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 페러 | 사진=하퍼즈 바자 9월호
패션계에서 생소한 인물인 에마 페러(20)라는 여성이 패션지 ‘하퍼즈 바자’ 9월호 표지를 장식했다.
타고난 기품이 느껴지는 외모와 포즈가 어디서 본 듯 낯설지 않다 했더니 세기의 미인이자 우아함의 대명사로 한 시대를 풍미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1929년~1993년)이 그의 친할머니다. 에마의 아버지 션(54)은 헵번이 첫 남편이었던 배우 겸 영화감독 멜 페러(1917년~2008년)와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이다.
에마 페러는 헵번이 세상을 떠난 다음 해에 태어났기 때문에 할머니를 만난 적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다.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파인아트(Fine Arts·순수미술)를 공부하고 있는 에마는 잡지와 인터뷰에서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땐 여배우 오드리 헵번과 나를 연관 지어 생각하기 힘들었다”면서 “내게 그녀는 그저 가족이었다”고 회상했다.
오드리 헵번
화보 촬영은 이번이 처음인 에마 페러는 랑방(Lanvin)의 드레스부터 토즈(Tods), 랄프 로렌(Ralph Lauren)의 의상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포즈를 취해 할머니의 자질을 이어받았음을 믿어 의심치 않게 했다.
이번 화보는 전설적인 패션 사진작가 리처드 애버던(1923년~2004년)의 손자인 마이클 애버던(23)이 촬영했다. 리처드 애버던은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오드리 헵번의 가장 상징적인 몇몇 사진을 카메라에 담아낸 인연이 있어 이번 촬영은 더욱 의미 깊다.
오드리 헵번의 친손녀라는 후광에 힘입어 앞으로 패션지에서 에마 페러를 자주 보게 될까. 에마의 계획대로라면 그렇진 않을 듯 하다. 그는 ‘워먼스 웨어 데일리(Women’s Wear Daily)’와 인터뷰에서 “나 자신을 위해 계획해 놓은 일들이 많다. 모델 일에 전념하게 될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하퍼즈 바자 9월호는 오는 19일 발매된다.
김수경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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