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저항시인 너머 인간 신동엽 새롭게 보기 시도할 때”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3일 09시26분    조회:57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신동엽 시인 50주기 장남 신좌섭-연구자 김응교 인터뷰

[저작권 한국일보] 지난달 26일 신동엽 시인의 집이 있던 서울 성북구 동선동 5가 45번지에서 아들 신좌섭(왼쪽) 교수가 신동엽 평전을 낸 김응교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탄압과 암흑의 시대였다. 1975년 4월 30일 박정희 정권은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조치 9호를 선포했다. 일체의 반정부 활동이 금지됐다. 1975년 6월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된 ‘신동엽 전집’은 한달 뒤 긴급조치 9호 위반의 죄목으로 판매 금지됐다. 

금지된 것만큼 절실한 것은 없는 법. 사람들은 ‘금서(禁書)’가 된 신동엽 전집을 제본해 몰래 읽었다. 연세대 신학대에 재학 중이던 80학번 김응교(58) 숙명여대 교수도 도화지에 복사된 제본판으로 신동엽(1930~1969) 시인의 시를 처음 만났다. 바깥은 어두워지는데 불을 켤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할 정도로 김 교수는 정신 없이 시에 빨려 들었다. 밝은 낮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 읽어 낸 시가 신 시인의 대서사시 ‘금강’(1967)이었다.

신 시인의 장남인 신좌섭(60) 서울대 교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한 1978년, 각종 금서를 취급하던 서울 신림동의 광장서적에서 경제학 책을 뒤적이고 있을 때였다. 서점 주인이 그에게 살며시 다가와 “이거 한번 읽어 보라”며 내민 책이 ‘신동엽 전집’이었다. “내가 신동엽 아들이오”라고 말하는 대신 조용히 책을 샀다. 넓게 드리워진 아버지의 그늘 때문이었을까. 신 교수는 의사라는 안정된 미래를 스스로 박차고 10년 간 노동운동에 투신해 고초를 겪었다.

1964년 명성여고 교사 시절 신동엽 시인. 신동엽문학관 제공
신동엽 시인은 김수영 시인과 더불어 식민, 전쟁, 독재의 상처로 얼룩진 1960년대를 대표하는 저항 시인으로 평가 받았다.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고 노래한 시 ‘껍데기는 가라’(1964)가 국어 교과서에 실리면서 역사 의식을 기반으로 부정과 불의에 맞서 화합을 주창한 시인의 대명사가 됐다. 신 시인의 50주기(7일)를 앞두고 신 시인의 집이 있었던 서울 성북구 동선동 5가 45번지에서 김 교수와 신 교수를 만났다. 둘은 “지금까지의 신동엽이 ‘민족 시인’ ‘저항 시인’으로만 알려져 있었다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점이 이번 50주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평생에 걸쳐 신동엽을 탐구해 왔다. 최근 50주기를 맞아 신 시인의 아내인 인병선 여사를 비롯한 유족의 고증을 받아 ‘신동엽 평전’(소명출판)을 다시 냈다. 책에는 신 시인의 육필 원고와 사진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김 교수는 “1969년 타계 이후 신 시인에 대한 수많은 글이 쏟아졌지만, 생애나 인간적인 면면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책은 정작 없었다”며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책을 읽으며 시심을 키웠는지 등을 화두 삼아 ‘인간’ 신동엽을 들여다봄으로써 민족시 너머 다양한 요소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평전을 새로 쓴 이유를 밝혔다. 

[저작권 한국일보]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선동 신동엽 시인의 집이 있던 동네에서 만난 신좌섭 교수는 “뒷짐지며 걷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던 어린 시절이 생생하다”고 떠올렸다. 홍인기 기자
소학교 성적표와 습작 노트, 각종 편지 등 책에 등장하는 방대한 자료는 인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이 보존해온 것이다. 자료 덕분에 신 교수는 39세에 요절한 선친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버지가 주제를 던져주며 시를 써보게 하거나 신문의 촌평을 따라 써보게 하셨어요. 제가 다리를 다친 날에는 밤새 들여다 볼 정도로 다정한 분이셨죠. 술을 좋아하셨는데, 술자리가 파하면 늘 주머니에 안주 거리를 담아다 주셨어요(웃음).”

저항을 노래하는 신 시인의 시는 냉정하기만 한 게 아니다. 한 편엔 다정함과 서정성이 깃들어 있다. 시극, 방송 대본 등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신동엽기념사업회는 신 시인 50주기인 올해의 목표를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신동엽의 대중화’로 잡았다. 기념사업회 이사이기도 한 김 교수는 “지난해 ‘고등래퍼2’라는 음악 경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껍데기는 가라’가 힙합 음악으로 승화되는 것을 보면서, 시가 오늘날까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전시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신동엽 시 새롭게 보기’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 역시 “50주기라고는 해도 그 중 20년 간은 판금 조치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단절돼 있었다”며 “아버지의 시에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 던져줄 수 있는 메시지가 많은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975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된 '신동엽전집'(맨 왼쪽)은 긴급조치 9호 위반 사유로 금서가 됐지만, 제본을 해서 몰래 돌려 읽을 정도로 그 시절 '저항'의 상징이었다. 신 시인의 50주기를 맞은 올해 다양한 측면에서 시인을 회상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생생한 유고자료를 바탕으로 엮인 '좋은 언어로'(소명출판), 시극과 방송대본 등 시 외의 다양한 글을 엮은 '신동엽 산문전집'(창비).
실제 신동엽 시인을 재조명 하려는 움직임이 다각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2일 창비 출판사는 1982년 제정 이후 신동엽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신작 시, 소설을 엮은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과 ‘너의 빛나는 그 눈이 말하는 것은’을 냈다. 5일엔 신동엽학회에서 주관하는 학술회의가 열리고, 13일엔 신 시인의 생가가 있는 충남 부여의 신동엽문학관 주최 ‘제17회 신동엽 시인 전국 고교 백일장’이 개최된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김영건 등 6명이 11월 20일 연길 백산호텔에서 있은 2015_2017년 해란강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은 3년만에 치러지는 시상식이고 정부의 후원으로 펼쳐진 시상식이여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주당위 선전부 채영춘(좌1) 전임 부부장과 연변작가협회 최국철(우1) 주석이 '해란강문학상' 본상 수상자들...
  • 2018-11-20
  •   ‘막언과 개혁개방40년의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 청도서 김문학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서 주제강연    11월 10일, 오전 산동대학,수도사범대학,"막언과 세계문학예술쎈터"(주)에서 공동 주최한 ‘막언과 개혁개방40년의 중국문학학술심포지엄’에서 재일 비교문화학자이며 중일한국제...
  • 2018-11-10
  •   11월 5일, 김혁 소설가는 연변대학 조선문학연구소에서 주최한 특강회에서 라는 제명의 특강을 하였다. 특강에는 연변대학 본과생, 석사연구생, 문인 40여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녀류작가 강경애는 지난 30년대 룡정에서 근 8년간 거처하면서 간도 룡정을 배경으로 일제식민지시대 최하층 빈민의 삶을 통해 계급차별...
  • 2018-11-08
  • 3일, 조선족문단의 대표시인의 한사람이였던 고 한춘시인의 시비제막식이 그의 모교인 상지시조선족중학교에서 열렸다.      한춘시인(본명 림국웅)은 1943년 3월 11일 흑룡강성 연수현 가신향 유민촌에서 출생, 원적은 한국 경기도 영천이다. 1961년 상지시조선족중학교를 졸업하고 동북농학원 토지규획전...
  • 2018-11-05
  • 김혁 소설가 두부의 장편소설 잇달아 출간, 화제  -장편소설《춘자의 남경》과《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를 선보여   중국조선조선족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인 김혁 소설가가 10여일 사이에 련이어 장편소설 두부를 출판하여 또다시 주목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시진출붐 속의 조선족군상을 감성...
  • 2018-10-31
  • 3월 18일, 북경 망경(望京)의 북경애심녀성네트워크 애심녀성문화원에서 “전문가와 함께 문학의 세계로”를 타이틀로 한 생활수기 강좌가 진행됐다. 강좌를 이끌어가는 남복실 주임   강좌는 전 민족출판사 고급편심이고 연변작가협회 북경지구 창작위원회 주임인 남복실주임의 주강의로 진행됐다...
  • 2018-10-23
  • 맨아시아문학상 받은 중국 대표 작가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참석차 내한 "소수의 스마트한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에 의존하면서 사람들이 바보가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바보가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에 있죠".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쑤퉁(蘇童•58)은 17일 서울...
  • 2018-10-19
  •   김득만선생이 창작한 동요를 부르고 있는 소학생들 처녀작을 발표하여서부터 지금까지 58년 세월을 줄곧 아동문학창작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로시인 김득만선생의 시비가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 기획, 칠전팔기동아리의 후원으로 연길시인민공원 동시동네에서 제막되였다. 이로서 동시동네는 채택룡, 김례삼, 윤동주,...
  • 2018-10-13
  • 황인의 ‘예술가의 한끼’   천상병 시인이 1991년 서울 인사동 한 주점에서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다. 막걸리 한 사발로 끼니를 대신하고 했던 그에겐 밥이 따로 없었다. [중앙포토] 막걸리는 술이지 밥은 아니다. 하나 천상병(1930~93) 시인에게는 막걸리가 밥이었다. 그는 밥 대신 막걸리를 마시는 일이 ...
  • 2018-10-06
  • 노벨재단 "다른기관에 수상자 선정 요구할 수도" 한림원 미온 대처 문제 키워 스웨덴 문화계 인사 '뉴 아카데미' 설립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른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파문으로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취소된 가운데 노벨재단이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자 선정 권...
  • 2018-10-01
  • 요약봇beta   글자 크기 변경하기  인쇄하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장편소설 '해리'를 출간한 공지영 작가가 20일 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북잼콘서트 '아름다운 것들은 천천히 온다'를 열고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날 북잼콘서...
  • 2018-09-21
  • 사실주의는 줄곧 중국드라마창작의 우수한 전통으로 이어져왔다.  개혁개방 40년간, 사실주의드라마창작은 시대를 말하고 생활을 말하며 현실주의 정신을 노래하고 력사단계마다 특유한 ‘중국이야기’를 써내려갔으며 이는 드라마사에서의 휘황한 영예를 빛내기도 했다. 드라마창작에서 겪어왔던 여러 우여...
  • 2018-09-02
  •   ▲ 재외동포문학상 20회 기념행사 포스터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은 ‘제20회 재외동포문학상’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재외동포문학상은 재외동포들이 한글 문학창작 활동을 통해 우리글을 잊지 않도록 장려하기 위해 1999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재외동포 문학 창작의 장으로, 올해는 지난 4월부...
  • 2018-08-23
  • 민변 창립 멤버 김형태 변호사 등 고은 변론 맡자 일부 여성들 분노 "여성 인권은 다르게 보이는가"… 金 "미투 폭로와 다른 증언 나와" 고은(85) 시인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57) 시인 등을 상대로 1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낸 가운데, 김형태(62·사진) 변호사가 고은 시인의 법률 대리...
  • 2018-08-18
  • "'광장'이라는 문학공간 남기고 영원한 이상의 나라로"   최인훈 작가의 마지막 발걸음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최인훈 작가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18.7.25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최인훈 작가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고인...
  • 2018-07-26
  • 김희경 기자의 컬처 insight [ 김희경 기자 ]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사진)와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엔 공통점이 있다. 두 작품은 모두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6일 처음 방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톡톡 튀는 스토리와 배우 박서준, 박민영...
  • 2018-07-20
  • 19일, 문학으로 뭉친 조선족 청년작가 및 문학애호가들 모임인 팔구쟁이 문학잡담회가 연길에서 진행되였다. 《연변문학》, 《장백산》, 《도라지》, 《연변일보》 등 잡지사와 신문사를 비롯하여 《11번가》,온라인 작가동아리, 《글밤》계정 운영자 등 30여명 80, 90세대 청년문학애호가들이 이날 잡담회에 참가했다. 잡...
  • 2018-07-20
  • 작가 신경숙/뉴시스 ‘어머니를 잃은 지 열사흘 째.’(수필 ‘사모곡’)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소설 ‘엄마를 부탁해’) ‘불현듯 다가서는 어머니를 그토록 간절히 불러본 적이 있던가.’(‘사모곡’) ‘이 집에서 사는 동안 당신이 아내...
  • 2018-07-15
  • 작년 제정된 문학상…'해질 무렵'으로 받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가 황석영이 프랑스에서 '2018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장편소설 '해질 무렵'. 25일 오후 6시30분(현지 시간) 파리 기메 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작이 발표됐다. 에밀 기메 아시...
  • 2018-06-26
  • 시인 배용제…습작생 성폭행 폭로 나와(CG)[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여고생 제자들을 수차례 성폭행·성희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인 배용제(54)씨에게 징역 8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5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 2018-06-15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