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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진행자 내보내고 김용민? KBS ‘거리의 만찬’ 시즌2에 ‘거센 반대’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2월5일 14시18분    조회: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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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의 예능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이 시즌2 진행자를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와 배우 신현준씨로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방송인 박미선씨와 가수 양희은씨, 이지혜씨 등 여성 진행자 3명이 젠더 이슈와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호평을 받은 시즌1의 행보와 새로 발탁된 진행자들의 행적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방송은 5일 ‘거리의 만찬’ 시즌2의 진행자로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와 배우 신현준씨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거리의 만찬’은 시즌1에서 세 명의 여성 진행자가 성소수자와 낙태죄 폐지 등의 시사 이슈를 다루면서 눈길을 끌게 된 예능 프로그램이다. 케이티엑스(KTX) 해고 승무원들 이야기를 담아낸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고,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 출연자들의 상황에 공감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두명의 남성 진행자가 애초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들은 “여성 진행자라 끌어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인데 남성 진행자로 가냐”(@nami**********), “여성 진행자 셋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시사 토크쇼라는 정체성이 없으면 왜 굳이 거리의 만찬이라는 이름을 가져가야 하냐”(@girl********)이라고 꼬집었다. 이승한 티브이 칼럼니스트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비혼주의, 낙태죄 문제, 여성 노동자의 애환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 이해받지 못한 이야기가 ‘거리의 만찬’을 통해 나온 것은, 여성 진행자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이해하고 들어줄 태세를 취했기 때문”이라며 “여성 진행자가 여성의 시선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금의 궤도에 올라놓고 (시즌2에선) 남성으로 진행자를 교체하는 것은 염치의 문제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특히 여러 차례 여성 혐오성 발언을 해온 김용민씨가 프로그램 진행자를 맡게 된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4일 한국방송 시청자권익센터에는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글에서 “프로그램 뜨고 난 후 남성mc로 바꾸는 거 굉장히 치졸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새 mc 중 한명인 김용민씨는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고 했다. 이 청원인은 이어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mc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5일 오후 1시30분 현재 이 청원글에는 4900여명이 동의를 눌렀다. 한국방송의 시청자 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5천명 가까운 동의가 눌린 셈이다.

김씨는 2012년 총선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강간해 죽이자”고 폭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과거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는 취지로 말한 것도 2012년 총선 당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5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버닝선대인’이라는 이름의 새 코너 영상을 올렸다가 “성폭력·마약·불법촬영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웃음거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에 대해 사과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방송 관계자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청자 청원에 올라온 부분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오는 12일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자세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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