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유독 큰 빈자리… 신해철 죽음의 충격이 특히 큰 이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0월28일 08시35분    조회:388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신해철. 그는 비록 갔지만 그의 음악과 열정은 영원히 후배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사진 = 한경DB)


신해철의 죽음은 단지 과거의 인기 가수 한 명이 떠나갔다는 정도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국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가 보여준 음악적 가치나 성찰의 치열함, 사회를 향한 외침의 불꽃같은 열정을 이어받은 후배가 없기 때문에 그가 떠난 빈자리가 특히 크게 느껴진다.

연예인이 유명 대학에 다닌다는 것이 일종의 프리미엄처럼 느껴지던 시절, 그는 학사 꽃미남 가수 캐릭터로 데뷔했다.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같은 걸출한 발라드 히트곡들을 내며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한국 가요계는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혁명적인 변화를 겪으며, 그 이전까지의 유명가수들이 급속히 쇠락하게 된다. 하지만 신해철은 그런 격변에도 살아남았다. ‘도시인’ 같은 경쾌한 음악으로 댄스음악의 도전에 응전했던 것이다. 90년대 초에 들불처럼 나타났던 락카페(오늘날 클럽의 효시) DJ들도 신해철의 음악을 즐겨 선곡하곤 했다.

그에게 탁월한 대중적 감각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감각을 살려 얼마든지 안전한 슈퍼스타로 계속 군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해철은 그렇게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그는 실험에 도전하는 독창적인 뮤지션으로, 사회적 문제아로,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그의 음악적 족적은 거대하다. 서태지의 위대함 중의 하나가, 한국어로는 불가능하다고들 했던 랩을 구현한 것이었는데 신해철이 그 전에 이미 서태지의 랩 혁명을 예비했었다. 1집 ‘안녕’에서 영어 랩을 시도한 후 2집 ‘재즈 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등에서 본격적인 한국어 랩을 심화시킨 것이다.

댄스음악 혁명과 함께 대중화된 랩은, 이후 의미보단 말의 운율을 맞추는 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해철의 독특한 성취는 신나는 운율이 아닌 성찰적 의미를 랩에 담았다는 점이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나에게 쓰는 편지中)

신해철의 가사에 울림이 큰 것은 거기에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편한 슈퍼스타로서의 길을 버리고 끊임없이 무모한 도전을 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며 시대와 불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어준 진정한 선배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앨범은 타이틀곡 몇 개와 대충 무난한 곡들로 이뤄진 그런 형식이 아니었다. 그는 앨범 한 장을 낼 때마다 피를 토하듯 수록곡 전체에 고뇌의 시간을 새겨놓았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 그의 생명력을 갉아먹었는지도 모른다.

1990년대 서태지 혁명 이후 댄스음악은 HOT가, 힙합은 듀스가, 록음악은 신해철이 각각 심화시켰는데 공교롭게도 듀스의 김성재와 신해철이 모두 요절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신해철의 록음악은 특별했다.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는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흥겨운 록넘버다. 이 곡은 아직까지도 응원가로 사랑받을 정도로 불멸의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해철은 이렇게 대중적인 록음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한국 주류 가요계에서는 대단히 희귀한 음악을 시도했다. 록큰롤, 하드락, 헤비메탈, 펑크 등 가요 록음악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음악적 형식에 신해철만의 성찰적 가사를 얹어 전대미문의 경지로 나아갔다.

자기자신의 내적인 세계 안에서만 안주한 것도 아니었다. 연예인이 사회적 발언을 할 경우 욕먹기 십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악플을 감수해가며 끊임없이 사회에 파열음을 냈다. 그는 ‘나에게 쓰는 편지’에서 사람들이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잊고 살아간다고 한탄했는데, 그 자신은 끝까지 상처 입은 분노를 토하며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지금 신해철의 존재감을 이을 후배가 과연 있을까? 어딘가엔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 뮤지션이 있겠지만 적어도 널리 알려진 주류 인기가수 중에선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해철의 가치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 이렇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특히 더 아쉬운 것이다. 그는 비록 갔지만 그의 음악과 열정은 영원히 후배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계속 떠올랐던 그의 노래 한 대목을 적는다.

한국경제TV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071
  • 아궁이 탈북자 뽑은 북한 미녀 하지원, 전지현은 북한 미녀 탈락   [AD] 수학전문 정진기숙학원  수학평균39 최고75점향상, 수학2달 문이과 재수선행...   [AD] 추천기숙학원 용인비상에듀  상위1%를 향해, 예비고3 특화 겨울캠프, 대입준...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배우 하지원이 탈북자...
  • 2014-12-08
  •     가수 왕펑과 열애 중인 배우 장쯔이가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5일 중국 남도오락주간은 최근 장쯔이와 가진 인터뷰를 보도했다. 장쯔이는 이 인터뷰에서 아이 그리고 원하는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장쯔이는 왕펑과 2년째 공개 열애 중이다. 영화 '태평륜...
  • 2014-12-08
  • 한국의 인기그룹 엑소가 최근 아시아음악대상을 수상한 가운데 상을 한 손으로 받은 것으로 중국에 알려지면서 엑소가 중국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엑소(EXO)가 지난 3일 홍콩에서 열린 'MAMA 아시아음악대상' 대상을 유덕화에게서 수여받으면서 두 손이 아닌 한 손으로 상을 받았다는 여론이 현지에서 조성되...
  • 2014-12-05
  • 이청아, 웨딩드레스 입은 채 지하철서 포착… 무슨 일이? 배우 이청아가 지하철에서 포착된 사진이 5일 공개됐다. 사진 속 이청아는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대비되는 빨간 운동화를 신고 지하철 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끈다. 이는 오는 7일 방송될 KBS 2TV 드라마 스페셜 '운동화를 신은 신부'(...
  • 2014-12-05
  • 심형래가 중국 영화계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심형래는 최근 OBS '독특한 연예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코미디 영화를 제작하자는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인 사실을 밝혔다. 심형래는 할리우드 진출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영화 시장까지 진출할 가능성을 알렸다. 그러나 진출시기를 비롯해...
  • 2014-12-05
  •     대마초 흡입으로 중국 마약단속반에 체포된 배우 팡쭈밍(방조명)이 수감 중 32번째 생일을 맞아 화제인 가운데, 그가 감옥에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고 알려져 눈길을 끈다. 4일 중국 펑황넷은 대만 언론을 빌어 팡쭈밍의 베이징 수감 생활을 전했다. 생일인 3일 팡쭈밍의 모친은 변호사를 통해 아들에게 축...
  • 2014-12-05
  • 최근 tvN '미생' KBS2 '내일도 칸타빌레' 등 드라마에 불어온 웹툰 바람이 영화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6일 개봉한 영화 '패션왕'은 SF 대작 '인터스텔라'와 맞붙은 가운데 1일 기준 누적 관객수 59만2180명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다. 웹툰을 영화화하는 작...
  • 2014-12-05
  • 올해 가요계는 비극의 연속이었다. 아이돌은 핑크빛 무드를 형성했지만, 갑작스러운 비보와 연일 터지는 사건 사고들이 가요계를 더욱 침울하게 만들었다. 특히 연말까지 아이돌 가수들의 소송 사건이 이어지면서 가요계에는 연일 먹구름이 드리웠다.  故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부터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충격적인...
  • 2014-12-05
  • 가수 장윤정과 남동생 장경영의 민사소송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장윤정이 장경영을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에 대한 2차 변론기일이 5일 오전 진행된다.  앞서 장윤정은 지난 3월 자신에게 빌려간 3억2,000만원을 변제하라며 남동생을 ...
  • 2014-12-05
  •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3일, 2000년대 초반 ‘제2의 보아’라고 불리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가수 죠앤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평소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도 근황을 전했던 그였기에 갑작스러운 죽음 소식은 팬들을 당황케 했다. 이같은...
  • 2014-12-0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