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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맨' 권상우 "액션, 오래 하고 싶다…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15일 14시00분    조회: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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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상우(43)가 연기 철학을 밝혔다.

권상우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여러 스토리를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영화. 배꼽 빠지게 만드는 유머 코드, 화려한 액션 등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 이 영화는 설 연휴 강력한 흥행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실사뿐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웹툰과 애니메이션도 스크린에 구현돼 종합선물세트 격의 다채로움이다.

무엇보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상우의 활약이 반갑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시작으로 '탐정' 시리즈, '두번할까요', 드라마 '추리의 여왕' 등을 통해 '권상우표 코미디'를 선보여 왔던 그는 '히트맨'에서 생활밀착형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자랑한다. 또 다른 장기인 타격감 있는 액션도 거침없이 소화하며 명불허전 '액션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코믹 그리고 액션과 만난 권상우, 물이 제대로 올랐다.


최대한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는 권상우는 "시나리오가 잘 읽혔지만 사실 '무조건 해야겠다', '너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더라. 그런데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생각이 나서 다시 읽곤 했다. 뒤돌면 생각이 나는 시나리오였다"고 밝힌 뒤 "그 과정에서 정준호 선배님 캐스팅 이야기가 나왔는데, 무조건 해주셨으면 싶었다. 같이 하신다고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젠 현장에서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잘 없는데 정준호 선배님이 중심을 잡아주고 분위기를 이끌어주니 의지가 많이 됐다. 제가 액션도 많고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날들이 많았는데 선배님이 현장에 있으니 위안이 됐다"고 함께 열연한 정준호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자기 작품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찍는 배우가 어디 있겠어요. 내가 매력을 느꼈다면 도취돼서 잘 촬영을 하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도 나오는데, 새로운 작업이었죠. 사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장르의 특성상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히트맨'을 연출한 최원섭 감독은 권상우를 보며 준 캐릭터를 잡았다고 밝힐 정도로 단단한 믿음을 표현했던 바다. 이에 권상우는 "연기도 사람 대 사람이 만나는 작업이다. 감독님이 나에 대한 믿음을 주면 마음이 확 간다. 이번에 감독님이 제게 손편지를 써주셨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작용을 한다고 본다. 또 완벽한 시나리오가 어디 있겠냐. 좋은 시나리오라고 해도 완성됐을 때 잘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특히 감독님들이 입봉하는 게 쉽지가 않다. 영화 내에 '우리 아빠는 잘 될 거다. 타임머신 타고 보고왔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감독님의 손편지에 실제로 있던 이야기다. 딸이 해준 이야기라고 하더라. 이번에 감독님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권상우의, 권상우에 의한, 권상우를 위한 '히트맨'이다. "권상우가 잘하는 것들이 다 모였다"는 평에 권상우는 "저는 아쉬운 게 많다. 실제로 극장에 와주신 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다. 재미있게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은 것 같다"며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게 재미있으면서도 제일 힘든 일이기도 하다. 관객들과 접점을 찾아야 한다. 나는 재미있는데, 거기서 안 웃고 다른 데에서 웃는 경우가 있다. '왜 나는 그게 웃긴지 몰랐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거다. 액션은 계속 하고 싶다.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아침 7시에 운동하고 왔다. 제 꿈을 위해서 하는 거다. 또 다른 작품에서 그런 것들을 보여줄 수도 있지 않나. 나이되 많이 먹었다. 미리 준비를 해놔야 한다. 제가 배우를 하는 동안은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노력을 하는 거다"고 생각을 전했다.

"원래 딸이나 와이프를 구하러 갈 때 몸을 보여주는 장면도 넣으려고 했어요. 저희는 코믹 장르이기 때문에 '아저씨'의 원빈을 패러디해서 재미있게 풀려고 했고, 머리도 밀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찍으면서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15년 전에 요원이었는데 갑자기 몸이 너무 좋은 것도 이상할 것 같다고 감독님께 말했어요. 그래서 극 말미에 외투 벗는 걸로 느낌만 살렸죠."

액션과 체력에 남다른 자부심을 보이던 권상우는 "액션 영화를 꾸준히 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나중에 제가 50살이 넘어서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대중이 '그래도 권상우는 꾸준히 일관성 있게 잘 해온 배우구나'라고 평가해주시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있어서다. 부족한 것도 많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인정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언급되자 권상우는 "그렇게 느리게 액션할 바에는 안 할 거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액션하면 그냥 아버지 역으로 돌아갈 거다"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나이가 들었어도 체력적으로는 아직 힘든 걸 못 느껴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나이죠. 그러다 보니 배우 인생에 대한 타임테이블, 목표를 정해놓고 일하려고 해요. 젊음은 영원한 게 아니에요. 언제까지 점프하고, 뛰어다니고, 액션할지 고민이 많이 돼요. 시간을 헛되이 소비하고 싶지 않고요. 최대한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제가 작품의 중심이 돼 이끌어갈 수 있는 시기는 5년 정도 남았다고 봐요. 그 이후에도 이끌어 가면 좋겠지만, 상황이 안 되면 좋은 작품에서 잘 쓰이고 싶어요. 쓰일 수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어요."

데뷔 20년차이지만 연기 갈증은 여전했다. 도전 의식도 강해보였다. 그 바탕에는 아내 손태영과 자녀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권상우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더 고민이 된다. 아들 룩희가 이제 10살인데, 크니까 제가 하는 일을 인지하고 관심을 가진다. 저한테도 어제 계속 '아빠 '라디오스타' 언제 해?'라고 묻더라. 아빠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히트맨'에는 아들을 초대하고 싶다"면서도 "황우슬혜와의 키스신을 보고는 분명히 뭐라고 할 것 같긴 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권상우는 환하게 웃으며 "저는 룩희한테는 아주 엄격하다. 와이프(손태영)가 아이에게 필요한 걸 다 신경 쓰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돈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엄격하게 대한다. 제가 사주는 건 거의 없다. 비싼 건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한테는 응석을 안 부린다. 그런데 딸이 사달라고 하면 다 사준다. 그게 아들과 딸의 차이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권상우가 '히트맨'에 반한 것도 가족 간의 끈끈한 사랑과 연대가 담겨서다. 그는 "사실 액션은 정해진 틀 안에서, 내가 열심히만 하면 된다. 그것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았다. 이 영화의 제일 중요한 주제는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딸과 와이프, 그들에게 뭘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가장으로서의 답답함을 코믹적으로 풀지만 뭉클한 부분도 있다.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가족애가 없었다면 텅 빈 코미디일 수도 있는데, 그걸 가지고 가기 때문에 설날에 제일 보기 좋은 영화다"라고 강조했다.

'히트맨'은 엔딩 장면을 통해 시즌2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권상우는 "흥행만 한다면 시즌2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감독님의 머릿속에는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다 있는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찍은 현장이었기 때문에 잘 되면 모든 배우들이 다시 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한때 해외활동하느라 단절돼있던 저에게 단비처럼 찾아온 시나리오였다. 그걸로 다시 국내 영화계에 발을 깊숙이 들여놓을 수 있었다. 제 목표는 '탐정' 시리즈에 이어 '히트맨'까지 시리즈로 해서, (배급사) 롯데와 CJ의 시리즈물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전해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차기작으로 드라마를 고려 중이라는 권상우는 "일단 '히트맨'이 잘 되는 게 제 신년 계획"이라고 전하며 "홍보도 아주 열심히 할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날 밤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와 함께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상에서 크게 유행했던 일명 '소라게짤'도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전 예능 생각은 전혀 없어요. 배우가 예능을 한다는 건 긴 시간으로 보면 자신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같거든요. 작품에서 성공하기도 힘든데, 예능까지 하긴 힘들 것 같아요. 이번에 '라디오스타'를 나가는 건 우리 팀의 분위기가 워낙 좋았고 영화의 성격과도 잘 맞아서죠.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소라게 장면도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정말 진지하게 했어요. 꼭 시청해주세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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