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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병원의 신생아실. photo 뉴시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아들보다는 딸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리서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딸과 아들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해봤다. 그 결과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사람은 올해 기준으로 55%였다.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1%에 그친 것과 대비가 된다.
이 같은 추세는 2018년부터 이어진 조사에서 줄곧 발견되는 바인데, 전 연령대에 걸쳐 비슷한 응답이 나타난다. 보통 보수적인 가족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70%로 아들의 43%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신생아 출생성비(여아 100명 당 남아 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임신 초기 태아의 성별을 판별할 수 있게 된 1990년대부터 성비는 불균형한 모습을 보여왔다. 1990년에는 116.5로 뚜렷한 남아선호사상을 드러냈다.
특히 둘째아이나 셋째아이의 성비는 최근까지도 불균형했다. 이를 테면 1993년 셋째아이의 성비는 209.7명으로 극단적인 값이 나왔다. 이는 첫째아이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 없이 낳지만, 둘째아이나 셋째아이는 반드시 남자아이를 낳는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남아선호사상도 점차 옅어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출생성비는 105.3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셋째아이 성비도 107.8로 정상범위인 103~107보다는 높지만 상당히 낮아진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가 최근의 극심한 저출산 기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 '세대효과와 출생성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출생성비가 높으면, 즉 성비가 불균형하면 여성의 혼인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출생성비가 높은 지역에서 태어난 여성은 남성 중심적인 성 규범을 회피하기 위해 결혼 및 출산을 지연 또는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양육을 부 또는 모 누가 담당해도 상관 없다는 응답이 "어머니가 주로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과 동일하게 나왔는데 어머니가 주로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50~60대에서는 전통적인 성 규범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변화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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