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성폭행 당하고 신고 못한 심정을 아시나요?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30일 11시01분    조회:125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입은 누가 막았나? ①] 
시간당 3.4건 발생하는 성폭행 "신고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아"
해바라기센터 "피해당하고도 죄책감 느끼는 피해자…2차피해 우려에 위축"
변호사 "강간죄 좁게 해석하는 형법…가해자 처벌 어려운 사례 많아"
피해자 "마음속에서 떨쳐내기 힘든 죄책감…완전한 치유 없어"
심리학자 "자책하기 쉬운 피해자…위로해주는 사회 분위기 마련해야"


[사진=자료사진/픽사베이]

"왜 8년 동안 참았을까요? 피해자가 더 이상하네요" 

위 글은 '한집에 살던 처제를 8년간 9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40대' 기사의 댓글이다. 

댓글엔 가해자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지만 피해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다년간 성폭행을 당하고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에 동향 2018'에 따르면 2016년 발생한 성범죄는 2만9357건이다. 인구 10만명당 56.8건으로, 하루에 80.4건, 시간당 3.4 꼴로 성범죄가 발생했다. 10년 전인 2007년(1만4000건)에 비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토록 높은 성범죄율에도 불구하고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실제 성폭행 피해자가 통계보다 더 많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많은 사람이 성폭행을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피해자의 심정 

성폭력 피해자에게 상담, 의료, 수사·법률, 심리지원을 제공하는 서울해바라기센터 박혜영 부소장은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우려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를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성폭행을 당해 극도로 위축돼있는 피해자가 신고하면서 짊어져야 할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부소장은 "많은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자책한다"면서 "왜 내가 당했을까, 왜 더 격렬하게 저항하지 못했을까, 왜 막아내지 못했을까 하며 괴로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혼자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을 겪은 피해자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네 행실에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무고 여부를 따지다보니 피해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설 정명신 상담지원팀장은 "센터를 찾는 상담자가 인터넷 댓글에 대해 꼭 이야기한다"며 "신고하기 전에 자신과 유사한 사례를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댓글이 적대적이고 2차피해가 있으면 신고를 주저하게 된다. 결국 타이밍을 놓치고 마음을 닫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해바라기센터라고 적힌 간판 때문에 방문조차 망설이는 피해자도 있다. 센터에 들어가는 걸 누가 보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다"며 "피해자는 지원기관에 올 때조차 사회적 시선을 두려워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범죄 사실이 알려질까 겁먹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서울해바라기센터 박혜영 부소장과 정명신 팀장 [사진=윤홍집 기자]

■ 강간죄 성립 좁게 해석한 '최협의설'…"가해자 처벌 어려울 때도" 

우리 형법은 강간죄 성립과 관련해 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최협의설'을 따른다. 형법 제297조는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을 때 강간죄로 규정하고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인해 공포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거나 수치심에 구조를 요청하지 못하면 사실상 동의한 것과 같다는 셈이다. 

이 때문에 동의한 성관계가 아니었음에도 강간은 아닌 법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2017 상담 통계 및 상담동향 분석'에 따르면 같은 해 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124건 중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으나 강간죄로 처벌하지 않은 사례가 54건(43.5%)이었다. 10건 중 4건 이상이 강간죄로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 성폭력 공인전문검사 출신 이승혜 변호사는 "폭행과 협박을 동반하지 않는 강간도 있다"며 "최협의설에 따라 검찰 입장에선 협의없음 처분을 내릴 수 밖에 없고 법원 역시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폭행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부터 친족에게 성폭행을 당해 의사에 반했다는 정황이 없는 피해자도 있다"며 "그루밍도 대표적인 케이스다. 가해자는 대부분 재판에서 합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한다. 누가 봐도 반인륜적인 사람인데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간죄 성립에 대해 폭행과 협박이 아니라 비동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실제로 인권단체 등에서도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성폭행당했을 때 기억 선명해…완전히 치유될 순 없어" 

지난 3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표한 '2018년 상담통계'에 따르면 의료지원을 받는 성폭력 피해자 중 49%(39명)가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고도 3념 넘게 의료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의료지원을 받는 대상자 역시 27.8%(22명)으로 높게 조사됐다. 

7살 때부터 10년간 이복 오빠에게 친족 성폭행을 당했던 A씨는"완벽하게 치유될 순 없는 거 같다"며 "처음 성폭행당했을 때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가끔 성폭행당했던 상황에 대해 꿈을 꾸는데 눈을 뜨면 너무 두렵다"고 토로했다. 

A씨 "성폭행을 당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넌 잘못한 게 없어'였다"면서 "머리로는 나도 잘못한 게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으론 '정말 잘못한 게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가 돼보지 않으면 아무리 말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고 털어놨다. 

이어 "성폭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나만 말 안하면 될 줄 알아서 평생 피해 사실을 숨길 작정이었다. 나도 내가 성폭행 피해 사실에 대해 말하고 치료 받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피해자가 죄책감을 느끼고 트라우마를 갖는 건 자주 나타나는 사례다. 

곽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가 신고하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인간은 불안한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현실을 도피하고 잊어버리려 하는 심리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피해를 당한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데 신고를 하기 위해선 상처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사람일수록 '내가 뭔가 잘못한 게 아닐까'하며 자책하기 쉽고 자신이 앞으로 겪어야 할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신고하지 못한 성폭행 피해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피해 사실에 대해 알리기 부담스러운게 현실. 피해자를 보듬고 위로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3
  • 가족끼리 같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디지털 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앙포토] 강원도 춘천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 이민정(가명)양은 학교ㆍ학원을 마치고 오후 5시쯤 집으로 돌아온다. 오후 9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가족과 놀거나 대화하는 일이 거의 없다. 직장 때문에 다른 곳에 사는 아빠는 일주일에 한...
  • 2018-05-08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2001명 설문 건축회사에 다니다가 2년 전 퇴직한 이규성(가명·55) 씨는 ‘캥거루족’ 아버지다. 3년 전 결혼한 큰아들 부부를 데리고 산다. 취업 준비 중인 아들과 직장에 다니는 며느리를 대신해 손녀를 돌보는 것도 이 씨의 몫이다. 아내가 식당을 운영하며 가계를 책임지고 있어 생...
  • 2018-05-04
  • 中·印 남자가 7000만명 더 많아…대부분 20대 전문가 “남성성의 위기 초래할 수도” ‘남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남아 선호 현상이 남아있는 중국과 인도에서 심각한 성비 불균형으로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
  • 2018-04-25
  • 부푼 꿈을 안고 사회를 향해 내디딘 첫발, 월급 받아 성실히 저축한 돈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새출발, 무럭무럭 자라는 자녀를 보며 밝은 미래를 그려보는 중년. 누구나 누릴 수 있다고 여기던 ‘평범한 행복’의 기준이 변했다. 최근 2030 청년세대는 취업시장에서 한번 좌절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을 포...
  • 2018-04-25
  • DMC미디어 '40대 소비자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40대 남녀의 최대 관심사가 '건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광고 전문 기업인 DMC미디어가 최근 펴낸 '40대 소비자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남성의 25%, 여성의 29%가 '건강&#...
  • 2018-04-19
  • 프랑스·덴마크 등 유럽 10개국, 신생아 절반 이상이 혼외출산   유럽에서 결혼하지 않은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이슬란드·프랑스 등 10개국에선 혼외 출산 신생아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거 문화가 보편화된 유럽에서 결혼을 꺼리는 젊은이...
  • 2018-04-19
  • [자살 예방 지킴이 교육 받아보니]  "갑자기 소중한 물건 나눠주거나 외모에 신경 안쓰는 것도 신호" 전문가 도움 받도록 이끌어주는 자살예방 지킴이 100만명 목표   "요즘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니?" "아무 일도 아니야. 넌 상관하지 마." 친구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 때 어떻게 도울...
  • 2018-04-15
  • 신한카드, 자사고객 빅데이터 분석  50대 43%, 월소득 300만원 넘지만 카드 이용 금액, 30대의 62% 그쳐 외식-쇼핑 비중도 2030보다 낮아 혼자 사는 40, 50대 중장년층이 소득은 높지만 소비는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자사 고객들의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 2018-04-15
  • 이불 밖은 위험해, 그래서 안에서 논다 워너원 강다니엘의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왼쪽)과 MBC 예능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에서 보여준 수더분한 모습. [사진 제공=하이트 진로, MBC]   “이불 밖은 위험해!” 이 말은 이제 유행어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MBC가 지난해 방영한 3부...
  • 2018-04-15
  • 1000명당 혼인 5.5건 사상 최저 우리나라 1인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혼인율은 계속 줄어 만혼과 비혼 추세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7’에 따르면 1인 가구 수는 2016년 539만8000가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첫 인구주택...
  • 2018-04-15
  • 히다치(日立)제작소 IT사업분야에서 일하는 오오타 요시코(40대) 부장은 암 환자다. 2016년 4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을 3번이나 받았다. 하지만 한번도 휴직이나 병가를 사용하지 않고, 부서 이동도 없이 같은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은 '암 치료와 일 병행' 개념 확산 75.7% "암...
  • 2018-04-15
  • #분위기 띄운다는 핑계로 스킨십 유도 게임 이어지고 진행자 성적 농담까지 만연 2012년 대학 입학 이후 한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고 있는 A(25)씨는 봄이 되면 고민에 빠진다. 재단 주최 장학생 수련회에 의무 참석해야 하는데, 오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마다 학생들 상대로 온갖 스킨십을 유도하는 게임을 진행하고 있어...
  • 2018-04-02
  • [동아일보]    “주위에서 어른들이 ‘결혼은 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니 그래도 해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하면 문제고 안 하면 문제될 것이 없는 것 같아요.”  유통업계 대기업에 다니는 4년 차 직장인 조모(32) 씨의 말이다.  2000년대 이후 국내 혼인...
  • 2018-04-01
  • 중학교 교사 성폭력 폭로 문제 해결될거라 믿었는데 교육청 “징계 어렵다”통보 교회는 출교 조치로 마무리… 유명인 사건과 다르다는 느낌 김현주(가명·33·여)씨는 이달 초 ‘미투(#MeToo)’ 운동에 동참했다. 중학교 때 선생님이던 정모(53)씨로부터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 2018-03-31
  •   영화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에서 '기러기 아빠' 재훈 역을 맡아 주연한 이병헌(46). 서울에서 촬영된 무미건조한 회상신은 가족이 있는 호주의 감성적인 장면들과 대조를 이룬다.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유학 또는 이민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들, 특히 부부가 멀리 떨어져 사는...
  • 2018-03-26
  • [아이가 행복입니다] [2018 신년기획] [제2부-1]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가 예측한 '저출산 인구 충격' 덮치는 한국 젊은 인구 줄어 타격… 2027년 지방 백화점·대형마트 사라진다 2039년 사병 규모 40만명 유지땐 20~24세 남자의 41%가 군대에… '젊은 피' 필요한 곳에 인력 부족, 치안...
  • 2018-03-26
  • 文정부, 개헌안서 ‘사형’ 삭제…“사형폐지 첫단추” 평가 “(사형제 폐지와의 연관성도) 물론 생각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공개하면서 사형제 폐지 논란이 다시금 불붙고 있다. 개헌안에서 현행 헌법에서 ‘사형’이란 단어가 유일하게 등장하는 조항인...
  • 2018-03-24
  • 고령화 사회(CG) [연합뉴스TV 제공]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인구 추월 여성 절반 이상 "결혼은 안하거나 선택"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가 유소년 인구보다 처음으로 많아졌다.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2.4년으로 늘어났다. ...
  • 2018-03-22
  • 지난해 26.5만건 1974년 이후 최저…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도 역대최저 이달 1 열린 ‘제1회 롯데웨딩 박람회’ 패션쇼.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혼인건수가 지난해 6년 연속 감소하며 197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 통계청은 21일 &lsqu...
  • 2018-03-21
  • 대기업에 다니는 50대 A부장과 밀레니얼 세대 B대리. 회식을 놓고 벌이는 두 사람의 가상 설전을 소개한다.   A: “젊은 직원들은 일만 하고 퇴근하는 걸 생산성 제고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 소통하고 친밀해져야 서로 원하는 걸 찾을 수 있죠.”  B: “회사가 무슨 동아리인가요? 꼭 친해져...
  • 2018-03-14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