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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며 일할 수 있을까?…'일하는 마음'
"'중요한 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긴 하다. 나 역시 이 말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니라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계속하다 보면(언제나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그것만으로 이르게 되는 어떤 경지가 있다. 당장의 '잘함'으로 환산되지 않더라도 꾸역꾸역 들인 시간이 그냥 사라져 버리지는 않는다."
농담인 듯 아닌 듯 많이 들었던 대화가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거 필요 없어, 잘해."
저도 저렇게 후배에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했으면서도... 결국은 성과가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합리화하지만 '과정은 어떻든 상관없다는 건가' 반발심도 생기기 딱 좋은 말입니다. 돌아보니 잘하려면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계속하다 보면 쌓여가는 '공력'이라는 걸 무시할 수도 없구나 느낍니다. 조금은 엉뚱하지만 요즘 꽂힌 단어 중 하나는 '꾸역꾸역'. 이 책에서도 그 대목에서 눈이 번쩍! 했습니다.
'꾸역꾸역'. 산뜻하거나 쿨하고 세련된 이미지는 아니지만 우공이산(愚公移山)처럼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여도 꾸준히 해 나간다는 어감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저의 일하는 마음은, 한마디로 '꾸역꾸역'. 오늘 가져온 책은 제현주 작가의 <일하는 마음>입니다.
제현주 작가는 기업경영과 투자분야 컨설턴트이자 지금은 투자회사 대표로, 올해로 일하기 시작한 지 꼭 20년이 됐다고 합니다. 조직에 속해서 11년, 조직을 떠나 6년, 다시 회사에 몸담은 지 3년. 그렇게 지금은 회사 대표인 분의 '일하는 마음'이라면 "노오력", "노오오오력이 부족해!"가 아닐까 하는 삐딱한 생각도 책을 읽기 전엔 들었습니다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일하는 자들이라면 대체로 공감할 만한, 혹은 자신을 돌아볼 만한 지점이 많습니다. 일에 대한 마음, 일을 위한 마음, 일을 하는 마음, 그리고 나. 책의 부제는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입니다.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 어떤 상황이 줘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저는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지 못하는 일'에 몸을 던지길 좋아하고 , 그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또 한 뼘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뛸 수 있는 1 킬로미터에 집중하는 거였다 . 그러다 보니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조금씩 늘어난 것처럼 , 삶의 트랙에서도 어느 날인가 나도 모르게 2.5 킬로미터를 뛸 수 있게 되었다 ."
"일에서 멀어지고서야 비로소 그 일을 둘러싼 맥락과 , 그 안에서 교차하는 나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의 이해와 욕망이 , 그리고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 일하기 위해 모였으므로 각자의 사정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 결정적인 순간이 닥친다면 그때는 각자의 사정을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 그럴 수 있다고 믿을 때에만 지금 이 순간 마음껏 일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 거리가 허락해주는 자유다 ."
"책임감으로만 이뤄진 삶은 결코 원하지 않지만 , 아무 책임도 질 필요 없는 삶은 더 나쁜 것 같기도 하다 . 어디를 가도 따라다니는 '책임'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굳은 결심 , 목적지를 향한 열망 , 주변의 얼굴들에 대한 책임감이 얼마만큼 오래가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 나는 정말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일까 , 아니 그런 사람이길 스스로 원할까 .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이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내리고 ,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그렇지만 이 질문으로 돌아올 때마다 뱅글뱅글 동심원을 그리며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 그러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요 ."
하나만 더 보태면, 결국은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며 정답을 바로 찾을 수는 없겠으나, 계기 삼아 나 자신의 '일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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