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만우절, 거짓말 그리고 장국영…사무친 ‘3색의 얼굴’을 다시 보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4월1일 06시47분    조회:416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배우 장국영의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포스터.
매년 만우절마다 그리워지는 이름이 있다.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후 거짓말처럼 긴 여운을 남긴 이름 석자, 배우 고 장국영이다.

1일 장국영이 별이 된지 17주기다. 2003년 홍콩 한 호텔에서 몸을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모두가 만우절 지독하게 나쁜 가짜 뉴스로만 여겼다. 그러나 비극은 현실이 됐다.

우울증 때문이라고 했다. 혹자는 남성 연인과 문제 때문에, 또는 생전 마지막 영화 ‘이도공간’(2002) 이후 과도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도 했다. 음모론도 있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라곤 “한 명의 20대 청년을 알았다. 그와 탕탕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아주 괴롭다. 그래서 자살하려 한다”는 것뿐. 이유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서일까. 그의 비보는 오랫동안 많은 이의 가슴에 여운과 그늘을 남겼다.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라며 애정을 표현했던 ‘아비정전’(1990) 속 아비가 “너와 난 1분을 같이 했어. 난 이 소중한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지울 수도 없어”라고 말한 것처럼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새긴 셈이다.




영화 ‘아비정전’ 속 장국영.
■재단사의 아들, 홍콩 톱스타가 되다

유복한 가정의 10남매 중 막내였다. 아버지는 알프레드 히치콕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옷을 만드는 성공한 재단사였다. 그러나 장국영은 늘 마음 속 결핍을 안고 살았다.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형제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고 따뜻한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영국에서 유학하면서도 늘 노래와 함께했던 10대 소년은 21살이 되던 1977년 홍콩AT가 주관하는 가요제에 2위로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가수로 활동하다 배우로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1986년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만나면서부터다. 어딘가 공허하고 여린 눈빛의 그는 주윤발과 함께 홍콩 누아르 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여기에 왕조현과 함께한 ‘천녀유혼’(1987)도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아시아를 휘어잡는 대스타로 거듭났다.

수려한 외모 못지 않게 소신도 강했다. 그는 천안문 사태를 무력으로 진압한 중국 정부를 비판했고, 동료배우들에게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일부 세력에게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이런 행동들은 누군가에겐 눈엣가시였다. 때마침 라이벌 알란탐의 팬과 자신의 팬이 싸우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홍콩 언론에서 그 책임을 장국영에게 묻자 연예계에 염증을 느낀 그는 1989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시대를 호령한 톱스타의 마지막일 줄 알았지만, 왕가위 감독과 만나면서 연기에 더욱 진지하게 임하는 배우로 탈바꿈해 팬들에게 돌아왔다. ‘아비정전’(1990) ‘동사서독’(1994) ‘해피투게더’(1997) 세 편의 명작은 장국영을 위대한 스타로 만들었다. 특히 사회적 분위기가 엄중했던 시기 동성의 사랑과 번민을 다룬 ‘해피투게더’에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한 건, 많은 배우들에게 자극이 됐고 용기있는 선택으로 비쳤다. 또한 ‘패왕별희’(1993)가 제4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으론, 멜로물의 대가이기도 했다. 촉촉한 눈동자와 소년처럼 해맑은 이미지로 ‘야반가성’(1994), ‘금지옥엽’(1994), ‘풍월’(1996), ‘성월동화’(1999) 등 주옥같은 멜로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며 많은 여성들의 눈을 홀렸다.



영화 ‘천년유혼’ 속 앳된 장국영.
■장국영의 1인3색…베스트 영화 톱3

그의 얼굴엔 여러 인물이 뒤섞여있다. 모성애를 한없이 자극하는 순수한 얼굴 뒤엔 퇴폐적이고 허한 매력도 숨어있다. 코믹 연기도 잘 어울렸다.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는 도화지 그 자체였다. 그의 명작은 꼽을 수 없이 많지만, ‘장국영’을 대표하는 세가지 얼굴을 ‘스포츠경향’이 픽(Pick)한 출연작 속에서 찾아보자.

소년처럼 풋풋한 얼굴을 보고 싶다면 ‘천녀유혼’을 보라. 혼란한 중국 한 시대 가난한 청년 ‘영채신’으로 분해 귀신 ‘섭소천’(왕조현)과 절절한 로맨스를 이어간다. 겁많고 순박한 남자라도 귀신인 ‘섭소천’을 사랑으로 끝까지 지키려는 ‘영채신’의 순애보를 보면서 ‘멜로의 장인’이란 수식어를 이해할 수 있다.




‘해피투게더’에선 그의 지친 영혼을 마주할 수 있다.
‘해피투게더’엔 그의 지친 영혼을 마주할 수 있다. ‘보영’(장국영)과 ‘아휘’(양조위), 그리고 대만 청년 ‘장’(장첸)의 삼각관계 속에서 사랑에도 계속 목말라하는 얼굴을 볼 수 있다. 감각적인 영상 속에선 그의 벗 왕가위 감독과 찰떡인 ‘케미’를 확인할 수 있다.



최고의 명작 ‘패왕별희’ 한 장면.
연기력 하나로 시대를 관통하는 힘은 ‘패왕별희’에서 발휘한다. 중국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경극학교에서 만난 오랜지기 ‘두지’(장국영)와 ‘시투’(장풍의), 그리고 매춘부 ‘주샨’(공리)의 비극을 담아낸다. 경극에서 여자인 우희 역을 맡은 ‘두지’가 남자인 초패왕 역의 ‘시투’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지만, 시투와 쥬산이 가까워진 것을 알게된 뒤 감정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다. 또한 문화혁명기를 맞아 최고의 경극스타에서 아편중독자로 바닥을 치는 인생역정 또한 보는 이가 전율을 느끼게 한다. 나약한 ‘두지’의 삶을 통해 역사적 사건에 힘없이 스러져가는 인간을 애절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장국영의 17주기를 맞아 이날 감독판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로 재개봉을 예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그의 최고 연기는 다음 달에야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경향

파일 [ 5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
  •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강철비'(감독 양우석), '신과 함께' 시리즈(이상 감독 김용화)에 이어 웹툰 원작 영화의 흥행 계보를 이어갈까.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방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
  • 2019-12-04
  •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이 12월 19일 개봉을 확정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일 ‘백두산’의 개봉일을 12월 19일로 확정한 사실을 알리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배수지 등의 얼굴이 들어간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
  • 2019-12-02
  • 천만 5편 배출 전망…코미디·여성 서사 강세 관객 몰린 '겨울왕국2'[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올해 극장 관객이 사상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천297명으로 ...
  • 2019-12-01
  • 이영애 주연 '나를 찾아줘'가 올해 가장 강렬한 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11월27일 개봉을 맞이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람 포인트를 공개했다.  #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
  • 2019-11-27
  •   겨울왕국1 [월트디즈니] 5년만에 돌아온 겨울왕국2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와중에 ‘1편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대체로 이야기가 지루하고 삽입곡 중 ‘Let it go’ 같은 큰것 한방이 부족하다는 반응입니다. 1편으로 우리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진 건 아닐...
  • 2019-11-26
  • 영화 '겨울왕국 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가 5일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26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는 25일 35만3789명을 모아 누적 관객 수 479만1668명을 기록했다. '겨울왕국 2'는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 2019-11-26
  • 처음으로 ‘민족 제재 시나리오 공모’ 활동에  입선 제28회 중국금계(金鸡)백화영화제가 11월 19일-23일 하문에서 진행되는 기간, ‘제3회 민족 제재 영화 시나리오 공모’에서 연변 조선족을 창작 주체로 한 시나리오 2편이 큰 상을 안았다. 소수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보호하고 전승...
  • 2019-11-25
  • 배우 박정민이 이병헌, 이정재에 이어 마동석, 정해인과 유쾌한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
  • 2019-11-25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만든 할리우드 제작자가 이번에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를 제작키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은 마이클 잭슨의 초상권을 보유한 '더 마이클 잭슨 에스테이트'가 제작자 '그레이엄 킹'과 영화 제작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고...
  • 2019-11-25
  • [앵커]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관객도 사로잡으며 아카데미상 수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영화상 부문뿐 아니라 작품상, 각본상, 미술상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론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탄...
  • 2019-11-14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