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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홀한 밤
      2013년12월19일 02시30분    조회:3142    추천:0    작성자:
      황홀한 밤

      아내와 TV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나는 알지 못하지만 자기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한 여성이 내일 저녁시간에 만났으면 한단다. 아내의 눈치를 힐끗 보면서 거절은 못하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놓았다. 아내는 누구냐고 물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튿날 사우나를 다녀오고 이발소에 들러서 때 빼고 광 내고 신경을 많이 썼다. 저녁에 약속 장소인 호텔 커피숍에 도착하니 여인이 손을 흔들고 있다. 너무나 멋지고 세련된 여인이었다.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자기 소개를 했다.

      오래전부터 가까운 곳에 살면서 나를 너무 좋아했지만, 말도 못하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고….

      그러다가 부모님을 따라서 브라질로 이민을 가서 기반을 잡고 재산을 많이 늘렸는데 작년 여름 휴가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단다. 자기도 교포와 결혼을 해서 남매를 두고 있다고 했다. 부모님 유산이 국내에 남아 있어서 유산 정리차 고국에 왔다고 한다.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얘기나 나누자며 잔을 권했다. 예쁜 여인과 자리를 하니 황홀한 밤 그 자체였다. 시간이 흐르자 호텔 5층에 자기가 예약한 룸이 있으니 그곳에 가서 얘기나 더하고 가란다. 이번에 다녀가면 한국에 오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서.

      아~~이런 기회가 나에게도 오는구나….

      룸에 가자 여인이 윗옷을 벗는데 몸매가 얼마나 멋지던지 감탄사가 저절로….

      여인이 또다시 사정을 했다.

      오늘밤만 같이 있어주면 안되겠느냐고….

      나는 이름도 모르는 여인과 마지막 정사를 벌였다. 한참 후에 여인은 봉투를 건네면서 5억원이 든 통장과 도장이 들어있다고 했다. 로또 당첨도 아니고 이런 횡재가 어디 있단 말인가? 통장을 두 손으로 받는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나뒹굴어진 나의 초라한 모습을….

      아내는 무슨 영문을 아는지 빙그레 웃고 있었다.

      아!… 이것이, 일장춘몽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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