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려는 남편에게 아내가 특별한 부탁을 했다.
"여보, 장마철이 곧 다가올 텐데 퇴근 길에 우산 좀 사가지고 오세요. 꼬옥 잊지 마시고 식구 수대로 다섯 개를.”
남편은 우산 사는 일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우산 다섯 개, 우산 다섯 개..."
그 일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출근 길에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좌석 버스를 탔다.
예쁜 아가씨의 옆자리에 앉은 남편은 계속해서 우산만을, 우산만을 생각했다.
그러다가 버스에서 내릴 때 그만 옆자리 아가씨의 우산을 집어 들고 말았다.
"어머머~ 아저씨! 왜 남의 우산을 가져가세요?"
그 남자는 아가씨의 주의를 듣고서야 자신이 큰 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얼굴이 화들짝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미안합니다, 제가 엉겁결에 그만..."
그 남자는 사과를 하고 급히 버스에서 내렸다. 그 날 저녁, 퇴근 길에 우산 다섯 개를 사 들고 버스에 탄 남편... 공교롭게도 아침에 만난 그 아가씨와 같이 타게 되었다.
그 아가씨는 그 남자의 얼굴과 손에 들려있는 우산을 몇 번이고 번갈아 보더니 아주 놀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오늘 수입이 참 좋으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