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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미스코리아 나간 여자야.”
안방극장에서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다.
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에서 걸핏하면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를 외치는 배우 오현경(43)을 비롯해 SBS 수목극 ‘상속자들’의 김성령(46), JTBC 월화극 ‘네 이웃의 아내’의 염정아(41) 등이 변함없는 미모와 물오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대 미스코리아들이 출연하는 JTBC 예능 ‘비밀의 화원’이 화제였으며 MBC는 미스코리아를 소재로 한 수목극 ‘미스코리아’ 방송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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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미스코리아 전성시대
오현경은 극 중에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는 왕씨 집안의 장녀이자 허영심 많고 철없는 며느리인 왕수박 역으로 열연 중이다. 늘씬한 몸매와 미모로 사업가(조성하)에게 시집갔다가 남편 회사가 부도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로, 자신의 잘못에도 걸핏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라고 외친다. 이기적인 언행으로 ‘왕가네 식구들’ 최고의 밉상이다.
1989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까무잡잡한 피부와 서구적인 이목구비 등으로 진에 당선돼 데뷔 때부터 인기를 모았다. 최근 종영한 ‘비밀의 화원’의 MC로 동료 미스코리아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깔끔한 진행솜씨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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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에서 김탄(이민호)의 엄마 한기애 역의 김성령은 제국그룹 회장의 첩으로, 화려한 미모지만 허당 매력으로 깨알 재미를 주고 있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인 김성령은 지난해 SBS ‘추적자 더 체이서’를 시작으로 ‘야왕’, ‘상속자들’에 이르기까지 40대 중반에도 젊은 배우들을 압도하는 미모와 농익은 연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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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아내’의 염정아는 광고회사의 잘 나가는 팀장이자 대학병원 의사 남편을 둔 워킹맘 채송하 역으로 매력을 발산 중이다.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에 지친 두 부부가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테리한 사건과 네 남녀의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매회 연기력 못지않게 뛰어난 스타일 감각으로도 눈길을 끈다. 1991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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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은 미스코리아 출신 패널들의 솔직한 입담으로 화제였다. 특히 배우 이세창과 이혼한 배우 김지연(1997년 미스코리아 진), 중견 배우 홍여진(1979년 미스코리아 선), ‘공주병’으로 웃음을 안긴 권정주(1990년 미스코리아 엘칸토) 등이 눈길을 끌었다.김지연은 ‘비밀의 화원’에서 똑똑하고 생활력 있는 모습이 부각됐고 미스코리아 출신인 줄 몰랐던 홍여진은 의외의 푼수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스코리아 출신 임지연은 지난 16일 MBC ‘세바퀴’에 출연해 첫사랑의 아픔과 화려한 결혼식 등에 얽힌 얘기를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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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 방영 예정인 ‘미스코리아’는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원들이 고교시절 퀸카였던 엘리베이터 걸 오지영을 미스코리아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미스코리아 출신은 아니지만 배우 이연희가 카리스마 넘치는 의리파 오지영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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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버리고 소탈하게 어필한 게 주효
미스코리아는 국내에서 미인의 상징이자 역대 연예계 스타 배출의 산실로 자리매김해왔다. 과거에 대회가 열릴 때면 지상파 방송에서 중계하고 온 가족이 볼 만큼 화제였다. 최근 드라마, 예능에서 미스코리아 출신들은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서기 힘들었던 ‘신비주의’를 벗고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극 중에서 오현경, 김성령은 예쁜 척하지 않고 허점이 많은 친근한 매력으로 안방 팬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들어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신비감을 걷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미녀들이 자신의 어수룩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우리처럼 평범하게 사는구나!’라는 친밀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의 미스코리아 출신들이 철저한 자기 관리로 미모를 유지한 데다 배우로 활동하며 연기력까지 두루 갖춰 맹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스코리아 기수 중 가장 많은 스타가 나온 해는 언제일까. 오현경, 고현정을 배출한 1989년과 MC 겸 배우로 활약한 유하영이 진, 장은영 아나운서가 선, 배우 이승연이 미, 본선 대회에서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미스 경기 진이었던 김남주를 배출한 1992년이 꼽힌다. 지난 7월 ‘비밀의 화원’에서 실시한 시청자 투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미스코리아는 누구?’의 질문에 1위 고현정(18%), 2위 김성령(15%), 3위 김사랑(14%·2000년 미스코리아 진), 4위 이하늬(12%·2006년 미스코리아 진)가 각각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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