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남녀 바뀐 세계 '이갈리아'… 요즘 한국서 왜 인기죠?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6월7일 10시14분    조회:61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브란튼베르그… 여성 웹사이트 '메갈리아' 유래된 '이갈리아의 딸들' 소설가 인터뷰
 

페미니즘 입문서로 불리는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민음사)을 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77)는 기자를 보자마자 물었다. "왜 한국에서 내 책이 다시 잘 팔리기 시작한 거죠?" 1996년 국내에 번역돼 꾸준히 팔리며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은 국내 판매 부수 30만부 중 약 10만부가 최근 3년 새 팔렸다. 책 제목을 딴 급진적 페미니즘 웹사이트 '메갈리아'의 등장으로 소설이 재조명됐다. 여성에 대한 혐오를 남성에게 되돌려주려는 '메갈리아'의 '미러링(따라 하기) 전략'은 소설의 설정과 닮아 있다.

소설은 남녀가 뒤바뀐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여성이 경제 활동을 주도하고 남성은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다. 남성은 사춘기가 지나면 성기를 가리기 위해 '페호'라는 가리개를 차야 한다. 여성은 가슴을 드러내도 괜찮고, 남자는 가슴 털이 자라면 밀어서 매끈매끈한 피부를 유지해야 한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일상 속의 성 차별을 뒤튼 작가 브란튼베르그를 지난달 27일 오슬로 현지에서 만났다.
 

노르웨이는 양성 평등 지수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브란튼베르그는 “그럼에도 여전히 평등하진 않다”면서 “남녀가 동등한 수준의 월급을 받지 못하고, 간호사처럼 여성이 많은 직종에서도 남자 간호사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쉽다”고 했다. /백수진 기자
―소설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스무 살 여름방학 때 버스 차장으로 일한 적이 있다. 또래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내 가슴을 움켜잡고 '너도 가슴이 있네?'라고 했다. 그 애는 내 아름다운 여름방학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당시엔 아무 말도 못 하고 집에 돌아왔다. 그러곤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성기를 잡고 '너도 고추가 있네?'라고 말할 수 있는 세계를 떠올려봤다. 그때 경험이 소설의 바탕이 됐다."

―소설 속에선 남자들이 부끄러움을 느끼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주인공인 소년 페트로니우스는 여성 여럿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자신의 속옷을 태운다. 나 자신도 세 번이나 강간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그때 당시엔 그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그래서 '미투(Me too)' 캠페인이 터졌을 때도 놀랍지 않았다. 누군가는 '왜 이제서야 말하느냐'고 하지만 피해자에겐 분명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

―1977년 처음 출간되자마자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남성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남자들의 제일 흔한 반응은 '우리 아내, 우리 딸이 당신 책을 읽었어요'였다. 실제로 책을 읽은 남성 독자 중에선 두 교수가 기억에 남는다. 둘 다 '이 소설은 단편으로 끝났어야 한다'고 공통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여성 독자들은 충분히 길어서 좋았다더라."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낭독 공연 ‘이갈리아의 딸들’. 가상의 세계 ‘이갈리아’에선 남자들이 여자처럼 곱게 차려입고 외모를 가꾼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낭독 공연 ‘이갈리아의 딸들’. 가상의 세계 ‘이갈리아’에선 남자들이 여자처럼 곱게 차려입고 외모를 가꾼다. /두산아트센터

브란튼베르그는 고등학교에서 역사 선생님으로 일하며 출근길에 소설을 구상했다. 1970년대 초반부터 여성 운동에 참여하며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쉼터' 설립을 주도했다. 여성 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슬로건을 만드는 일을 해왔다.

―거친 언어를 사용하는 슬로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더러운 말을 정말 싫어한다. 정제된 언어를 써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여자를 향해 더러운 말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도 똑같이 그런 말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그들을 막을 수 있겠는가."

―한국에선 '메갈리아'의 이용자들이 거친 언행과 성범죄마저 그대로 따라 해 논란이 됐다.

"한 독일 기자를 만났을 때, 그녀는 내가 자기 인생을 망쳤다고 화를 냈다. 열두 살 때 내 책을 읽고 종일 남자애들을 꾸짖고 다녀서 인기 없는 여학생이 됐다더라. 내 소설은 그저 풍자일 뿐이다. '소설처럼 여성이 우월한 사회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물론 남성 중심의 사회보다야 낫겠지만(웃음)."


조선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외투》의 작가 고골리 줌파 라하리의《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읽으면서 꼭《외투》를 읽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외투》가 주인공의 생명을 구해 주었고 그는 아들에게‘고골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으며 아들...
  • 2024-06-19
  • 【장백문화 시의 려행5】시월의 단풍 꽃보다 아름답네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 문학답사    가을은 시상을 불러일으키는 계절이다.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와 연변장백문화촉진회에서 주최하고 화룡시문화관과 안도현 량강진 영홍촌(소영자)에서 주관한 '장백문화 시의 려행 5' '시월의 ...
  • 2023-10-17
  • 6월 28일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눈물 한 방울' 출간 기념회에서 육필원고를 공개하는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20220628  "40년 만에 처음으로 손 글씨를 쓴다. 컴퓨터 자판으로 써왔는데 이제 늙어서 더 이상 더블클릭도 힘들게 되면서 다시 옛날의 손 글씨로 돌아간다. 처음 글...
  • 2022-06-29
  • ‘고독사 워크숍’ 쓴 소설가 박지영 “하루 세 번 시시한일 시작해보세요”3일 출간된 장편소설 ‘고독사 워크숍’(민음사)에서 등장인물 12명은 발신자명 ‘심야코인세탁소’로부터 “오늘부터 고독사를 시작하시겠습니까”라는 내용의 ‘고독사 워크숍’ 초...
  • 2022-06-17
  • 2014년 위암 2기 판정, 2020년 3월 22일 뇌출혈, 올해 3월 초 폐렴 사투 오후 8시께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서 숨져…춘천호반장례식장 빈소 마련 소설가 이외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춘천=연합뉴스) 이은정 양지웅 기자 = 강원 화천군 감성마을 촌장으로 활동하던 소설가 이외수씨가 재작년 뇌출...
  • 2022-04-25
  •   ‘누구나 쉽게 글쓰는 것을 가르쳐드립니다’ ‘6주 안에 책 한 권 쓰는 법’ 등의 달콤한 광고를 볼 때마다 소스라친다. 그렇게 쉽고 빠르게 글을 쓴다면 결코 좋은 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글쓰기 훈련만 20년 넘게 했지만 아직도 계속 더듬더듬 ‘공부 중’이다.)...
  • 2022-04-24
  • 이수지 작가 '아동문학 노벨상' 안데르센상 영예 [사진 제공: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은 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 작가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에데르센상을 수상한 데 대해 "출판 한류의 위상을 높여 자랑스럽다"고 축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
  • 2022-03-22
  • '500년 고려' 내리막 끝에 새로운 나라 조선 세워지자 개국공신 정도전 기쁨 내색 선비 길재는 아쉬움 한가득 정몽주 포섭하려던 이방원 하여가로 설득 시도했지만 단심가 지어 대답한 정몽주 고려향한 충심 단호히 표현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오백 년'은 어느 정도의 길이일까. 오백 년은 한 사람...
  • 2021-04-21
  • ‘클라라와 태양’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 서면 인터뷰 “인공지능은 자유민주주의에 위협 초래할 수도 있어”   가즈오 이시구로. ⓒLorna Ishiguro.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최근 신작 소설 한국어판 발간에 맞추어 한국 언론과 합동 서면 인터...
  • 2021-04-08
  • 영국 배팅사이트 나이서오즈 노벨상 배당률 홈페이지 공개 하루키·애트우드 등 단골후보 제3세계 작가들 주목도 눈길 한국 시인 고은도 6위로 거론 고은 시인 2010.10.01 /김성중기자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가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공의 얼굴을 예측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유럽의 유명한 노벨문학상 배팅사...
  • 2020-10-04
  • 제12회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 수상결과가 23일 북경에서 발표됐는데 《서남변(西南边)》, 《청색몽골(青色蒙古)》, 《촌주재필기(驻村笔记)》, 《신수·마령기(神授·魔岭记)》, 《춤추는 꼭두(舞动的木偶)》(조선문)이 장편소설상을 수여받고 《말 타고 세계일주(骑马周游世界)》, 《잠자는 물(睡觉的...
  • 2020-08-25
  •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로 취급" 성명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을 쓰시네”라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국회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했다”며 해명과 함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
  • 2020-07-30
  • 문단 인기 작가의 ‘사적 대화 무단 전제’ 사건을 계기로 한국문학의 주요 출판사인 창비와 문학동네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독자뿐 아니라 다른 작가들도 합세해 대형 출판사와 인기 작가의 ‘문단 카르텔’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고 있다. 신경숙 작가의 ...
  • 2020-07-14
  • 80후 인기작가 “몽실이”를 적는다 2019년은 조선족문단의  “청년작가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족으로 산다는 것-70,80후의 삶,앎,꿈》, 《담쟁이 여름을 만나다》 등 청년세대 조선족작가들의 작품집이 줄 지어 출판되고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과거에 주로 위챗, 블로그, ...
  • 2020-04-27
  • /시앙스포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13일부터 나는 교외에서 지내고 있다. 엄마와 내 아이들이 어깨를 부대끼는 것을 막기 위해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이곳은 내가 주로 주말마다 내려와서 시간을 보내던 곳이다. 대개 일요일 저녁이면 파리로 올라가야 해서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울었는데, 이번 일요일에는 올라가지...
  • 2020-04-07
  • 소설가 이외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소설가 이외수(74)가 뇌출혈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외수는 지난 22일 오후 6시께 강원 화천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일 문화운동단체...
  • 2020-03-24
  • [골룸] 북적북적 229 :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삶을 건 대답 - 산도르 마라이 " "... 할 수 있으면 대답해 주게." 그는 소리 높여 말한다. 마치 대답을 재촉하는 듯 들린다. "왜 나에게 묻나?" 상대방은 조용히 말한다. "그렇다는 것을, 자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봄이 다가오는 발렌타인 주간의 [북적북적...
  • 2020-02-16
  • 일전에 제1회 방지민문학상 시상식이 강서 남창에서 개최되였다. 로공산당원인 장부청의 영웅사적을 서술한 와 방지민의 마지막 순간을 그린 , 그리고 혁명력사의 한단락을 보여준 등 12부의 작품이 상을 받았다.  료해에 따르면 제1회 방지민문학상 선정작업은 지난해 8월 정식으로 가동되여 전 세계 중국어 작가를 ...
  • 2020-01-16
  •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김금희 트위터 2020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금희 소설가(41)가 상을 거부했다. 4일 김금희 소설가는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트위터에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출판사 요...
  • 2020-01-06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