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윤동주는 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나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16일 14시49분    조회:95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북간도 연대기 ④] '명동촌'서 나고 자란 시인 윤동주
북간도 문화 발상지…민족+기독교, 시대정신 꽃피워
"윤동주의 '하늘'은 '맹자' '자아성찰' '기독교' 세 의미"
"'모든 죽어가는 것' 사랑할 줄 아는 이는 혁명적 존재"

영화 '동주' 스틸컷(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 있는 용정시에서는 길가에 우뚝 솟은 웅장한 바위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그 유명한 '선바위'다.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사격훈련을 한 곳으로도 알려졌다

선바위가 내려다보는 마을이 있으니 바로 '명동촌'이다. 이곳은 북간도 한인 문화의 발상지로 불리운다. 북간도로 옮겨와 새로운 터전을 다졌던 한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 까닭이다. 

명동촌은 한국 근대사에서 눈에 띌 만큼 모범적인 공동체로 평가된다. 이곳은 민족교육의 산실이었고 이상적인 기독교 신앙촌이었다. 명동촌에서는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신분의식을 타파하고 평등주의와 같은 시대정신을 꽃피웠다. 바로 이곳 명동촌에서 시인 윤동주(1917~1945)가 태어났다.

한반도에서 북간도로 넘어와 명동촌을 터전으로 다진 1세대에 이어 등장한, 윤동주가 포함된 명동촌 2세대는 부모들보다 더 나은 교육을 받았다. 특히나 당대 독립운동가들이 일궈낸 승리의 기쁨은 물론 패배의 아픔까지 모두 듣고 자란 그들은, 민족 의식과 기독교 사상이 결합한 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몸에 익히고 자랐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윤동주의 삶과 사상을 압축해 놓은 듯한 '서시'는 분명 이러한 시대적, 공간적 배경의 영향을 깊이 받았으리라.

◇ "윤동주가 생각했던 하늘…관념 아니라 뚜렷한 의미 담아"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스틸컷(사진=CBS 제공)
여느 명동촌 집안처럼 윤동주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와 기독교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지식을 쌓고 삶의 태도를 다졌다. '십자가'와 같은 그의 시에서는 희생과 헌신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기독교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윤동주는 1936년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동시, 시, 산문 등을 발표하면서 시집 간행의 꿈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러나 1943년 독립운동 혐의로 일제 경찰에 체포돼 1945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치면서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인으로서 윤동주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때는 극에 달한 일제의 탄압 탓에 한국어 사용과 창작이 금지됐던 시기다. 1941년 윤동주가 우리말 시집 출간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데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 결국 그의 사후인 1948년, 어렵사리 보존된 육필 원고가 친지들의 도움으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태어났다. 널리 알려진 '서시'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윤동주의 생을 대변하는 시들은 그렇게 빛을 봤다.

익히 알려졌듯이 윤동주 시에는 '하늘'이 자주 등장한다. 윤동주 연구에 천착해 온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는 윤동주의 하늘을 크게 세 가지 의미로 풀이한다.
 

그 첫 번째는 '맹자'에 나오는 하늘이다. 김 교수는 "윤동주의 하늘이 나오는 '서시' 문장을 주의해 봐야 한다"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문장은 '맹자'에 나오는 '앙불괴어천'(仰不愧於天)을 번역한 문장"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의미는 '자아성찰의 대상'으로서 하늘이다. "(윤동주 시) '자화상'의 '우물'이나 '참회록'의 '거울'처럼 하늘은 자신을 반성하는 매체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의미가 '기독교의 하나님'이다.

김 교수는 "윤동주가 생각했던 하늘은 관념이 아니라, '맹자의 하늘' '자아성찰의 하늘' '기독교의 하늘'로 뚜렷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윤동주 정신,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우쳐 줘"

다큐멘터리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 스틸컷(사진=CBS 제공)
시인 윤동주는 자신이 발 붙인 시대, 그리고 그 험한 시대를 함께 살아내는 사람들을 향했던 두 눈과 가슴을 거두지 않았다. 그가 남긴 시들은 그 뚜렷한 증거다.

김응교 교수는 "윤동주 '서시'의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가 가리키는 대상은 주변의 '가난한 이웃들'로 뚜렷하다"며 "윤동주의 '오줌싸개 지도' 속 부모가 없는 아이들, '병원'의 환자, '해바라기 얼굴'의 여공, 산문 '종시'에서 복선 철도 노동자에 대한 묘사 등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동주의 작품에서는 동시대를 산 노동자들의 모습도 세 차례 등장한다"며 "윤동주는 그렇게 현실적인 고민을 했다. 그의 '하늘'이 '경천애인' '민심'으로 읽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윤동주의 시는 치열한 자아성찰을 담고 있다. 김 교수 표현을 빌리면 윤동주는 "자기 존재의 고유성을 사랑하는 인간"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라는 '서시'를 두고도 김 교수는 "결국 윤동주 정신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우쳐 준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그는 "모든 언론, 논문이 윤동주를 '자아성찰' 안에 가두고 있다"며 "윤동주는 그야말로 혁명의 시인"이라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김 교수는 윤동주 시의 구절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시 '십자가' 중에서),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시 '간' 중에서)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윤동주처럼 산다는 것은 스스로를 냉철하고도 고독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을 방 안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쪼개어 자기 능력껏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꼭 정치적 행위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살피는 사회 그 자체가 곧 혁명이라고 믿는다. 윤동주 시처럼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혁명적 존재"라고 강조했다.

일제 강점기, 나라를 잃고 만주 북간도로 이주했던 조선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황무지를 삶의 터전으로 일구면서 민족운동과 기독교를 결합시킨 남다른 문화를 뿌리내리죠. 이는 당대 항일 독립운동은 물론 해방 뒤 한국 사회 민주화운동에도 뚜렷한 영향을 미칩니다. 10월 17일 개봉을 앞둔 다큐 영화 '북간도의 십자가'를 바탕으로 북간도와 그곳 사람들의 숨겨진 가치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72
  •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엄마야 누나야''부용산'등을 작곡한 작곡가 안성현(1920-2006년) 선생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제1회 안성현 선생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오는 10월 7일 열린다. 나주 남평 지석강변에 세워져 있는 안성현의 엄마야 누나야 노래비[연합뉴스 자료] 나주문화원...
  • 2016-08-19
  • 정유정·김경욱·김숨·데이비드 밴 등 국내외 28명 작가 참여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외 젊은 작가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인 '서울국제작가축제'가 다음 달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1주일간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2006년부터 시작해 격년으로 열어온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올해...
  • 2016-08-12
  •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에 있는 윤동주(尹東柱) 생가에 그의 문학적 멘토였던 정지용(鄭芝溶) 시비 건립이 추진된다. 중국 룽징시 방문한 김영만 옥천군수(맨 왼쪽) [옥천군 제공 = 연합뉴스]   정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올해 시비 건립...
  • 2016-08-01
  •   7월 18일 오전,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국제회의실에서 30여명의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김학철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좌담회”가 열렸다. 연변대학 조선-한국학원 리관복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학철선생의 아드님인 김해양선생이 “항일투쟁시기 김학철선생의 잊을수 없는 두 전우”라는 테...
  • 2016-07-26
  • 수상자 신금화시인(가운데) 7월 2일 오전, 한국리상화기념사업회와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에서 주최하고 한국(주)에나 인더스트리가 후원한 “제2회 리상화문학상시상식”이 연길시 신개원호텔에서 개최되였다. 멀리 흑룡강성 동녕현 삼차구진에 살고있는 신금화시인이 시 “밤”으로 수상의 ...
  • 2016-07-04
  • 한국문학이 베스트셀러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어느덧 베스트셀러 명단에 한국문학이 떡하니 이름을 올렸고, 때로 절판의 낭떠러지까지 내몰렸던 한국문학 신간은 이제 ‘출간→매진→중쇄’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추세다. 한강 소설가의 첫 맨부커상 수상이란 낭보도 독자 가슴에 숨겨졌던 문학의 향수를...
  • 2016-06-22
  • [동아일보] ‘부커상’ 수상 한강 필두로, 김연수-편혜영 등 해외계약 잇달아 다양하고 보편적 주제로 어필 한국문학 세계화의 축이 바뀐다. 그간 한국문학 해외 진출을 끌어온 시와 소설들은 ‘한국적인 것’이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문열 황석영 씨 등을 중심으로 분단 등 한국의 역사적 상황에...
  • 2016-06-14
  • 귀국 후 첫 기자회견…"수상 예상 못해…11년 전 소설로 상 받으니 이상해"  신작 '흰' 소개…"인간의 밝고 존엄한 지점 바라봐"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17일 ...
  • 2016-05-24
  • 등단부터 주목받아온 '차세대 韓문학 기수' "소설은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질문에 답하는 과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소설가 한강(46)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
  • 2016-05-17
  • 丁亚平(中国艺术研究院电影电视艺术研究所):记得大约是在2012年4月份,电影审查委员会审查此片的时候,特别通知我们说有重点电影,大家尽可能要克服困难来参加。接到这样的通知,我有幸参加了第一版的看片。这个版本很长。我们通常一个下午看两个片子,但是这个片子我们看了一个下午。看之前,就知道《白鹿原》是一个重...
  • 2016-05-03
  • 【著名作家陈忠实去世】记者从陈忠实家人处获悉,今晨7:40左右,著名作家茅盾文学奖获得者陈忠实,因病在西安西京医院去世,享年73岁。《白鹿原》是陈忠实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说集《乡村》、《到老白杨树背后去》等。 陈忠实,中国当代著名作家,中国作家协会副主席。《白鹿原》是其成名著作,其他代表作有短篇小...
  • 2016-04-29
  • 세르반테스(左), 셰익스피어(右)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스페인) 마드리드 대신 (영국) 런던에서 살았더라면 더 나은 대접을 받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등장한 비유다. 지난 23일(현지시간)은 근대소설의 효시로 여겨지는 『돈키호테』 작가인 세르반테스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 2016-04-26
  • 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가 주관한 이상각시선집 《이상각 사랑의 서정시》 출간회 및 세미나가 정선아리랑연구소의 후원으로 지난 22일 연변대학 과학기술청사 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다. 민족문자출판특별지원자금프로젝트의 중국조선문우수문예작품선집으로 지난 3월 연변교육출판사에서 출...
  • 2016-04-25
  • [400년의 매혹] 23일, 대문호 떠난지 400년 영국 미들랜드 장갑 제조공의 아들…세계가 존경하는 작가로 성장 인간과 세상 꿰뚫은 통찰에 공감 셰익스피어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흡수해 예술적이고 정교한 언어로 작품에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다채롭게 변주돼 그 시대의 삶을 반추하게...
  • 2016-04-22
  • 구글라이브러리 프로젝트 [구글 캡처]  미국 대법원이 18일(현지시간) 구글의 전자책 프로젝트 라이브러리 프로젝트(Google Books Library Project)의 저작권 침해 심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짧은 명령서를 통해 “소송 당사자인 개별 작가들이 구글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을 인정하지 않는다&...
  • 2016-04-19
  • 조문헌작가가 11일 그가 교편을 잡았던 북경대학에 복귀하였다.  이딸리아에서 묵직한 영예를 받고 돌아온 안데르센상 수상자 조문헌은 막언, 류자흠에 이어 세계문단에서 이름을 떨친 또 한명의 중국 당대작가이다.  수십년간 아동문학창작에 몰두해온 조문헌은 시종일관 소년아동의 생존상태와 심령세계에 주목...
  • 2016-04-14
  • 재외동포 문학육성을 위하여 2016년「제18회 재외동포문학상 공모전」을 실시합니다. 전 세계 170여개국 720만 재외동포 대상으로, 문학적 창작활동을 장려하고 한민족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모국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시행하는 문학상 공모전에 재외동포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
  • 2016-04-07
  • 중국아동문학작가 조문헌교수가 4일, 이딸리아 볼로냐 국제아동 도서 전시회에서 2016년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중국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했다. 국제 안데르센상은 국제 아동련맹이 1956년에 설립한 상으로 2년에 한번씩 평가한다. "아동문학의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본 상은 "세계적인 범위에서 우...
  • 2016-04-07
  • 검찰이 표절 의혹이 제기돼 고발당한 소설가 신경숙씨(53·사진)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된 신씨를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두 혐의 모두 법리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면서 “출판사 입장...
  • 2016-03-31
‹처음  이전 4 5 6 7 8 9 10 11 12 13 1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