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유독 큰 빈자리… 신해철 죽음의 충격이 특히 큰 이유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0월28일 08시35분    조회:395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신해철. 그는 비록 갔지만 그의 음악과 열정은 영원히 후배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사진 = 한경DB)


신해철의 죽음은 단지 과거의 인기 가수 한 명이 떠나갔다는 정도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국 가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가 보여준 음악적 가치나 성찰의 치열함, 사회를 향한 외침의 불꽃같은 열정을 이어받은 후배가 없기 때문에 그가 떠난 빈자리가 특히 크게 느껴진다.

연예인이 유명 대학에 다닌다는 것이 일종의 프리미엄처럼 느껴지던 시절, 그는 학사 꽃미남 가수 캐릭터로 데뷔했다.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같은 걸출한 발라드 히트곡들을 내며 슈퍼스타로 군림했다.

한국 가요계는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 혁명적인 변화를 겪으며, 그 이전까지의 유명가수들이 급속히 쇠락하게 된다. 하지만 신해철은 그런 격변에도 살아남았다. ‘도시인’ 같은 경쾌한 음악으로 댄스음악의 도전에 응전했던 것이다. 90년대 초에 들불처럼 나타났던 락카페(오늘날 클럽의 효시) DJ들도 신해철의 음악을 즐겨 선곡하곤 했다.

그에게 탁월한 대중적 감각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 감각을 살려 얼마든지 안전한 슈퍼스타로 계속 군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해철은 그렇게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그는 실험에 도전하는 독창적인 뮤지션으로, 사회적 문제아로, 가시밭길을 선택했다.

그의 음악적 족적은 거대하다. 서태지의 위대함 중의 하나가, 한국어로는 불가능하다고들 했던 랩을 구현한 것이었는데 신해철이 그 전에 이미 서태지의 랩 혁명을 예비했었다. 1집 ‘안녕’에서 영어 랩을 시도한 후 2집 ‘재즈 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등에서 본격적인 한국어 랩을 심화시킨 것이다.

댄스음악 혁명과 함께 대중화된 랩은, 이후 의미보단 말의 운율을 맞추는 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해철의 독특한 성취는 신나는 운율이 아닌 성찰적 의미를 랩에 담았다는 점이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나에게 쓰는 편지中)

신해철의 가사에 울림이 큰 것은 거기에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편한 슈퍼스타로서의 길을 버리고 끊임없이 무모한 도전을 하고, 사회적 발언을 하며 시대와 불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어준 진정한 선배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앨범은 타이틀곡 몇 개와 대충 무난한 곡들로 이뤄진 그런 형식이 아니었다. 그는 앨범 한 장을 낼 때마다 피를 토하듯 수록곡 전체에 고뇌의 시간을 새겨놓았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 그의 생명력을 갉아먹었는지도 모른다.

1990년대 서태지 혁명 이후 댄스음악은 HOT가, 힙합은 듀스가, 록음악은 신해철이 각각 심화시켰는데 공교롭게도 듀스의 김성재와 신해철이 모두 요절한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신해철의 록음악은 특별했다.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는 한국인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흥겨운 록넘버다. 이 곡은 아직까지도 응원가로 사랑받을 정도로 불멸의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해철은 이렇게 대중적인 록음악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한국 주류 가요계에서는 대단히 희귀한 음악을 시도했다. 록큰롤, 하드락, 헤비메탈, 펑크 등 가요 록음악 주류의 흐름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런 음악적 형식에 신해철만의 성찰적 가사를 얹어 전대미문의 경지로 나아갔다.

자기자신의 내적인 세계 안에서만 안주한 것도 아니었다. 연예인이 사회적 발언을 할 경우 욕먹기 십상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악플을 감수해가며 끊임없이 사회에 파열음을 냈다. 그는 ‘나에게 쓰는 편지’에서 사람들이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잊고 살아간다고 한탄했는데, 그 자신은 끝까지 상처 입은 분노를 토하며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지금 신해철의 존재감을 이을 후배가 과연 있을까? 어딘가엔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 뮤지션이 있겠지만 적어도 널리 알려진 주류 인기가수 중에선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해철의 가치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 이렇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특히 더 아쉬운 것이다. 그는 비록 갔지만 그의 음악과 열정은 영원히 후배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계속 떠올랐던 그의 노래 한 대목을 적는다.

한국경제TV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071
  •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자가격리 중인 평화로운 일상을 공개했다. 톰 행크스는 1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여러분 좋은 소식 전한다.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났고, 자가 격리 중인데 증상은 거의 그대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열은 없고 기침은 조금 있다'면서...
  • 2020-03-18
  •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기생충'에 이어 '방법'에도 캐스팅 된 것까지 두 작품을 만난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에요." 배우 정지소는 지금도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최우식 분)에게 과외를 받던 박사장(이선균 분)네 딸 다혜로 주목받았다...
  • 2020-03-18
  • 유빈 인스타그램 유빈이 모델 포즈를 뽐냈다 17일 가수 유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근황이 담긴 사진을 두 장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유빈은 하얀색 부츠를 신고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자랑하고 있다. 금발의 헤어스타일로 세련된 비주얼을 뽐내며 소속사 대표다운 카리스마를 풍기는 유빈이 인상적이다. 한편 유빈은 ...
  • 2020-03-18
  • 그룹 ‘마마무’ 화사가 영국 기반의 팝스타 두아 리파(Dua Lipa)의 신곡에 목소리를 보탰다. 17일 화사 소속사 RBW에 따르면 화사는 18일 정오 발매되는 두아 리파의 신곡 ‘피지컬(Physical)’의 리믹스 버전 피처링에 참여했다. ‘피지컬’은 최근 한국에서도 열풍인 레트로 스타일을 반...
  • 2020-03-18
  • 배우 이상아가 안전벨트 미착용 논란에 휩싸였다. 이상아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고차 구매 소식을 전하며 주행에 나선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 속 이상아는 주행 중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경고음이 울렸지만 무시한 채 운전에 집중했다. 한 네티즌들이 이를 지적하자 이상아는 "동네 한 바퀴"...
  • 2020-03-18
  • ■ 폭로하고 아니면 그만? 거짓 루머에 신음하는 ‘하트시그널 3’ 출연자 A·B씨 ‘학폭’ 가해자 루머 학교·동창생 확인 결과 사실 아냐 C씨 버닝썬 친분 의혹? 루머일뿐 제작진 “시간 걸려도 제대로 검증” 채널A ‘하트시그널3’이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과거사...
  • 2020-03-17
  • 모델 한혜진은 피나는 운동으로 완성한 탄탄한 등근육을 뽐냈다.  한혜진은 17일 자신의 SNS에 “D-1 집과 헬스장을 왕복하던 40일간의 여정이 끝났다”라는 글과 동영상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서 한혜진은 운동복을 입고 헬스장에서 등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등 운동을 할 때마다 보...
  • 2020-03-17
  • 씨야, 재결합 현실로…“신곡 발표 논의, 연내 컴백” 3인조 여성 그룹 씨야가 컴백한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씨야의 컴백 소식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보람의 소속사 냠냠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 ‘2020년 4~5월 씨야 컴백 예정’ 소식이 게재됐기 때문. 하지만 이후 해당 내용은...
  • 2020-03-17
  • 탤런트 최송현이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속내를 고백했다. 16일 밤 방송된 MBC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는 탤런트 최송현·다이버 이재한 커플의 하루가 전파를 탔다. 이날 최송현은 이재한을 향해 "사귀기 전 '신이 나의 밝음을 다 담지 못해서 반쪽을 송현 쌤에게 담은 것 같다'고 문자를...
  • 2020-03-17
  • ‘소리 없이 강하다.’ 4인조 보컬그룹 노을이 새로운 음원강자로 떠올랐다. 요란한 앨범 홍보나 음악방송 프로그램 출연도 하지 않은 채 각종 음원차트를 독식하고 있다. 오로지 현실적인 가사 전달과 멜로디가 이끌어낸 팬들의 깊은 공감대 형성 덕분이다. 노을이 최근 발표한 신곡 ‘문득’을 각종...
  • 2020-03-17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