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생선장수·순댓국집 거쳐 ‘모델’, 63세 김칠두씨 ‘40년의 꿈’(인터뷰)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2월19일 06시19분    조회:128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시니어모델 김칠두(63·사진)씨의 꿈은 약 1만4600일 만에 이뤄졌다. 햇수로 40년. 옷에 관심 많던 청년이 생계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고, 가장의 삶을 거쳐 노년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모델이 되겠다는 소망은 김씨가 60대 중반에 접어들 때까지 제자리걸음이었다. 그의 머리칼은 어느덧 잿빛이 됐지만 이제 김씨의 이름 앞 수식어는 모델이다. 청년이 포기했던 꿈은 노년의 일상이 됐다.

스물한 살 김칠두는 멋쟁이였다. 181㎝의 키와 마른 체격 덕에 무슨 옷을 입어도 태가 났다. 장발을 단속하던 1970년대에도 그의 머리는 늘 길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모델 에이전시 ‘더쇼프로젝트’에서 만난 김씨는 “당시 눈에 띄는 걸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청년 김칠두에게 패션계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국내 최초 패션 교육기관인 ‘국제복장학원’에서 1~2년간 여성 의류 디자인을 배웠고, 짬을 내 나간 모델 경연 대회에서 입상도 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먹고 살길이 막막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모델 일을) 계속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처럼 자신을 알릴 수단이 많지만 그때는 전무했잖아요.”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이 김씨의 발목을 잡았다. 의상 학원마저 그만두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때부터 김씨는 ‘어색한 옷’을 입었다. 아내와 만나기 전에는 다니던 직장에 맞는 복장을 선택해야 했고, 결혼 후에는 채소·과일·생선 장수 차림새가 됐다.“안 해본 장사가 없어요.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더라고요.” 30대 중반쯤 되니 패션에 대한 미련이 짙어졌다. 직접 디자인한 여성 외투를 남대문 시장에서 도매로 판매했다. “팔리지 않더라고요. 결국 접었죠. 순댓국 가게를 하게 됐어요.”

김씨가 경기도 평택에서 하던 식당을 처분하고 서울로 돌아온 것은 2017년 11월이다. 순댓국집이 성공하면서 다른 음식점까지 낼 정도로 사업이 커졌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밀리고, 손님이 끊기면서 버티기 어려워졌다. 만 61세. 잠깐일 줄 알았던 외도가 30여년이 됐다. 노후를 버텨내야 하는 김씨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일용직 노동자로 나간 건설현장 일은 녹록지 않아 보름 만에 그만뒀다. 눈에 띄는 외모 때문에 경비 업체나 식당에 취업하기도 어려웠다. 고민이 시작됐다. 마냥 놀 수는 없었다. 다시 모델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떠오르지 조차 않았다. “완전히 잊고 살았던 거겠죠.” 그가 가슴 한켠에 묻어뒀던 열망은 지난 세월만큼 빛이 바래있었다.

불씨를 되살린 것은 김씨의 딸이었다. 아빠의 젊은 시절을 알고 있던 딸이 시니어모델을 권유했다. “딸과 얘기하다가 내 안에 있던 것을 끄집어낸 거죠. ‘한번 해보자’라고요.” 수강료를 마련해 지난해 2월 지금 김씨의 에이전시이자 모델 아카데미인 더쇼프로젝트를 찾았다. 매주 한 번씩 ‘워킹’과 ‘포토’ 수업을 들으며 또 다시 꿈을 꿨다.

한 달쯤 지나자 어설프지만 모델의 태가 났다. 김씨의 가능성을 알아본 에이전시 대표가 패션 브랜드 ‘키미제이’에 김씨의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지난해 3월 가을·겨울 시즌 헤라서울패션위크는 그렇게 서게 됐다. 키미제이 의상 2벌을 입고 런웨이를 누볐다. “시니어모델로서는 처음 아닐까요”라고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데뷔 무대를 치러내니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엘르’ ‘데이즈드’ ‘그라피’ 등 유명 잡지와 화보 작업을 하고 인터뷰를 했다. ‘2019 봄·여름 시즌 헤라서울패션위크’에는 브랜드 ‘더갱’ 모델로 다시 섰다.

화보 제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잿빛 장발, 긴 턱수염 등 개성 있는 외모가 인기의 비결이다. 수업시간이 아닐 때도 아카데미를 찾아 연습한 워킹과 포즈는 이제 그럴듯해졌다. 평생 마른 체격 덕에 체중관리는 따로 하지 않는다. 대신 모델이 된 후 요가를 시작했다. 왕성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데뷔 무대 때 기분은 정말 대단했어요. 긴장도 안되더라고요. 음악에 맞춰 무대로 들어섰는데 소름이 돋고, 뜨거운 감정이 밀려왔어요. 실수도 없었죠. 지금도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전혀 떨리지 않아요. 늘 꿈꿔온 일이라 그런가 봐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연습에 매진하고 있지만 지금 삶은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어떤 모델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니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러 양성소에 등록된 시니어모델은 많지만 김씨처럼 활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 서울패션위크 시즌에 오디션을 일곱 곳이나 봤어요. 먼저 제의가 들어온 곳 빼고는 전부 탈락했어요. 그때 시니어모델 시장이 매우 작다는 걸 느꼈습니다. 젊은 친구들과 오디션 보는 게 민망할 때도 많지만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저를 계기로 활동하는 시니어모델이 많아지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우리도 충분히 젊은 사람 옷을 소화할 수 있으니까요.”


김씨의 새로운 꿈은 국내 시니어모델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에 진출하는 거다. 올해는 국내 패션쇼에 다시 한번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씨를 눈여겨본 연출자의 권유로 지난달부터 출연하게 된 연극을 잘 마무리하는 것, 기회가 있다면 영화에 조연으로 나오는 것 역시 그의 꿈이다. 모델 수입이 많지 않아 아내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김씨는 최선을 다해볼 작정이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해보려고요. 마지막 순간까지 모델로 살 생각입니다.”


국민일보

파일 [ 5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071
  • 광희 매니저 ‘일진설’ 해명에도 추가제보 등장 “사과해라”(전문) (사진=MBC 제공) [뉴스엔 김명미 기자] 광희(황광희) 측이 매니저 유시종 씨의 '일진설'을 해명한 가운데, 추가 제보가 등장했다. 광희 소속사 본부이엔티 측 관계자는 12월 26일 뉴스엔에 유시종 씨의 일진설과 관련해 "본...
  • 2018-12-27
  • 女神张柏芝产下一子,吃瓜群众纷纷送上祝福,但扒了这么久,还是没能扒出孩子的爸爸,之前传闻的65岁知名富商后来也被打脸,那孩子的爸爸到底是谁呢? 这几天港媒又爆出新料,称张柏芝三个孩子都是谢霆锋的,下个月即将复婚,引起网友热议。谢霆锋和张柏芝不是早就离婚了吗?后来又和王菲在一起再续前缘,怎么可能又和张柏芝...
  • 2018-12-27
  • 마약 투약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아이돌 그룹 '남녀공학' 출신 배우 차주혁(28, 박주혁)이 출소한 지 12일만에 같은 범죄를 저질러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서초경찰서는 차주혁을 퇴거불응 및 모욕죄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다가 마약 투약 혐의를 발견, 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추가 입...
  • 2018-12-27
  • 李连杰首晒与两女儿合照 爱女身材不输亚姐妈妈   日前,李连杰在社交平台晒出揽住两个女儿合影并留言:Wishing you a Merry Christmas from my family to yours?#christmas2018 #thankful.(我们一家祝大家圣诞快乐#2018圣诞#感恩)照片中两女儿已高过爸爸,可见遗传了妈妈利智的大长腿和好身材。 李连杰与前亚姐冠军...
  • 2018-12-26
  • 임정은, 결혼·출산 후 더 아름다워진 미모 [화보]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 임정은이 ‘여성조선’ 1월 호 커버를 장식했다. 26일 임정은 소속사 매니지먼트 구는 임정은과 '여성조선'이 함께 진행한 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 사진 속 임정은은 몽환적이고 시크한 매력을 뽐내며 신...
  • 2018-12-26
  • 마마무 화사, 수영복 이어 란제리 패션 ‘또 엇갈린 반응’[뉴스엔 이민지 기자] 마마무 화사의 무대 의상이 또다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마마무는 12월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SBS 가요대전' 무대에 올랐다. 마마무는 '별이 빛나는 밤', '윈드 플라워' 무대를 라이...
  • 2018-12-26
  • '복수돌' 유승호♥조보아, 9년 만에 풀어낸 오해 '심쿵 고백 엔딩'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SBS '복수가 돌아왔다' 유승호와 조보아가 9년 만에 오해를 풀어낸, '마음 확인 고백 엔딩'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크리스마스의 기분 좋은 쾌거를 이뤘다. 지난 25일 방송된...
  • 2018-12-26
  • ‘연애의 맛’ 이필모, 뮤지컬 ‘그날들’ 공연 후 커튼콜서 청혼 배우 이필모가 TV조선 에서 만난 일반인 여성에게 공개 청혼을 했다. 이필모는 지난 25일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 무대 커튼콜에서 서수연을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해 “결혼해 달라”고 말했다. 이필모는 이날 부산에서 뮤지...
  • 2018-12-26
  • [OSEN=박소영 기자] Mnet 신규 예능 프로그램 ‘니가 알던 내가 아냐(연출 홍지현)’의 첫 번째 주인공인 설현의 최측근 관계자 중 한 명으로 설현의 친언니 김주현 씨가 전격 등장한다. 설현의 친언니를 방송에서 공개하는 것은 처음으로, 언니는 설현의 현실 모습을 폭로했다고 알려지며 과연 설현의 일상 모습...
  • 2018-12-1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