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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살까, 아빠랑 살까…자녀 멍드는 이혼 다툼 언제까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18일 07시36분    조회: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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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혼을 앞둔 엄마입니다. 결혼한 지 3년 되었고, 이제 돌이 지난 아이가 있습니다. 돌잔치를 할 때까지만 해도 저희 부부가 이혼을 고민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남편 모두 공부만 좋아하고 결혼 생각이 없다가 대학원에서 만나 연애하면서 이 사람이라면 같이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결혼했고, 다툼과 갈등이 생기더라도 대화로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제 돌이 지난 아이가 있는 엄마입니다. 아이가 생기자 저와 남편 모두 아이 바라기가 되어 나름 기쁘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지만 양가의 육아 방식과 도우미 문제로 다투게 되었고 결국 별거에 이르렀습니다. [사진 pixabay]

그런데 결혼 생활은 저희의 상상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아이가 없던 때에는 그런대로 굴러가던 생활이 아이가 생기자 아이가 최우선이 되었고, 저와 남편 모두 아이 바라기가 되어 나름 기쁘고 행복한 시간도 많았지만 양가의 육아 방식과 도우미 문제로 계속 다툴 거리가 있었고, 결국 저희는 별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혼에 합의했는데 문제는 아이를 서로 키우겠다고 하여 더는 합의에 진전이 없습니다. 

저도 남편이 아이를 사랑한다고 알고 있지만 아이가 너무 어리고 아빠와 잘 놀다가도 잠을 잘 때는 꼭 저만 찾기 때문에 제가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편이 조금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금세 합의가 되었을 것인데 남편도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혼 말을 먼저 꺼낸 제가 미우니까, 이이를 키우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자기가 아이를 키우지 못한다면 이혼에 동의해줄 수 없다고 저렇게 억지를 부립니다.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가정법원에 가면 ‘부모’라는 소책자가 있습니다. 정말 좋은 책입니다. 부모가 이혼해도 부모라는 사실이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부모 중 일방이 양육자가 된다고 하여 다른 일방이 아이와 남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법원에 있을 때나 변호사로서 사건을 수행할 때, 이혼하겠다, 하지 않겠다는 다툼보다 서로 자녀를 키우겠다는 분쟁이 더욱 힘이 들더군요. 상대방이 양육자가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주장하고, 본인이 양육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근거 짓기 위해 상대방의 작은 흠을 부풀리고, 음해하고 심지어는 허위 사실을 고소하기까지 합니다. 분명 진실은 하나일 텐데 어쩌면 당사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주 전 양육자를 다투는 사건 때문에 법원에 갔다가 판사님으로부터 깊이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두 분은 이혼하고 보지 않으면 상처가 아물지도 모르지만 지금 가장 상처받은 이는 아이입니다. 아이를 누가 키우는 것이 무엇이 중요한가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우리 때문에 상처받을 아이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라는 취지로 말씀하시더군요.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쏟는 에너지를 아이의 양육에 대해 사용한다면, 그리고 상대방의 부족함을 본인이 메우려고 애쓴다면 아이는 부모의 이혼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부모가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잘 자랄 수 있겠죠. 부모 모두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나 불만 대신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만 남는 이혼 조정이 성립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례자의 경우에도 아이를 누가 키워야 하는 것보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아이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하고 아이 아빠와 해답을 찾길 바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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