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정의’란 무엇인가□ 신연희
조글로미디어(ZOGLO) 2021년3월25일 08시55분    조회:17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스크린 속 세상 엿보다

일반적으로 사회가 현대화하고 선진화할수록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덜 갖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사회의 극심한 피로감이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사생활에서 평안한 휴식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에 따라 번영된 사회 내에서 사적인 관심과 야망이 ‘리상사회’를 대신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람들이 정치 같은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기보다 삶을 즐기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속한 옐로저널리즘, 영화, 연극, 스포츠 등과 같은 대중오락 또한 정치적 무관심을 부추긴다.

현재 카나다를 대표하는 감독 드니 빌뇌브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边境杀手)》는 공포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은 악몽 그 자체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이다. 또한 아무리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도 기본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정치적 상황이 지구촌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제목 《시카리오》는 살인 청부업자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영어권에서는 특히 남미의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을 언급할 때 쓰인다. 이 영화의 배경인 메히꼬에서 시카리오는 암살자라는 뜻으로 통한다. ‘단검을 든 자들’에서 유래해 암살자를 뜻하게 된 라틴어 ‘시카리우스’가 어원이다.

랍치 사건 전담 부서를 이끄는 미국련방수사국 요원 케이트는 메히꼬 마약 카르텔인 소노라 카르텔에 랍치당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동료들과 애리조나주로 출동, 카르텔의 아지트로 추정되는 한 건물을 급습한다. 총격전 끝에 그들이 찾은 것은 억류중인 인질이 아니라 마약 조직이 살해한 뒤 벽안에 은닉해둔 신원 미상의 시신 수십구였다.

사건 발생 후 파트너인 레지와 함께 FBI 사무실로 호출받은 케이트는 자신의 직속상관들이 미국중앙정보국 소속 맷과 회의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맷은 케이트에게 미국 정부가 꾸린 특별수사팀 합류를 제안한다.

케이트는 애리조나주의 루크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맷과 그가 작전 컨설턴트로 섭외한 정체불명의 인물 알레한드로와 함께 이동하지만 이들은 케이트에게 아무런 내용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본래 케이트가 통보받았던 행선지인 미국령 엘패소가 아닌 메히꼬 령토인 시우다드후아레스로 이동한다. 그리고 이들은 륙군의 대테로 부대인 델타포스, 련방 보안관들관 함께 용의선상에 오른 소노라 카르텔 간부 기예르모를 메히꼬 령내에서 미국까지 호송하는 작전을 편다.

에밀리 블런트가 열연한 케이트는 가녀린 체구에도 불구하고 신입일 때부터 현장에서 뛰여 경험이 출중하고 배짱도 두둑한 FBI요원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법과 정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원칙주의자로 이 영화에서 ‘도덕적 리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나름 산전수전을 다 겪은 케이트조차 메히꼬 후아레스에서 진행하는 작전은 지극히 혼란스럽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작전의 리면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결국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는 모습도 보인다. 사실 케이트는 이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과 마찬가지로 끔찍한 작전에 이끌려가면서 당혹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인물인 셈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수사는 테두리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케이트의 원칙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려는 맷 그리고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작전에 개입한 알레한드로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베니시오 델 토로의 미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 알레한드로라는 캐릭터는 그 자체가 이야기거리가 된다. 공식적인 신분은 미국 국방부 소속 고문관이지만 미국인도 아니다. 공군기지에 처음 등장했을 때 맷은 케이트에게 알레한드로를 ‘사냥개’라고 소개했고 극이 진행되면서 알레한드로는 케이트에게 자신이 꼴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왔다고 밝힌다. 이에 케이트는 그가 꼴롬비아 정부에서 파견한 요원일 것으로 추정한다.

사실 알레한드로는 또다른 마약 조직인 꼴롬비아의 메데인 카르텔과 관련을 맺고 개인적인 복수를 목적으로 이번 작전에 참여했다. 그는 메히꼬 시우다드후아레스의 지방검사였다. 영화에서는 범인을 법원까지 이동하는 도중 후아레스의 살벌한 광경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고가도로 란간에 잔혹하게 훼손된 사신들을 보란듯이 매달아놓는 폭력과 공포가 감싸고 있는 곳, 벌건 대낮에도 어디선가 총성이 쉼없이 울리는 생지옥인 이곳에서 마약조직과 대척점에 있는 검사직을 수행했던 알레한드로는 소노라 카르텔에 의해 부인이 머리가 잘리고 딸이 염산 통에 던져져 잔혹하게 살해당한 처참한 가족사를 지닌 인물이다. 소노라 카르텔에 복수할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 고용되든 상관하지 않는 ‘괴물 잡는 괴물’이 된 알레한드로는 또다른 마약 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을 통해 CIA까지 연줄이 닿아 고용된 상태이다. 복수의 대상인 소노라 카르텔 보스가 바로 CIA가 노리는 작전 목표물이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알레한드로가 미군 정찰기의 지원을 받으며 소노라 카르텔 보스 파우스토의 저택에 잠입하는 장면이다. 120분짜리 이 영화 한편은 메히꼬라는 한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놓을 수 있는 ‘섬뜩한’ 사례이다.

말하자면 영화는 카르텔 소탕이라는 플롯 속에서 미국의 정의와 원칙을 상징하는 FBI와 법이 작동하지 않는 랭혹한 현실에서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CIA의 대립을 보여줌으로써 강대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본질과 모순을 은유하고 있다. 또한 압도적인 폭력과 공포에 의해 정의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연변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9738
  • 배우 출신 사업가 이필립이 2년째 교제중인 연인 박현선에게 프러포즈했다. 박현선은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이 미국에서 마지막 디너인 줄 알았는데 화장실 갔다가 룸에 들어가니 나밖에 없어 놀랐다. 완전 서프라이즈. 우리 엄마, 아빠한테 몰래 허락받고 몇 개월 전부터 계획하던 천사님. 나 진짜 아...
  • 2020-01-16
  •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의 강렬한 스틸이 공개됐다. ‘사냥의 시간’이 충무로 대표 스타들의 열연부터 독보적인 분위기와 스타일리시한 비주얼까지 가득 담아낸 1차 보도스틸을 공개했다. 먼저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위험한 계획을 주도하는 준석 역의 이제훈은 어둔 밤...
  • 2020-01-16
  • 눈 감아도 빛나는 사람이 있다. 은은한 향기가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묻어나오는 그 사람, 배우 전여빈이다. ‘롤모델이 누구냐’는 단순한 물음에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대답을 건넸다. “이렇게 대답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요, 열심히 사는 사람 모두가 제 롤모델이예요.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사...
  • 2020-01-16
  •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출석할 당시 배트맨 티셔츠를 입었다는 의혹을 일부 언론과 네티즌이 제기했다. 김건모가 이를 의식했는지 알 수 없지만, 장시간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선 김건모는 논란이 된 티셔츠가 보이지 않았다. 피의자 신분으로 12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은 김건모는 15일 오후 10시15분쯤...
  • 2020-01-16
  • 그룹 ‘모모랜드’의 히트곡 ‘뿜뿜’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4억 뷰를 돌파했다. 15일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모모랜드의 ‘뿜뿜’ 뮤직비디오는 이날 오전 7시께 유튜브 조회수 4억 뷰를 넘어섰다. MLD는 “K팝 그룹 중 역대 네 번째 기록”이라고 했다.  ‘...
  • 2020-01-15
  • 배우 권상우(43)가 연기 철학을 밝혔다. 권상우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여러 스토리를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
  • 2020-01-15
  • 배우 장동건이 귀국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15일 일간스포츠에 "가족여행을 떠난 장동건이 지난 13일 귀국했다"고 밝혔다.  일정의 이유로 장동건이 먼저 귀국, 고소영과 아이들은 따로 들어올 예정이다. 장동건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건 최근 기내 목격담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네티...
  • 2020-01-15
  • 배우 박해진이 ‘꼰대인턴’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박해진은 MBC 새 수목극 ‘꼰대인턴’의 주연을 맡는다. ‘꼰대인턴’은 시니어 인턴이 된 부장과 못된 상사가 된 인턴의 ‘갑을 체인지’ 복수극이다.  박해진은 극중 마케팅팀 인턴이었지만...
  • 2020-01-15
  • 학원강사 주예지가 용접공 직업 비하 발언에 공식사과했다. 앞서 주예지는 공부를 못하면 용접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직업군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대한용접협회에서도 주예지 발언은 명백한 직업 비하라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누리꾼들 역시 주예지 발언은 문제가 있다며 비판 의견을 보였다. 주예지는 14일 오...
  • 2020-01-15
‹처음  이전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