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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과의 취중토크는 언제나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특별한 술자리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찻잔을 앞에 두고 주고받는 대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야한다는 부담감도 커진다. 하지만 나인뮤지스와의 취중토크는 좀 달랐다. 평균 키 170cm의 '모델돌'이 뿜어내는 도도함에 바짝 얼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앞에 놓인 술잔을 집어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거침없는 발언과 넘치는 장난기, 털털한 성격을 드러내며 마주앉은 기자들의 만면에 웃음이 떠나지않게 만들었다.
나인뮤지스와의 취중토크는 정규1집 '프리마돈나' 발매를 계기로 마련됐다. 타이틀곡 '건'이 특히 좋은 평가를 얻으며 나인뮤지스의 주가를 올려주고 있는 상태. 멤버들도 데뷔 3년만에 드디어 정규앨범을 내놓고 잔뜩 고무된 상태였다. 술자리는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 위치한 나인뮤지스 소속사 스타제국 건물 야외 테라스에서 이뤄졌다. 식당과 종류별 그릴까지 갖춰 고급 펜션 또는 운치있는 카페에 놀러온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미모의 멤버들과 대작 약속이 잡히자 일간스포츠 남자기자들의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담당기자 1인 외에 좀체로 취중토크를 위한 시간을 내지 않았던게 종전의 분위기. 하지만, 이날만큼은 총 3명의 남자기자들이 미소를 머금고 나인뮤지스와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팀내 여기자들이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과는, 역시 즐거웠다. 평상시 취중토크처럼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눈건 아니었다. 하지만 목소리 높여 '파이팅'을 외치며 가을밤 쌀쌀한 공기의 매력을 공유했으니 그걸로 만족. 소속사 스타제국을 찾은만큼 나인뮤지스의 연습실과 식당 등 멤버들이 머무는 공간까지 깡그리 돌아볼수 있었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
▶술 마시다 실수해 파출소행, 나체로 넘어진 적도 있어
-멤버들끼리 술은 자주 마시나요.
현아 : "저희는 합숙을 안 해요. 그래서 집 방향이 비슷한 멤버들끼리 자주 모여 술을 마시게 되더군요."
이샘 : "저는 책꽂이에 양주를 꽂아놓고 살아요.(웃음) 세라는 데뷔 초 술을 잘 못 마셨는데 우리와 어울리려고 술을 배웠어요.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세라 : "원래 술을 잘 못해요. 그런데 요즘엔 소주 네 잔 정도는 마셔요. 최근엔 3차까지 따라가서 어울린 적도 있어요. 혼자 술자리에서 빠지면 멤버들도 불편해하잖아요. 주로 강남이나 회사 근처인 홍대 부근에서 모이는데 그날은 멤버중 6명이 모여 1차에서 소주 7병, 2차에서도 소주 다섯병을 마셨어요."
민하 : "주량은 제가 제일 센 거 같아요. 많이 마셔본 건 혼자서 소주 세 병이예요."
-술 때문에 실수한 적은 없는지 모르겠네요.
성아 : "지난 여름이었어요. 늦은 밤에 현아 언니와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어 무작정 택시에 올라탄뒤 서울역에 가달라고 했죠. 그런데 막상 가려다보니 겁이 나서 가까운 뚝섬유원지로 발길을 돌렸어요. 거기 문이 닫힌 수영장이 있었는데 괜히 객기가 생겨 담을 넘어버렸어요. 경비아저씨가 나가라고 했는데 '조금만 쉬다 갈게요'라고 버텼죠. 그러다 결국 파출소까지 가게 됐어요. 경찰 중 몇 분이 저희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장난이 좀 심했는데 귀엽게 봐주셔서 다행이예요."
이유애린 : "술이 원인은 아닌데 파출소 얘기 듣다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네요. 스케줄 마치고 들어가다 배가 심하게 아픈 거예요. 매니저한테 화장실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하필 파출소에 내려주더라고요. 사정을 설명하고 화장실을 썼는데 바깥으로 나오니 경찰들이 키득키득 웃더라고요. 한 분이 '나인뮤지스 이유애린씨죠'라고 물어 창피했어요.(웃음)"
혜미 : "술을 마신뒤 경리·민하와 현아 언니 집에서 같이 잔 적이 있어요. 현아 언니가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쿵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놀라서 달려가보니 현아 언니가 넘어져 나체 상태로 쓰러져있더군요. 다치진 않았는데 웃겨서 혼났어요."
-특히 장난기 많은 멤버가 있다면.
은지 : 이유애린이죠. 멤버들을 놀라게 만들겠다고 세 시간씩 장롱에 숨어있곤 해요. 욕조 속에도 몇 시간씩 숨어있었던 적이 있어요.(웃음)
▶도도한 외모 탓에 말 걸어오는 남자도 없어
-모델 출신 멤버들끼리 몰려있을때 주위 남자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혜미 : "말을 잘 안 걸어와요. '나인뮤지스다!'하고 쳐다보는 정도에요."
현아 : "그나마 주점에 모여있으면 종종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있긴 해요. 그런데 보통 은지가 정색하면서 '지금 뭐하시는 거냐'라고 딱 막아버려요. 사실 우린 그 상황이 싫진 않은데 말이죠.(웃음) 가요프로그램 대기실에서도 도통 편하게 말 걸어오는 분들이 없어요. 우리가 무서워보이나요."
-데뷔 후 연애경험 있는 멤버는 없나요. 또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요.
이샘 : 연애를 하긴 했죠. 지금은 그냥 좋은 친구사이가 됐어요. 좋은 사람이었는데 남녀관계가 되니 극복하기 힘든 부분도 많더군요. 다행히 지금까지 사랑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은 없어요. 만나다 헤어질때도 얼굴 붉히며 끝낸 적은 없어요. 오히려 연인관계가 끝난 뒤에도 친구로 남은 사람이 많아요. 결혼도 서른 넘기 전에는 했으면 좋겠어요."
은지 : 저도 서른 즈음에는 아기를 낳고 나중에 황혼기에 접어들면 남편과 여행다니면서 살고 싶어요.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살아가시거든요."
성아 : 너무 어렸을때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 좀 더 안정적이고 평범한 생활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결혼을 하게 되면 그런 생활을 해볼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해요."
-아이돌 스타가 대시하면 사귈건가요.
경리 : 저는 싫어요. 아이돌스타와 사귀고 싶진 않아요."
은지 : 저도요. 아직 이성으로 느껴진 사람은 없어요. 좀 어려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그런가봐요."
-멤버 중 경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어요. 질투나진 않나요.
세라 : "절대요. 우리 팀에서도 드디어 한 명이 뜨는구나 싶어 기분 좋아요."
이샘 : "오래 활동한 끝에 한 명이라도 빛을 보니 저도 함께 올라가는 기분이 들어요. 자부심이 느껴져요."
성아 : "경리는 한결같아요. 인기가 많아졌다고해서 변한게 없어요. 그만큼 일이 많아져 힘들텐데 그런 티도 안 내요."
경리 : "멤버들의 시샘은 없어요. 오히려 개인 스케줄이 있을땐 '잘하고 오라'며 격려해줘요."
▶큰 키 섹시한 몸매 때문에 뭘해도 '야하다' 소리 들어
-3년여만에 정규앨범을 낸 소감은.
혜미 : 시장 상황 때문에 정규앨범을 내는게 쉽진 않아요. 회사에서도 많이 망설이다 저희의 바람을 들어줬어요. 그도안 고난이 많았고 그만큼 기적적으로 세상에 나온 앨범이라 더 뿌듯해요."
-키 큰 모델 출신들이 모인 그룹이라 장단점도 뚜렷할 것 같아요.
은지 : "섹시 컨셉트만 부각된다는 문제가 있죠. 그걸 버리려고 해도 잘 안 되더군요. 귀여워보이는 설정을 해도 어설퍼요. 예쁜 옷을 입어도 그게 섹시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이샘 : "이 정도로 키 큰 멤버가 모인 팀이 드물잖아요. 그러다보니 처음엔 모델 출신이 무슨 가수를 하냐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꾸준히 극복해나가다보니 이젠 '모델돌'이란 고유한 수식어도 얻었어요. '모델돌'은 우리 밖에 없잖아요. 그 독특함 때문에 오래 가는것 같아요. 사실 처음엔 나인뮤지스가 일종의 프로젝트 그룹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멤버들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죠. 그러다보니 애착도 좀 덜했던것 같고요. 이젠 더 이상의 멤버 교체는 없어야한다고 생각해요."
현아 : "큰 키와 몸매 때문에 방송출연 때 의상규제를 좀 받는 편이예요. 보여주고 싶은 퍼포먼스가 많은데 동작이 조금만 과하게 들어가면 야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해요. 그런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멤버 수가 많다보니 은근히 갈등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샘 : 저희는 뭐든 직설적으로 얘기하며 풀어버려요. 멤버들이 나인뮤지스 전에도 각자의 일을 가지고 활동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처음엔 서로에게 관심도 갖지 않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였어요. 하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개인활동도 서로 지지해줘요. 이미 데뷔하자마자 나락으로 떨어진 경험이 있고 그때가 멤버들끼리 뭉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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