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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원내대표 출산주도성장 정책 이어 김학용 위원장 출산 기피 청년 가치관 훈계하면서 비난 여론 봇물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내놓자 비난이 쏟아진데 이어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자유한국당)이 출산에 대해 청년들의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해 출산 마지노선이라는 출생아 수 40만 명이 무너졌다”며 출산장려금 2천만원, 성년에 이를 때까지 1억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자 돈만 주면 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을 질타하고 여성의 출산을 국가 성장의 도구로만 생각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들이 왜 출산을 기피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려 없이 예산 투입만 하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발상 자체가 포퓰리즘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실제 보육관련 예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저출산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다. 정부에서도 이대로 가다 미래성장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며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사회 전반 환경 개선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0세부터 5세의 자녀를 둔 가정에 매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자는 정책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2인 이상 가구 소득 상위 10%’를 제외하자는 주장을 펼치면서 발목을 잡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출산주도성장은 정치공세성 성격이 강하다.
김성태 원내대표에 이어 김학용 위원장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는데 청년층이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며 훈계조의 발언을 내놔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일생활 균형 활성화 방안’ 포럼에 참석해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를 여러 명 낳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최근에 아이 셋 손 잡고 다니는 걸 오히려 창피해한다더라.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낳이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김 위원장은 “아이를 낳으면 둘째부터는 대학까지 비용을 다 지원하거나 집을 한 채 준다거나 해야 젊은 부부들이 솔깃해서 애를 낳을까 고민할 것”이라며 “유사하게 지출되는 복지를 통합해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주장에 반응은 뜨거웠다. 관련 기사에 대한 댓글만 5천여 개다. (8일자 중앙일보) 대부분 강도 높은 비난 일색이다.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세력이 자유한국당이 아니었나라는 반문부터 나온다. 현실을 모르는 ‘기득권’과 ‘꼰대’의 주장이라는 비난이다. 김 위원장의 주장을 비꼬아 “늙은 세대들 자기 편하려고 출산 장려”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아무개씨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 니들이야”라며 “집값 땅값도 니들이 다 올려놓고 젊은 세대들은 편함을 추구하고 고생을 싫어하고 노력을 안 한다고 니들 출산율 올리려는 건 니들을 받쳐줄 노예가 부족해서 그런 거지”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희##는 “최저임금 죄꼬리만큼 올리니까 나라망한다고 ###떠는 주제에 집값 내릴 생각은 안하고”라고 썼다.
출산의 출발점인 결혼부터 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소유한 토지와 주택 소유 사항을 적고 “집한채 없고 모아놓은 재산도 없는 사람이 무슨 수로 애를 낳느냐”라고 꼬집는 댓글도 올라왔다. “집값 반값 만들어봐라, 출산율 두배는 늘 것”이라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디He###는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겁나 때라고 집값이나 잡고 월급이나 울려, 누가 애 안 낳는지”라며 “니들이 지난 10년 동안 젊은이들 계약직 거지로 내몬 결과”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유한국당의 출산주도성장 대책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남길지도 관심사다. 홍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시사한 만큼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논쟁적인 출산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내놓고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홍 대표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에서의 생활을 “독서와 충전,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보낸 지난 두달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또 다시 갈등의 대한민국으로 들어간다. 내 나라가 부국강변한 나라가 되고 선진강국이 되도록 배전의 노력의 다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대전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저출산 3대 원인으로 육아문제와 경력 단절 문제, 교육정책을 꼽은 바 있다. 하지만 콘서트에서 결혼 및 출산 기피 원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혼이라는 게 계산해서 하면 안되죠”라며 “자기 먹을 복은 타고 난다. 그래서 출산하는 것도 고민 안했으면 좋겠다. 너무 계산해서 살면 세상이 무미건조하다. 때로는 무작정 살 필요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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