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딩크(
DINK·Double Income No Kids)’를 선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딩크족은 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를 뜻합니다. 그만큼 자녀 계획이 없는 부부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이
2020년 기준
88만 명 이상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앞으로도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 중 자녀를 낳을 계획이 없는 여성은
52.8%로, 5년 전에 비해
15.6% 증가한 수치입니다. 흔히 자녀 계획이 없는 부부는 “아이가 없으면 외롭고 삶이 행복하지 않다”라는 말을 쉽게 듣습니다. 아이를 낳아야 건강하고 행복하다는데, 정말 그런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자녀가 있는 부부와 자녀가 없는 부부, 어느 쪽이 더 건강하고 행복할까요?
자녀가 있든 없든 여성 신체에 위험요소는 존재해
우선 자녀의 유무는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체적인 면에서 볼 때 자녀를 출산한 여성에 비해 출산하지 않은 여성은 난소암,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 이유는 생리주기와 질병이 연관돼 있기 때문인데요. 생리주기가 반복될수록 배란하는 과정에서 세포 변화가 계속 일어나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변이 세포가 암세포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김민균 교수는 “생리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과 유방암의 발병 위험도는 낮아진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이은지 교수는 “상피성 난소암은 전체 난소암의
90% 비율을 차지하는데, 이는 비출산여성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도 취약한 질병이 있습니다. 이은지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출산력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다”며 “이외에도 자궁탈출증과 질암, 외음부암이 출산경험이 있는 사람들에 발병위험이 높은 병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중 자궁탈출증은 골반장기탈출증(골반 바닥부위의 근육이 약해져 배 속 장기가 아래쪽으로 쏠려 돌출되는 질환)의 일종으로, 자궁이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대개 골반장기들이 밑으로 빠져나오면서 요실금, 변실금과 같은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다자녀를 출산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아이를 많이 낳지 않다 보니 발병률은 줄어든 추세지만,
70~80대 노인 분들이 아직까지도 자궁탈출증으로 인해 병원을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결혼 만족도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무자녀와 유자녀 부부, 결혼 만족도는 어떨까요?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소가 무자녀 부부와 유자녀 부부를 대상으로 연구한 조사에 따르면 무자녀 부부의 결혼 만족도가 더욱 높았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은 자녀출산에 대한 가치가 과거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경력단절과 육아스트레스를 겪고 아이를 낳을 만큼 가족을 위한 희생이 과거와 동일한 가치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며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 개인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는 자녀에 대한 가치 변화가 딩크족 선호도를 높였다고 예측합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 등과 자녀를 키웠을 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가치를 비교했을 때 자녀 양육에 대한 가치가 떨어져서라는 의견입니다.
흔히 자녀가 없으면 외로울 거라 생각하는 데 실제로도 외로울까요?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있을 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덜 외로울 순 있지만 이런 외로움의 감정은 단순히 자녀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윤대현 교수는 “결혼해서 애를 낳고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며 “자녀를 가지지 않는 부부가 외로움에 취약하다는 말에는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는 정신건강 측면에서 볼 때 육아 스트레스 역시 무자녀보다 유자녀 부부가 겪을 수 있는 문제지만 양육하는 과정이 얼마나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느끼는지에 따라 양육 스트레스도 크기 차이가 존재할 것이란 입장입니다. 결과적으로, 무자녀와 유자녀 부부가 정신건강 측면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양육 스트레스에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누가 더 힘든지 비교해 단언하기엔 아직까지 어렵다는 얘깁니다.
무자녀 부부는 앞으로도 점차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난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가운데 부부 두 사람만으로 이뤄진 부부가구의 비중은
2017년
15.8%(
309만3천가구)에서
2047년
21.5%(
479만4천가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난임, 경제적 부담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앞으로 무자녀 부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조건 자녀가 있다고 해서 건강하고 자녀가 없다고 해서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각자 상황에서의 선택이지, 자녀 유무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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