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 누나·래원이 형 너무 잘 챙겨줘
5월 결혼…평생 ‘베프’ 생긴 기분이죠
원한다고 누구나 얻을 수 없는 타이틀이 배우 강기영(36)의 이름 앞에 붙였다. ‘흥행 요정’이란 별칭이다. 최근 출연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어김없이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붙은 애칭이다. 이런 평가에 강기영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신’ 흥행 요정”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을 마친 강기영을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그가 김래원·공효진과 함께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가 누적 150만 명을 돌파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강기영은 앞서 여름에도 900만 관객을 동원한 ‘엑시트’를 통해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정석·임윤아와 호흡을 맞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는 ‘엑시트’ 흥행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얻는다. 그야말로 일이 ‘술술’ 풀리는 상황. 강기영은 그 원동력을 “결혼”으로 꼽았다.
“결혼을 해서인지 사명감이 생겨요. 결혼을 결정하고 나서부터 일을 더 열심히 했거든요. 요즘 자꾸만 아내 이야기를 꺼내서 ‘이젠 그만해야지’ 싶은데, 또 나오네요. 하하! 확실히 아내를 만난 뒤 좋은 작품들을 만난 것 같아요.”
‘사랑꾼’의 면모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로맨스 장르의 힘을 과시하면서 13일 200만여 관객을 모은 ‘가장 보통의 연애’는 강기영의 매력이 집약된 작품이다.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저의 유쾌한 모습을 제작진이 눈여겨 본 것 같아요.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참여한 첫 영화예요. 그래서 특별하죠. 극 중 병철이란 인물은 모든 걸 내려놓은 ‘음주 캐릭터’잖아요. 하하! ‘병맛’을 뽐내는 캐릭터는 제가 제일 잘하는 분야죠.”
강기영이 드라마나 영화를 넘어 최근 예능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 출연해 보이는 유쾌하고 발랄한 모습은 실제와 같다. 생각을 솔직하게 꺼내는 성격이라 인터뷰 도중 간혹 실수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했지만, 그 와중에도 감출 수 없는 인간미가 드러났다. 어떤 작품을 하든 함께 연기하는 상대 배우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할 때였다.
“웃을 수 있는, 웃는 현장이 좋아요. 연기는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케미스트리에 따라 연기가 달라지기도 하잖아요. 이번 영화에선 ‘좌 래원, 우 효진’이었죠. 래원 형은 ‘순정마초’ 같은 스타일이에요. 동생이 먼저 다가가면 한없이 열어주는 형입니다. 효진 누나는 예전부터 조정석 형한테 얘길 많이 들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저의 개그에 빵빵 터지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놓았죠.”
2009년 연극으로 데뷔한 강기영은 연기하기 전부터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20대 중반에 연기자가 됐으니 또래보다 늦은 편이고, 데뷔 초 드라마 단역부터 시작해 고된 시간도 보냈다. 그는 “처음엔 실망과 조바심의 연속이었다”고 돌이켰다. 차츰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2015년 출연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부터다. “다행인지 광고 일을 통해 회사원 초봉 정도는 벌 수 있어서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올해 5월 결혼한 강기영은 한창 신혼이다. 예능에 출연해 ‘애처가’의 면모를 자주 보이는 그는 “아내와 코드가 워낙 잘 맞아 평생 같이하는 베스트 프렌드가 생긴 기분”이라고 했다.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솔직하게 평가해주는 인물이 아내이기에 “귀 기울여 들을 수밖에 없다”면서 또 한 번 애처가의 모습을 드러냈다.
강기영은 영화와 드라마의 연이은 성공 덕에 최근 다양한 작품 제안도 받는다. “웃기고 편안한 역할을 주로 하다 보니 대중이 방심한 틈을 파고든 것 같다”고 자평한 그는 “깊은 감정을 보일 수 있는 역할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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