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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ㆍ차가운 시선에 사는 ‘동거부부’
-비혈연 가구는 법적 가족 포함 안돼
-이이 낳아도 ‘한부모 가정’ 등 불이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서로를 부를 때는 굳이 ‘여보’란 호칭을 사용한다. 주말이면 함께 장을 보고, 종종 배드민턴도 함께 친다.
직장인 A(30ㆍ여) 씨는 남자친구와 1년 5개월째 동거중이다. 남자친구 집과 직장이 가까워 종종 남자친구 집에 머물던 것이 계기가 됐고, 월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합치게 됐다. 그는 “직장문제로 ‘반동거’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 남자친구와는 같이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혼에는 아직 자신이 없다. 해외에 계신 부모님께는 “쉐어하우스에 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새로운 가족관계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속에서도, 한국의 가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거부부’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동거부부들이 살아가면서 기혼부부에 못지않은 법적, 사회적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한국은 동거부부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커플관련 자료사진.[사진=123RF] 통계청이 집계하는 것은 친구간 동거ㆍ셰어하우스 거주 등 ‘주택 공유형태’를 포괄하는 ‘비혈연가구원’에 대한 통계뿐이다. 지난 2016년을 기준으로 비혈연가구원는 58만3438명에 달했다.
이들 비혈연 가구를 ‘가족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민법 제779조 및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에 비혈연가구는 포함되지 않아 추후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니, 동거부부는 건강보험과 연금, 보험 등 부부로서 받을 수 있는 각종 사회적 헤택에서도 소외된다.
최근 한 여성이 군인이던 동거남성 B씨의 유족 연금을 달라며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서 서울 고등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여성은 1960년대 중반 B씨와 동거를 시작했고, 두 명의 자녀를 낳고 생활해 왔다. B씨가 지난 2014년 숨지자 이 여성은 유족연금을 신청했고, 국방부는 “연금 수급 권리는 B씨의 법률상 배우자에게 있다”며 거부했다.
동거부부는 아이를 낳을 때도 ‘한부모 가정’으로 분류돼 여기에 따른 법적인 적용을 받는다. 정부의 주택지원이나, 육아휴직 등 제도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사회적인 시선도 차갑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현재 동거중이거나, 동거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51%는 ‘다른 사람의 부정적 편견이나 곱지 않은 시선 등으로 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 선진국들은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유럽 각국에서는 동거부부가 새로운 가족의 형태로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999년 동거 커플을 새로운 가족 형태로 인정하는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스웨덴은 ‘동거법’, 독일은 ‘생활동반자관계법‘을 통해 동거부부의 법적ㆍ사회적인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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