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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판 깔아준 방송·정치인… 거기에 당한 후원자 수백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6월11일 05시31분    조회: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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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명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
"방송 인터뷰·국회 북콘서트 등 각종 보도 보고 믿었는데… 분유값 아껴 후원한 善意 악용"



고(故) 장자연씨의 생전 동료였다고 주장한 윤지오(32)씨에게 후원금을 냈던 439명이 윤씨를 상대로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후원금은 총 1026만원이다. 여기에 물질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 2000만원을 더해 총 3026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장을 10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3월 초 입국한 윤씨는 수필집 '13번째 증언' 출간에 맞춰 방송에 여러 차례 출연해 자신이 만든 후원 계좌와 비영리 단체를 언급했다. 정치인이 마련한 북(book·책) 콘서트에서는 후원금 액수를 말하면서 "어떻게 쓰이는지 걱정 말라"고 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후원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언니(장자연)를 기리는 굿즈(상품)를 제작하겠다"고 했다. 신변 위협을 주장하면서 "(보디가드의) 보호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은 "인터뷰 방송과 북콘서트 관련 보도, 기자회견 등을 보고 후원을 결심했다"고 했다. 윤씨의 모금에 나팔수 역할을 한 방송과 정치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앞서 윤씨는 지난 4월 말 자신의 수필집 저술 작업을 도운 김수민 작가와 박 모 변호사로부터 명예훼손과 사기 등 혐의로 고소·고발 당했다. "윤씨 증언에 신빙성이 떨어지며, 윤씨가 상업 목적으로 증언에 나섰고, 장자연씨 유족 동의 없이 책을 출판했으며, 후원금을 모금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다. 윤씨가 일방적으로 주장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 '성상납이 아닌 성폭행' 등 주장도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의해 '진상 규명 불가' 판정을 받았다. 4월 말 캐나다로 출국한 윤씨는 귀국하지 않고 있다.


윤씨가 모금한 경로는 크게 두 갈래다. 본인 명의 신한은행 계좌와 해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다. 윤씨는 고펀드미에서는 모금 목표액을 20만달러(약 2억3390만원)로 설정했는데, 2만6551달러(약 3150만원)가 모인 상태에서 모금이 중단됐다. 개인 계좌 모금 현황은 알 수 없다. 다만 '윤지오 이모부'라고 밝힌 인물이 지난달 13일 유튜브에서 "윤지오 아버지한테서 계좌 오픈 4시간 만에 1억3000만원이 모금됐다고 들었고, 이 계좌는 2일간 열려 있었다"고 전했다. 이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윤씨는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방송과 정치인을 활용했다. 윤씨는 jtbc '뉴스룸' 손석희씨와의 대담에서 "'지상의 빛'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 후원해 주시는 금액이 모이면 큰 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증언하고) 몇 년 후에는 캐스팅이 안 되는 상황들을 직접 체감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윤씨의 북 콘서트는 국회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주최했다. 안 의원은 콘서트에도 참석해 "윤씨의 진실을 향한 투쟁이 외롭지 않도록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잘 지켜 드리자는 취지로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윤씨는 "(후원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어떻게 쓰이는지 다 발표할 거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나 지금까지 전체 후원금 규모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용실 갈 돈을 아껴 10만원을 후원했다는 주부 A(45)씨는 "윤씨의 행태를 보고 눈물이 날 정도로 마음이 상했다"며 "후원금을 투명하게 쓰지 않았다면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B씨는 "3만원을 후원했는데, 윤씨가 SNS로 다른 이를 비난하거나 기자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돌아섰다"며 "윤씨의 이해 못 할 당당함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 최나리 변호사는 "마이너스 통장, 분유값을 아껴서 후원한 분도 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윤씨가 본인의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했다"며 "윤씨의 진실성을 믿고 후원했던 선의(善意)가 악용된 것을 소송을 통해 입증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 소송이 준비 중이던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선후원 후갑질('후원해놓고 갑질한다'는 의미로 추정)"이라고 적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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