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골초들
2015년1월13일 09시38분 조회:2399 추천:0 작성자: 리계화
담배 피울 곳을 찾아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골초를 본 일이 있는가?
흡연구역만을 찾아다니는 불쌍한 골초들.
나는 골초가 아니라 금연가이고 싶다.
단칼에 금연하고 골초들을 비웃는 그 금연가이고 싶다.
사무실 에서도, 집에서도 죄인처럼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 눈치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무슨 상관이랴. 커피 한 잔에 한 모금 담배 연기만 빨 수 있다면야.
새벽같이 출근했다가 스트레스받아 집에 갈 순 없잖아.
집 부근에 가서 피울 담배일랑 남겨둬야지.
돈이야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오기로 담배를 피워야지.
묻지 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눈치 보면서까지 담배 피우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담배의 이 맛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고달프고 속이 쓰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담배 한 모금 때문이라고.
담배 한 모금이 사람에게 얼마나 위안을 주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담배를 사랑 한다고 했다. 나도 담배를 사랑한다.
너는 말보로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도 말보로를 좋아한다.
너는 또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사랑한다.
지금 이 순간 쓸쓸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지만
그래도 돈이 있고 건강 하다는 증거라는 사실에 위안 삼으며 건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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