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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강윤성 감독)은 배우 김래원의 매력이 또 한 번 발현된 영화다. 첫눈에 반한 여자의 한 마디에 인생을 바꾸는 조직의 보스. 이 만화같은 설정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캐릭터를 현실적이고도 매력적이게 소화해낸 김래원의 연기 덕이다.
김래원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목포 최대 조직 보스였지만, 인생의 방향을 틀어 정치인이 되는 장세출 역을 맡았다. 장세출은 호감을 표현하는 자신에게 퇴짜를 놓으며 "사람이 되라"는 변호사 강소현의 말에 하고 있던 사업과 조직을 접고 좋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 매우 생략적이고 만화적이다. 달리 말해 비현실적이라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다.
5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난 김래원은 "감독님도 숙제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서 설득력과 공감을 얻는 것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주요 과제였다고 했다.
"감독님도 재차 말씀하셨어요. 이건 동화같은 이야기라고. 영화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한 거죠. 그래서 감독님의 장점인 현실적이고 리얼한 대사와 행동들, 상황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실제처럼 만드신 것 같아요. 저도 능청스럽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제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잘 접목 시켜서 감독님이 잘 살려주셨고요. 제 안에 있던 것을 잘 끄집어내 주신 것 같아요. 겸손의 말이 아니라 저는 감독님이 다 하셨다고 생각해요.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할 줄 아는 훌륭한 연출가입니다."
장세출은 한 번 결정한 것을 돌이키지 않는 캐릭터다. 조직을 접고 국밥집에서 봉사를 시작하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폭력도 쓰지 않겠다 약속한다. 폭력을 쓰면 팔목을 자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장(?)까지 가지고 나오는 정직한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여자 강소현에게는 순정을 다 바친다.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라 언론배급시사회 후의 반응은 뜨거웠다. 함께 출연한 최귀화와 진선규 마저 "(캐릭터를 통해) 김래원의 매력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면서 칭찬을 연발할 정도였다.
"장세출은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연기하면서 저도 많이 단순화 된 것 같아요. 저는 평상시에 사소한 일에도 깊게 생각이 많은 편이에요. 어느 순간 장세출을 어떻게 잘 표현할까 하는 고민에 깊게 빠져있더라고요. 그때 놀랐어요. 이미 그 자체로 저는 장세출이 아닌 거예요. 깊게 고민하는 모습 자체가 장세출 답지 않아요. 그래서 초중반에 갈 때 모든 걸 내려놨어요. 그냥 직진으로 가야겠다. 단순해지자. 무식하고 순수해지자."
김래원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보기 전 우연히 '범죄도시'를 봤다고 한다. 당시는 강윤성 감독과 함께 일하게 될지 몰랐지만, 모든 극중 작은 단역들까지 살리는 연출력에 감탄했었다. 실제로 함께 하면서 좋았던 강 감독의 장점은 계속 바뀌는 시나리오였다. 현장의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시나리오를 수정해 가고, 또 배우들과 회의도 하면서 진행하는 점이 김래원의 취향에는 꼭 맞았다.
"감독님께 말씀드렸어요. 영화 중반 이후에 영화의 결과를 떠나서 저는 감독님이 다음 작품 하실 때 꼭 참여하고 싶다고요."
김래원의 대표작으로 많은 관객들이 2006년 '해바라기'를 꼽는다. '해바라기'는 흥행적으로는 성공한 영화라 할 수 없었지만, 김래원의 연기력과 캐릭터가 남성 관객들의 많은 공감을 샀다. 김래원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작품이다. 김래원은 '해바라기' 이야기가 나오자 대표작이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늘 대표작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기사들 써주신 것을 보면, 어제 기자님들은 다 시사회에 참여하셨으니까, 바뀔 수도 있는 분위기인가 싶어요. 좋게 보신 것 같더라고요. 정말 그럴 수있을까, 생각해서 내심 기대는 하고 있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제 삶에서 김래원은 스스로를 매우 단조로운 사람인 듯 이야기 했다. 하루 종일 집에만 있을 때가 많고, 날씨가 좋을 때는 산책을 나가는 편이라고. 가장 중요한 취미는 낚시인데, 절벽에 매달려 고기를 잡는 등 전문 낚시꾼 못지 않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촬영을 위해 5박6일 일본에 다녀왔다고 한다. 이전부터 섭외 요청이 있었는데, 최근 영화가 나오면서 그 계기로 출연할 수 있게 됐다.
"아버지가 낚시 명인인데, 낚시를 못하게 하셨어요. 제가 같은 길을 걸을까봐요. 일부러 어릴 때도 고기 안 잡히는 데다가 낚시를 하라고 하시고는 했죠.(웃음) 가끔은 답답해요. 저는 어디를 잘 안 나가요. 기껏 해야 회사 식구들이나 지인, 친구들을 가끔 만나고 조카를 보러 가죠.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것 외에는 바다에 있어요. 추자도 가거도 만재도 대마도까지..."
낚시 사랑을 얘기하다가보니 결혼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장가도 가야하는데, 영화와 낚시가 내 삶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큰일이다"며 자신의 상황을 남일처럼(?) 말했다. "낚시를 좋아하는 분을 만나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 "제가 하는 낚시는 상상 이상이다. 하루 종일 절벽에 매달려 있는다"고 해 웃음을 줬다.
"이상형이요? 마음 넓고 사랑이 많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 중에서 디테일하게는 또 할 얘기가 있겠죠?"
김래원은 관객들에게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그저 통쾌한 오락 영화일 뿐이라고. 현재 강윤성 감독은 급성 맹장염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 김래원은 시사회 직후 감독을 찾아갔다면서 감독의 반응을 들려줬다. 감독에 대한 깍뜻한 예우와 애정이 느껴졌다.
"시사회 끝나자마자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감독님 병원에 혼자 다녀왔어요.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고생 많으셨다고, 잘 하고 왔다고 했죠. 감독님도 걱정 많이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모님과 종일 기사를 찾아보시고 신경 쓰고 계셨대요. 아파서 식사를 못하고 계신데, 기자님들 반응이 좋은 거 같다고 얘기하시다고 하니 다행이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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