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들의 음원 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신곡이 인기를 얻게 되면 기존의 인기곡들은 자연스럽게 하락세를 탄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몇몇 가수들이 차트에서 '역주행'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이들의 노래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걸그룹 EXID는 지난해 ‘위아래’로 차트에서 역주행을 펼쳤다. 한때 차트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이 노래는 발매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10위권내에 진입했다. 멤버 하니의 직캠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노래도 덩달아 인기를 얻은 결과였다. 하니는 팬이 촬영한 공연 영상에서 섹시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EXID가 대중들의 눈을 즐겁게 해 역주행을 했다면 백아연은 귀를 즐겁게 해 역주행을 한 케이스다. 지난 5월 발표된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는 ‘썸’을 타는 남녀의 이야기를 여자의 입장에서 독백 형식으로 풀어낸 노래다. 작사에 직접 참여한 백아연은 자신의 경험담을 가사에 녹여냈다.
이를 통해 백아연은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는 발매 3주가 지난 시점에 각종 차트 1위에 올라섰다. 노래가 발표될 당시만 해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기였다.
최근에는 걸그룹 여자친구가 역주행을 펼쳤다. 여자친구는 지난 5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SBS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오늘부터 우리는’의 무대를 선보였다. 비가 내려 무대 바닥이 미끄러워졌던 것이 여자친구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멤버들은 공연 중간 중간 무대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유주가 5번, 신비가 2번, 예린이 1번 넘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벌떡 일어나 밝은 표정으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 여자친구의 ‘꽈당’ 동영상이 화제가 됐고, 미국 타임지, 빌보드지와 영국 데일리 메일 등 해외 매체들도 이를 보도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400만뷰를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음원 차트 20위권을 기록하던 ‘오늘부터 우리는’은 10위권에 진입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역주행을 한 팀들의 공통점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는 점"이라며 "가수들에게 유튜브나 SNS를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증거"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 들어 팬들 사이에서 역주행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느낌"이라며 "어떤 노래가 조금이라도 역주행을 하기 시작하면 팬들 사이에서 그 노래를 듣는 것이 유행처럼 돼 시간이 갈수록 음원 순위도 탄력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음원 차트 역주행이 억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음반 제작자는 "기획사들이 차트 역주행을 노리고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하지만, 무리한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역주행은 결국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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