 《참회록》을 다시 해석하고 재평가해 보니, 가장 저항성이 강한 시였다. 그러면서 《참회록》은 명시 반열에 올랐다. 그런 면에서 보람을 느낀다.”

 

 

“찾지 못한 윤동주 시 더 나와야”

 

윤동주와 송몽규를 연구하는 데 남은 과제가 있다면.

 

“일본인들의 자생적인 팬클럽이 있다. 도쿄에도 있고 후쿠오카에도 있는데, 도쿄 분들이 가장 열성적이다. 그런데 체포됐을 때 빼앗긴 자료 등이 혹시 남아 있을 수 있다 해서 자료 찾는다는 전단지를 만들어 여기저기 뿌린다. 나사행 목사님 인터뷰를 보니 윤동주가 자신에게 편지 보낼 때 늘 시를 적어 보냈다고 하더라. 근데 그걸 보관 안 해놔 너무 후회가 된다더라. 다른 사람한테도 그렇게 시를 적어 보냈을 텐데, 혹시라도 그런 것들도 남아 있는지 더 찾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 게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윤동주 시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암흑기에 윤동주 시인이 없었다면 더 어두웠을 것이다. 그 시대 일종의 등대처럼 우리 민족이 나가야 할 진정한 길을 제시해 준 존재였다고 평가한다. 본인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금 돌아보면 우리 민족의 격을 올려주고 우리가 좀 더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게 해 준 시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사저널 2017.10.11 | 1459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김영건 등 6명이 11월 20일 연길 백산호텔에서 있은 2015_2017년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3년만에 치러지는 시상식이고 정부의 후원으로 펼쳐진 시상식이여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주당위 선전부 채영춘(좌1) 전임 부부장과 연변작가협회 최국철(우1) 주석이 '해란강문학상' 본상 수상자들...
  • 2018-11-20
  •   ‘막언과 개혁개방40년의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 청도서 김문학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서 주제강연    11월 10일, 오전 산동대학,수도사범대학,"막언과 세계문학예술쎈터"(주)에서 공동 주최한 ‘막언과 개혁개방40년의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에서 재일 비교문화학자이며 중일한국제...
  • 2018-11-10
  •   11월 5일, 김혁 소설가는 연변대학 조선문학연구소에서 주최한 특강회에서 라는 제명의 특강을 하였다. 특강에는 연변대학 본과생, 석사연구생, 문인 40여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녀류작가 강경애는 지난 30년대 룡정에서 근 8년간 거처하면서 간도 룡정을 배경으로 일제식민지시대 최하층 빈민의 삶을 통해 계급차별...
  • 2018-11-08
  • 3일, 조선족문단의 대표시인의 한사람이였던 고 한춘시인의 시비제막식이 그의 모교인 상지시조선족중학교에서 열렸다.      한춘시인(본명 림국웅)은 1943년 3월 11일 흑룡강성 연수현 가신향 유민촌에서 출생, 원적은 한국 경기도 영천이다. 1961년 상지시조선족중학교를 졸업하고 동북농학원 토지규획전...
  • 2018-11-05
  • 김혁 소설가 두부의 장편소설 잇달아 출간, 화제  -장편소설《춘자의 남경》과《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를 선보여   중국조선조선족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인 김혁 소설가가 10여일 사이에 련이어 장편소설 두부를 출판하여 또다시 주목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시진출붐 속의 조선족군상을 감성...
  • 2018-10-31
  • 3월 18일, 북경 망경(望京)의 북경애심녀성네트워크 애심녀성문화원에서 “전문가와 함께 문학의 세계로”를 타이틀로 한 생활수기 강좌가 진행됐다. 강좌를 이끌어가는 남복실 주임   강좌는 전 민족출판사 고급편심이고 연변작가협회 북경지구 창작위원회 주임인 남복실주임의 주강의로 진행됐다...
  • 2018-10-23
  • 맨아시아문학상 받은 중국 대표 작가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참석차 내한 "소수의 스마트한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에 의존하면서 사람들이 바보가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바보가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에 있죠".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쑤퉁(蘇童•58)은 17일 서울...
  • 2018-10-19
  •   김득만선생이 창작한 동요를 부르고 있는 소학생들 처녀작을 발표하여서부터 지금까지 58년 세월을 줄곧 아동문학창작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로시인 김득만선생의 시비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기획, 칠전팔기동아리의 후원으로 연길시인민공원 동시동네에서 제막되였다. 이로서 동시동네는 채택룡, 김례삼, 윤동주,...
  • 2018-10-13
  • 황인의 ‘예술가의 한끼’   천상병 시인이 1991년 서울 인사동 한 주점에서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다. 막걸리 한 사발로 끼니를 대신하고 했던 그에겐 밥이 따로 없었다. [중앙포토] 막걸리는 술이지 밥은 아니다. 하나 천상병(1930~93) 시인에게는 막걸리가 밥이었다. 그는 밥 대신 막걸리를 마시는 일이 ...
  • 2018-10-06
  • 노벨재단 "다른기관에 수상자 선정 요구할 수도" 한림원 미온 대처 문제 키워 스웨덴 문화계 인사 '뉴 아카데미' 설립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른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으로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취소된 가운데 노벨재단이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선정 권...
  • 2018-10-01
  • 요약봇beta   글자 크기 변경하기  인쇄하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장편소설 '해리'를 출간한 공지영 작가가 20일 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북잼콘서트 '아름다운 것들은 천천히 온다'를 열고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날 북잼콘서...
  • 2018-09-21
  • 사실주의는 줄곧 중국드라마창작의 우수한 전통으로 이어져왔다.  개혁개방 40년간, 사실주의드라마창작은 시대를 말하고 생활을 말하며 현실주의 정신을 노래하고 력사단계마다 특유한 ‘중국이야기’를 써내려갔으며 이는 드라마사에서의 휘황한 영예를 빛내기도 했다. 드라마창작에서 겪어왔던 여러 우여...
  • 2018-09-02
  •   ▲ 재외동포문학상 20회 기념행사 포스터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은 ‘제20회 재외동포문학상’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재외동포문학상은 재외동포들이 한글 문학창작 활동을 통해 우리글을 잊지 않도록 장려하기 위해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재외동포 문학 창작의 장으로, 올해는 지난 4월부...
  • 2018-08-23
  • 민변 창립 멤버 김형태 변호사 등 고은 변론 맡자 일부 여성들 분노 "여성 인권은 다르게 보이는가"… 金 "미투 폭로와 다른 증언 나와" 고은(85)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57) 시인 등을 상대로 1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낸 가운데, 김형태(62·사진) 변호사가 고은 시인의 법률 대리...
  • 2018-08-18
  • "'광장'이라는 문학공간 남기고 영원한 이상의 나라로"   최인훈 작가의 마지막 발걸음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최인훈 작가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18.7.25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최인훈 작가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고인...
  • 2018-07-26
  • 김희경 기자의 컬처 insight [ 김희경 기자 ]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사진)와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엔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은 모두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처음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톡톡 튀는 스토리와 배우 박서준, 박민영...
  • 2018-07-20
  • 19일, 문학으로 뭉친 조선족 청년작가 및 문학애호가들 모임인 팔구쟁이 문학잡담회가 연길에서 진행되였다. 《연변문학》, 《장백산》, 《도라지》, 《연변일보》 등 잡지사와 신문사를 비롯하여 《11번가》,온라인 작가동아리, 《글밤》계정 운영자 등 30여명 80, 90세대 청년문학애호가들이 이날 잡담회에 참가했다. 잡...
  • 2018-07-20
  • 작가 신경숙/뉴시스 ‘어머니를 잃은 지 열사흘 째.’(수필 ‘사모곡’)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소설 ‘엄마를 부탁해’) ‘불현듯 다가서는 어머니를 그토록 간절히 불러본 적이 있던가.’(‘사모곡’) ‘이 집에서 사는 동안 당신이 아내...
  • 2018-07-15
  • 작년 제정된 문학상…'해질 무렵'으로 받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가 황석영이 프랑스에서 '2018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장편소설 '해질 무렵'. 25일 오후 6시30분(현지 시간) 파리 기메 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발표됐다. 에밀 기메 아시...
  • 2018-06-26
  • 시인 배용제…습작생 성폭행 폭로 나와(CG)[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여고생 제자들을 수차례 성폭행·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배용제(54)씨에게 징역 8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5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 2018-06-1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