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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가 만든 세상…‘옆집에 나홀로족이 산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6월11일 09시21분    조회: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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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시대가 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홀로족으로 생활하고 1코노미(1인가구+이코노미)가 생겨나면서 ‘혼자인’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정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 나라 독거 청년 20세에서 39세는 약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올해에는 9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1인 가구의 소비패턴이다. 중국의 1인 가구는 일반적인 가구와는 다른 뚜렷한 소비성향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특징은 즉흥적인 소비성향이다.

중국의 대도시에 거주하는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 구매 시 즉흥적인 결정을 보이는 비률이 28.6 퍼센트에 달하며 3명 중 1명이 가장 높은 소비분야로 오락과 사교 분야를 꼽았다.

중국의 단신소비자 타겟 마케팅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부양부담이 적어 자신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내구재 보다는 즉흥적인 소비재 소비성향이 강하다고 나타났다.

 

■혼자 놀고 혼자 먹으며 소비 트렌드 바꿔

요즘 네집 건너 한집이 1인가구일 정도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도 부쩍 늘었다. 과거 일본에서는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와 은둔형 외톨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혼자 산다고 고독하거나 사람을 피하는 음침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누구보다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열정적으로 소비하며 즐기는 화려한 ‘싱글’이 늘었기 때문이다. ‘솔로 이코노미’, ‘싱글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나홀로족은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올랐다.

연길시에서 6년째 혼자는 직장인 김씨(26살)는 대형마트 배달 서비스를 애용한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배송료가 면제되다 보니 식료품부터 소형가구까지 모두 대형마트 온라인 사이트에서 주문한다. 그는 “마트에서 파는 소포장 채소를 애용한다. 예전에는 재료를 사서 손지랗면 다 못먹고 버릴 때가 많았는데 소포장 채소가 생긴 이후로는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 필요할 때 소량만 사먹을 수 있어 경제적이고 배달시간을 예약해두면 퇴근시간에 맞춰 집앞에 물건이 배달돼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1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상품을 늘이는 등 싱글족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고객은 1, 2 인 가구, 이에 따라 미니주방용품 매출 구성비도 점차 높아져간다.

김씨는 집밥 모임 마니아다. 혼자 사는게 외로웠는데 모임에서 제빵을 배우고 독서모임과 영화감상 모임에도 나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친구도 늘었다. 그는 “영화관에 혼자 가는 건 나홀로족에게 별로 어려운 미션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종종 같은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며 공유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여유시간 리용해 취미생활을 사업으로 확장

1인 가구를 위한 싱글푸드숍들이 줄줄이 문을 열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다. 모든 식품을 1인 1회 섭취 기준으로 소용량화해 1인 가구 소비자가 식품을 필요한 만큼만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구성했다.

나홀로족은 가정이 있는 사람들보다 여유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취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어떤 이는 취미생활을 사업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료녕성 대련시 개발구에 취미제안공간을 만든 직장인 리씨(34살)도 대련에서 10년째 자취하는 나홀로족이다. 리씨는 연변에서 태여나 줄곧 부모와 함께 살다 대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연스레 나홀로족이 됐다. 하지만 20대 시절부터 시작된 독립생활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고독’이였다. 리씨는 “싱글에게 ‘동거인’은 거치장스러울지 몰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같은 취미를 향유할 ‘친구’”라고 했다.

그는 동료 3명과 의기투합해 개발구 지역에서 보편화된 개념인 ‘맨케이브’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맨케이브는 성인 남성의 아지트로 창고나 지하실을 개조해 스포츠 관람, 게임, 영화 감상 등 남자들이 좋아할 법한 것을 가득 채우고 친구들과 함께 술, 음식을 즐기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나홀로족과 다양한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구현하고자 현재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 중이다.

그는 “가구, 인테리어는 물론 전기 등 설비공사까지 동료들과 하나둘씩 공부해 직접 했다. 싱글족의 영원한 고민인 ‘퇴근 후 뭘 할건데?’에 대한 답을 제안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나홀로족 모십니다’

나홀로족이 늘다보니 업계들마다 ‘싱글족’ 모시기에 나섰다.

공유경제, 그린소비, 2차원, 짧은 동영상, E스포츠, 음식배달 문화는 중국의 젊은 문화를 바꾼 6가지 키워드로 꼽히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서 나홀로족을 겨냥한 공중전화 박스 크기의 ‘미니 노래방’이 등장하고 ‘혼합’을 즐길 수 있는 샤브샤브 체인도 성업 중이다.

미니 노래방은 중국 전역에 최소 2만대가 있으며 2018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93 퍼센트 늘어난 31억 8000만원을 기록했다. ‘혼합’ 가능 훠궈 레스토랑 체인인 ‘샤부샤부’는 향항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주가가 2배로 올리뛰기도 했다.

스마트 공유헬스클럽이 늘어난 것도 나홀로족이 늘면서 생긴 현상 중 하나다. 공유헬스클럽은 비교적 작은 공간에 러닝머신 등 기본 운동기구와 탈의실과 샤워실을 갖추고 있다. 위챗 등 모바일 결제만으로 리용이 가능하다.

‘젊은 층’과 ‘방콕족’의 소비 특성을 겨냥한 상품도 속속 시장에 나오고 있다. 설거지 로동을 줄여주고 집안에서 최소한의 공간을 차지하는 미니 식기세척기가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움직임과 수면습관 등을 체크하는 생체 인식 센서가 탑재된 ‘스마트 침대’도 나홀로족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홀로족은 려행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중국 최대 려행 사이트 시트립(携程旅行网)에 따르면 2018년 나홀로 려행이 2017년에 비해 200퍼센트의 성장률을 보였다.

 

■세계 1인 가구도 증가세

영국에서는 세련된 싱글족을 위한 가전제품이 인기고 일본에서는 동경가스가 정보기술을 통해 혼자 사는 가구의 가스 사용량과 사용시간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국가에서 1인 가구에 주택 보조금을 지원하고 개인 침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을 공유하는 공동주택이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됐다.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모든 년령집단에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경제력 있는 30대 이상 1인 가구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런 동향을 감안해 공공주택 공급기관인 싱가포르 주택개발청은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아빠트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인문사회과학가 양송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건 사회몰락의 징조가 아니라 기존의 가정 중심성이 약해지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인식이 바뀌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혼자 살면 로총각, 로처녀 등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발적 비혼족도 늘었고 과거보다 차별이 경감됐다. 황혼 리혼률이 높아지면서 중장년 나홀로족도 증가했다. 더 나아가 개인적 삶의 선택에서 1인 가구를 하나의 가구 형태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었다. 결혼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과 가치관 변화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신연희 기자/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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