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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의 봄이 온다 ◆
일본에서 K팝뿐만 아니라 클래식 한류도 서서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선두 주자는 발레다. 2010년 첫 일본 투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일본 무대에 오르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UBC) 관계자는 "2010년 당시만 해도 타깃 관객은 발레 애호가보다 '한류'에 관심이 많은 한류 팬들이었는데, 요즘 공연에는 일본 발레 애호가와 무용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발레의 예술적 수준을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강민우 이동탁 엄재용 등 발레리노들이 인기를 끌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도쿄시티발레단 객원무용수로도 활약한 바 있는 엄재용은 "지난해UBC'지젤' 은퇴 무대 때 일본 관객 스무 명이 한국까지 찾아와 함께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본에서 프리랜서 발레리노로 활동 중이다. 이외에도UBC출신 발레리노 김보연과 김세종이 일본 주요 발레단에서 객원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소프라노 임세경이 일본 대표 공공극장인 '신국립극장' 개관 20주년 기념작인 '아이다' 타이트롤에 캐스팅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인 소프라노가 일본 클래식계에서 대형 오페라 주인공으로 나서는 일은 이례적이다. 신국립극장 캐스팅 디렉터가 임세경의 공연을 보고 직접 출연을 제의했다. 실력으로 콧대 높은 일본 클래식계 마음을 샀다.
일본 대표 국제 콩쿠르 중 하나인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는 매년 한국 연주자들이 상을 휩쓸고 있다. 2010년에는 클라라 주미 강이 바이올린 부문 1위를, 2013년에는 선우예권이 피아노 부문 1위를, 2016년에는 김현정과 장유진이 각각 피아노·바이올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은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젊은 한국인 연주자다.
한국 문학도 일본에서 점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본은 대중소설이 강한 반면 순수문학은 점차 쇠퇴하는 추세인데, 한국 순수문학이 일본 독자들에게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올해 두 번째로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가 한강이 대표적이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11년 일본어판을 이미 발간했다. 쿠온출판사는 '채식주의자' 이래로 한국 작품을 꾸준히 일본 독자에게 소개하고 있다. 2016년에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을 연달아 내기도 했다. 한국 문학이 일본 독자층을 서서히 늘려가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독자 30여 명이 전라남도 광주를 찾아 옛 전남도청 건물을 비롯한 광주민주화운동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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