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 판타지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환상의 세계에 갇혀 몸만 훌쩍 커버린 13세 소년 역할이다. 얼핏 들으면 무리수(?) 설정이라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강동원의 '믿고 보는' 비주얼을 생각해보면 또 묘하게 설득이 된다.
11월 16일 개봉하는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에 출연하는 강동원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뉴스엔을 만나 흥행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강동원은 꽤 '흥행 타율'이 좋은 배우다. 올 초엔 970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으로 홈런도 날렸다. 때문에 이번 '가려진 시간' 역시 기대되는 것은 당연지사.
타율이 좋은 비결을 묻자 그는 "시나리오를 잘 고르는 것 같다.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재밌는 거로, 또 제가 잘하는 걸로 고른다"고 답했다. 운보다는 안목 덕분이라는 말이다.
그의 안목이 유독 대단한 이유는 끊임없이 작품을 하는 데다, 벌써 데뷔 16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이기 때문이다. 세월을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 덕분에(?) 강동원이 벌써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접하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기 마련이다.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 스태프 중 자신이 가장 베테랑이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엄태화 감독은 이번이 첫 상업영화 데뷔, 게다가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여배우' 신은수는 무려 15세, 중학교 2학년 소녀다.
"스태프들 통틀어서 제가 제일 베테랑이었다. 촬영 기사님도 '범죄와의 전쟁'으로 데뷔하신 분이시다. 연출부 친구들 역시 저보다 다 어렸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제가 할 일이 많았다. 영화는 끝까지 찍고 싶었고, 중간에 포기하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제작진과 희의도 많이 했다."
그가 유독 '피터팬'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대중의 기억 속엔 영원히 '늑대의 유혹'(2004)의 우산 속 잘생긴 청년으로 남아 있는 탓이다.
"제가 99학번인데, 모델 데뷔도 99년에 했다. 2000년쯤 부터 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연기 수업도 받았으니 연기한 지 16년 정도 된 셈이다. 20대에는 혼자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사는 세계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학교엘 가고 군대에 다녀올 때도 전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했다. 지금은 친구들이 그때의 나를 이해한다고 한다. 본인들이 사회생활을 해보니까 느끼게 된 거다."
그는 자신의 20대 시절을 돌아보며 "인간관계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인간관계에 있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지금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 한다. 또 나이 들어가면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일도 더 많아지니 성격이 변하더라. 그렇다고 해서 '젊게 살고 싶어' 이런 건 아니다. 마냥 어리고 싶지도 않고 제 나이에 맞게 살고 싶다"는 소망을 내놓기도 했다.
어린 시절 인연을 맺은 오랜 친구들과 여전히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왕성히 대화 중이라는 강동원. 그는 나이가 드니 부쩍 혼자 있는 게 싫어지더라고 털어놨다. 때문에 요즘은 쉬는 날이라도 집에 붙어있는 때가 없다고.
"요즘엔 혼자 있는 게 싫다. 답답하다. 일부러 약속을 잡아서 밖으로 나가려 한다.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일이 많기는 하지만, 어쩌다 쉬는 날이 있으면 무조건 약속을 잡는다. 제 유일한 취미가 음식 찾아 먹는 거다. 혹은 새로운 공간이 생겼으면 구경 가는 정도? '동호회'라고 일컫는 분들이 계시는데, 항상 새로운 레스토랑이 생기면 제게 그렇게 연락을 해 주신다. 제가 자주 가는 바람에 유명해져서 손님이 많아졌다는 곳도 있다. 그래서 원망의 소리를 할 때가 있다. '너 때문에 줄을 서야 한다'고. 저도 줄 서야 하는건 마찬가진데, 마냥 기쁘진 않은일이다. 하하."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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